식량주권 실현 농정 전환, 구체적인 계획 만들자이무진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경제평화연구소(IEP)가 지난 9일 발간한 보고서 ‘2020년 생태위협 기록부’를 보면 30년간 전 세계에서 난민 10억명이 발생하고 전 세계 인구의 10%가 난민이 될 수 있다는 추산을 내놓았다. IEP는 인구증가, 물 부족, 식량난, 가뭄, 홍수, 폭풍, 온난화·해수면 상승을 8대 생태위협으로 설정해 각국의 위험도를 분석했는데 한국이 중간 정도의 위협을 받는 국가로 평가했다.그런데 정부와 한국사회를 보면 식량 위기에 관한 위기감을 못 느끼고 있다. 한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생산부터 유통까지 아우르는 식량자급 대책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이제라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지난 16일 ‘식량자급률 어떻게 높일 것인가’ 토론회를 지켜본 청중들은 한결같이 답답함을 호소하며 정부의 각성을 촉구했다. 충남 당진시에서 온 강문규 전 우강농협 조합장은 “소득이 있어야 농사를 짓는다. 그런데 전체 농지의 41%가 외지인 소유다. 농민들은 다 소작농이란 뜻이다”면서 “기본틀이 안 바뀌니 농민들은 전혀 공감이 안 된다. 스마트팜도 좋지만 농민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지난해 12월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는 반년도 안돼 전 세계로 확산됐다. 각국은 황급히 봉쇄조치를 내리고 확산차단에 나섰다.그러나 대부분의 봉쇄는 오래 유지하지 못했다.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굶주림이 덮쳤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다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는 이유다.저개발국의 위기는 우리와 무관한 먼나라의 일에 불과할까? 코로나19 팬데믹이 계속되는 한,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중국은 최근 ‘먹방’을 단속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음식 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지시했기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농산물 시장개방 등에 따라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1980년대 초 70% 후반 수준이던 식량자급률은 1990년대 중반 이후 60%대로 하락했고, 2010년대에 들어서는 40% 중반까지 떨어졌다. 식량자급률에 사료용 수요를 함께 고려한 곡물자급률도 지속 하락하고 있으며, 2010년대 이후 곡물자급률은 20% 초·중반 수준에 그쳐 2018년엔 21.4%를 기록했다.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은 주요 국가와 비교해도 명백히 낮은 수준이다. 20% 초반대인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에 비해 미국·캐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 ‘식량자급률 어떻게 높일 것인가?’ 토론회가 본지 주관으로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동 산림비전센터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코로나19와 사상 최장 기록을 갈아치운 장마, 연이은 태풍 등 코앞에 닥친 기후 위기와 식량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심화·강조되는 최근의 상황을 반영해 개최됐으며, 서삼석·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 개회 전 시간을 내 자리할 만큼 많은 관심이 쏠렸다. 정부와 연구기관 등에 대한 따끔한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도시화에 따른 주택지·산업단지 등의 개발로 농지가 무분별하게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는 「농지의 보전과 이용에 관한 법률(농지법)」을 두고 농업활동 외의 목적으로 농지를 이용하고자 하는 ‘농지전용’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농지법이 오랜 시간 규제 완화 일변도의 개정을 거치며 제 구실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지속되고 있으며, 심지어 본래 목적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은커녕 최근 들어 오히려 악화일로를 걷는 모습이 관찰된다.경자유전의 원칙을 명시하는 헌법과 달리, 실제로는 농사를 짓지 않는 비농민도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충청북도 진천군 이월면 사당리에는 관지미라는 마을이 있다. 1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큰 불화 없이 농사지으며 살던 전형적인 농촌마을에 지난해 여름 한 장의 문서가 날아들었다. 요약하자면 ‘산업단지를 짓기 위해 사당리 일대의 농업진흥지역을 해제하려고 하니, 이의가 있다면 의견서를 제출하라’는 내용이었다.지방자치단체가 만든 사업계획서 속 산업단지 예정 부지에는 마을 인근의 농지는 물론이고 마을 역시 통째로 포함돼 있었다. 총 36만평이나 되는 부지 중 약 9할에 가까운 땅이 벼와 밭작물, 녹지로 뒤덮여있다
