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일을 관두면 귀촌하고 싶다”

지금도 현역인 멋쟁이 서울 어르신의 일상

  • 입력 2020.08.23 18:00
  • 수정 2020.08.24 09:50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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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서울시 동대문구에 사는 우종석 어르신(71)은 코로나19가 유행하며 유일한 취미인 등산을 잃었다. 등산뿐 아니라 친구들을 만나는 횟수도 줄었다. 그는 “답답하고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면서 “막연하지만 귀촌해서 텃밭을 일구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우종석 어르신은 비철업계 경력 42년의 베테랑이다. 지금까지 쌓아온 고정거래처를 상대로 한 납품업에서 아직도 손을 떼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등산을 다닐 수 없자 그동안 미뤄뒀던 무릎연골 수술을 치렀지만 아직 건강엔 자신 있는 모습이다. 그 외엔 고지혈증으로 혈압약을 처방받고 있으며 최근엔 아내의 권유로 영양보조제를 복용하고 있다.

그는 “일을 안하면 하다못해 누굴 만나서 한턱내려 해도 어렵지 않겠냐”면서 “사무실 임대료 내고 자동차 유지비에 찻값, 밥값 내면 남지는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언젠간 이 일도 끝나지 않겠나. 이대로 세월이 가길 기다려야 하는지 막연한 감이 있다”고 일을 그만둔 뒤의 불안함을 보이기도 했다.

그가 밝힌 연금을 포함한 월소득은 350만원 내외 수준. 1년에 한 번 받는 건강검진은 4만원 남짓 지원이 나온다고 한다. 이외에 원하는 복지혜택을 묻자 “지하철도 무료로 탈 수 있고 더 바라는 건 없다”면서 손을 내젓는다.

“주에 2~3번 정도 친구들을 만나는데 점심 한 끼 먹고 헤어지거나 동네에서 한 잔하는 게 전부다. 경로당에 다니기엔 아직 내 나이는 젊은 축이라 꺼려지고 아직 일을 하니까 다른 여가활동을 찾는 것도 어려운 것 같다.”

그런 우종석 어르신이 막연하게나마 관심을 두고 있는 건 귀촌이다. 강원도 철원군이 고향이지만 꼭 고향이 아니라도 좋다는 마음이다.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곳에서 살고 싶다. 하지만 막상 가면 공기는 좋아도 사람이 그리워서 살 수 있을까 싶다. 그래서 지금은 아니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려 한다.”

우종석 어르신이 서울 용두동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우종석 어르신이 서울 용두동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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