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이 있어야 식량주권 지킨다

  • 입력 2020.09.20 18:00
  • 수정 2020.09.20 18:37
  • 기자명 홍기원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최하위 수준이다(표). 식량자급률은 50%를 넘지 못하고 사료용 수요를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21%를 겨우 넘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의 식량안보 지키기에 경종이 울린 가운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사진은 전남 보성의 한 밀밭에서 자라고 있는 우리밀 모습. 한승호 기자, 자료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최하위 수준이다(표). 식량자급률은 50%를 넘지 못하고 사료용 수요를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21%를 겨우 넘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의 식량안보 지키기에 경종이 울린 가운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사진은 전남 보성의 한 밀밭에서 자라고 있는 우리밀 모습. 한승호 기자, 자료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는 반년도 안돼 전 세계로 확산됐다. 각국은 황급히 봉쇄조치를 내리고 확산차단에 나섰다.

그러나 대부분의 봉쇄는 오래 유지하지 못했다.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굶주림이 덮쳤기 때문이다. 최근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다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는 이유다.

저개발국의 위기는 우리와 무관한 먼나라의 일에 불과할까? 코로나19 팬데믹이 계속되는 한,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중국은 최근 ‘먹방’을 단속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음식 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그만큼 중국이 식량위기를 경계하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은 식량자급률이 80%대 수준인 걸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식량자급률 46.7%, 특히 곡물자급률은 21.7%에 불과하다.

원인은 명확하다. 농업·농촌·농민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기반이 뿌리째 뽑혀나가는데 식량자급률이 무슨 수로 올라갈 것이며 식량주권은 누가 지키겠는가?

농촌은 소멸 위기다. 초고령화에 접어들어 지역소멸이 코앞에 닥친 상황이다. 농지도 함께 사라지고 있다. 2017년 162만796㏊였던 농지규모는 2018년 159만5,614㏊로 줄더니 지난해엔 158만957㏊로 내려갔다. 허헌중 지역재단 상임이사는 “155만㏊를 마지노선으로 보는데 이를 지켜낼 대책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논벼농가의 평균소득은 3,025만원이며 그중 농업소득은 1,003만원에 그쳤다. 채소농가의 평균소득은 2,884만원, 농업소득은 1,151만원이다. 먹거리의 기본인 작목을 농사지어선 먹고살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래서 식량자급률을 올리려면 농업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단순 몇몇 특정품목에만 매달려 해결될 사안이 아니란 얘기다. 농식품부뿐 아니라 모든 정부부처가 농업·농촌·농민을 지킬 대책을 모색하고 대통령이 직접 농업현안을 챙겨야 한다.

농식품부는 여전히 과거의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번 실패한 해외곡물 조달사업에 민간기업을 끌어들여 다시 시도하려는 분위기다. 국내 농지만으로는 100% 자급이 안되니 해외 곡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과연 세계적 식량위기가 닥치면 제대로 기능할지 의문이다. 자국민이 굶주리는데 우리나라로 식량을 수출할 국가는 없다. 또, 몇몇 대기업에 국가의 생명선을 맡기게 된다면 코로나19같은 재난이 닥치지 않아도 상시 식량위기에 시달릴 것이란 불안도 존재한다. 기업의 이윤에 따라 곡물수급이 요동칠텐데 이를 감당할 방안이 있을까?

<한국농정>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산림비전센터에서 ‘식량자급률 어떻게 높일 것인가’ 토론회를 열고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식량주권을 지켜낼 보다 근본적이고 거시적인 해결책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