[박석두 GS&J 인스티튜트 연구위원]농지전용이란 농지를 농업생산 외의 용도로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농지법」은 농지를 전용하려면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예외적으로 농지전용 협의와 신고를 통해 농지를 전용하는 경우, 불법 개간 농지를 산지로 복구하는 경우,「하천법」에 따라 공작물을 설치하기 위하여 농지를 전용하는 경우 등은 허가를 받지 않고 농지를 전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농지전용 허가(협의)·신고 등 농지전용허가제도를 통해 전용된 농지면적은 2000년에 9,883ha, 2005년 1만5,659ha, 2010년 1만8,732h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통계청이 올해 2월 발표한 2019년 농지면적은 158만1,000ha다. 이 중 논은 83만ha(52.5%)고, 밭은 75만1,000ha(47.5%)다. 2019년 농지면적은 2018년 159만6,000ha에서 0.9%인 1만5,000ha가 감소한 것으로,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0년 171만5,000ha에 비해 13만4,000ha가 감소한 것이다. 2010년부터 매년 평균 1만3,400ha가 감소하고 있는데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앞으로 7년 후엔 농지 150만ha 선이 무너질 전망이다.농지 감소의
정부부처 간 책임 미루기에 이번 수해와 관련한 진상규명과 피해보상 및 재발방지 대책수립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명확히 이번 수해의 책임을 가려 실질적인 피해보상이 이뤄지고 다목적댐을 넘어 근본적인 수해 예방 시스템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지난달 31일 섬진강유역 수해 피해 지역 주민대표들은 서울 국회 앞에서 동시다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주민대표들은 각 시군별로 1인시위를 하며 한국수자원공사가 수해 재발방지 및 실질적인 피해보상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같은날 감사원을 찾아 수자원공사에 대한
복숭아나무 하단은 잿빛으로 변한 잎만 남았거나 잎이 모두 떨어졌다. 나무 상단만 푸른 잎과 복숭아가 달려 여기가 복숭아밭인 걸 보여주고 있다. 인근 컨테이너 창고벽엔 사람 키보다 높은 자리에 물이 지나간 흔적만 남았다. 갑자기 불어난 물은 수확 직전의 복숭아밭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지난달 8일 수자원공사는 용담댐 하류 지역 이장들에게 방류량을 초당 1,500톤에서 초당 3,200톤으로 늘린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금강과 그 지류하천의 수위는 급격히 올라갔다. 주민들은 미처 손쓸 틈도 없이 마을과 농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지난달 1일부터 2주 넘게 지속된 호우에 전국이 아직도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24일 기준 인명피해는 사망 38명, 실종 4명, 부상 8명 등으로 집계됐으며, 이재민은 5,551세대 9,834명에 달한다. 시설피해의 경우 4만9,321건으로 잠정 확인됐는데, 공공시설 1만8,566건과 사유시설 3만755건으로 추산될 정도다. 아울러 농업분야 피해는 침수 2만7,633ha와 낙과 308ha, 유실·매몰 1,340ha로 파악됐다.긴 장마와 기록적인 폭우로 역대급 피해가 발생한 만큼 정부는 세 차례에 걸쳐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내 몸 하나 건사하기도 바빴을 만큼 물이 순식간에 치고 들어오는데 소 챙길 여유가 어디 있겠어. 축사 지붕 바로 밑까지 물이 들어차니까 얘네들도 살려고 헤엄을 치다 마을회관이며 옆집 지붕 위로 올라갔던 거지. 물 빠진 다음 날부턴 볕이 내리쬐고 양철 지붕은 막 달궈지는데 애들을 내릴 방법이 없는 거야. 물 한 모금 멕일 수도 없으니 애들은 탈수해서 막 떨어져 죽고, 다들 그냥 발만 동동 구르다 정신 차리자마자 소 사체부터 치웠다니까.”전남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 주민들은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생생히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비발효 유사간장으로 불리는 산분해간장. 일제시절 염산으로 식물성단백질을 분해해 만드는 방식을 답습해 식민지 유산이라는 비판을 받지만 시판 혼합간장에 섞여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다. 간장협회 준비위원회가 8.15 광복절을 기념해 지난 15일 전개한 산분해간장 추방 캠페인이 주목을 받은 이유다. 이제는 대기업이 차지한 간장이라는 이름을 되찾아야 한다는 게 간장협회(준)의 목소리다. 간장협회(준)는 앞서 지난 6월 전국의 한식간장 제조자와 장 담그기 강사 70여명이 한식간장 진흥에 뜻을 모아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간장은 사전적 정의에 의하면 콩으로 메주를 쒀 소금물에 담근 뒤에 그 즙액을 달여서 만든 장을 뜻한다. 음식의 간을 맞추는 기본양념으로 짠맛·단맛·감칠맛 등이 어우러진 독특한 맛과 특유의 향을 지니고 있다.우리는 일상적으로 간장을 접하지만 간장에 대해 자세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더군다나 직접 요리를 한다고 해도 간장을 만드는 방법까지 안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예전엔 각 가정마다 항아리나 장독대가 있을 정도로 장 담그는 게 일상적인 일이었지만 이젠 장 담그는 전통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이 이어가는 특별한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오늘날 시중에는 불필요하리만치 다양한 종류의 간장들이 진열돼 소비자들을 혼란케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실체는 생각보다 간단하며 소비자들이 조금만 들여다보면 원하지 않는 제품을 피해 구매할 수 있다.우선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라벨상의 제품명을 살펴보자. 조선간장이나 양조간장 같은 이름은 업체들이 제조방식을 홍보하기 위해 붙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조선간장은 콩메주를 사용해 전통 방식으로 만든 간장이고, 양조간장은 탈지대두에 밀 등을 혼합해 비교적 짧은기간 발효시킨, 단맛이 도는 일본식 간장이다.진간장·국간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옛날 우리 할머니들은 모든 음식의 간을 간장으로 맞추셨다. 나물무침, 죽, 뭇국 … 지금은 대개 소금으로 간을 하는 음식들에도 어디 한 군데 간장이 빠지지 않았다. 말 그대로 ‘간’을 하는 데 쓰는 ‘장’, 그것이 바로 간장이다.간장은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 조미료다. 각종 조림·볶음·무침·찌개류를 비롯해 양념장을 만들 땐 간장이 필수며 비빔밥에 두르는 것도 간장, 부침개를 찍어먹는 것도 간장이다. 콩을 발효시켜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맛을 내는 간장은 같은 짠맛이라도 소금과는 전혀 다른 풍미를 간직하고 있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심현택 어르신(83)은 전남 담양군 대덕면 운산리 마을 역사의 산 증인 중 한 명이다. 그는 한 때 주막이 있을 정도로 번성했던 마을에서 점차 사람들이 떠나가고, 홀로 남은 노인들이 쓸쓸히 생을 마감하고, 점차 마을에 빈 집이 늘어나는 걸 목격했다.“동네 집들 중 3분의 1은 빈 집이야. 연세가 들어 돌아가시는 분들이 생기면 그 집은 그대로 빈 집이 되는 거야. 지금 우리 마을에 내 나이 또래인 사람은 아무도 없어. 얼마 전까지 95세 노인이 우리 마을에 살았는데 그도 못 견디고 자식 따라 광주 양로원으로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전라남도 담양군 대덕면 운산리 운수대통행복마을. 이곳은 담양군에서 상대적으로 번화한 담양읍과 창평면에서 자동차로 각각 35분, 18분 걸리는 농촌마을이다. 창평면에서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흑염소요리 식당 하나, 수련원 하나 외엔 산과 논, 밭만 보이는 시골길이었다.지난 18일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지나 도착한 운수대통행복마을은 여느 농촌마을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평온한 분위기였다. 주민들은 늦여름 농사일을 돌보느라 각자의 논밭에서 바빴다. 문이 잠긴 마을회관이 보였고, 그 옆엔 쓰레기 분리수거장과 공용화장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서울시 동대문구에 사는 우종석 어르신(71)은 코로나19가 유행하며 유일한 취미인 등산을 잃었다. 등산뿐 아니라 친구들을 만나는 횟수도 줄었다. 그는 “답답하고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면서 “막연하지만 귀촌해서 텃밭을 일구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우종석 어르신은 비철업계 경력 42년의 베테랑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고정거래처를 상대로 한 납품업에서 아직도 손을 떼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등산을 다닐 수 없자 그동안 미뤄뒀던 무릎연골 수술을 치렀지만 아직 건강엔 자신 있는 모습이다. 그 외엔 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