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값이 폭락했다. 전남 무안에서는 양파를 산지폐기한다는 소식이다. 지금 당장의 뉴스지만 낯설지 않다. 이미 수도 없이 겪어온 일이다. 농산물의 가격 폭락사태는 일상이 된지 오래다. 단지 올해는 이번에는 어떤 품목인가만 다를 뿐이다. 원인은 수입농산물에 있다.1995년 WTO가 출범하면서 기존의 세계무역질서인 GATT체제는 끝났다. 새로운 무역질서의 구축은 강원도 산골에서 감자농사를 짓는 농민과 전라도 진도에서 대파농사를 짓는 농민들에게 치명적 영향을 주는 사건이었다. 그동안 예외로 인정됐던 농산물이 무역의 대상이 된 지 20여
그동안 자주 겪었던 익숙한 광경을 우리는 또 다시 목격하고 있다. 근래 들어 양파, 대파 등 농산물의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양파와 대파는 정부가 수급조절 및 가격안정 대상 품목으로 지정하여 관리하는 품목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되던 사전에 가격폭락을 막지 못하고 뒤늦게 정부가 산지폐기 등을 비롯한 가격안정 조치를 취하고 있다.가격이 하락하기 전에 막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떨어진 후에야 뒷수습에 나서는 구태의연한 행태가 이번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게다가 정부의 가격안정 조치는 가격을 다시 정상수준으로 회복시키는데 초점을
[한국농정신문 배정은·강선일 기자]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 일부 소곤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대체로 조용했다. 그때 한 농민이 토론회장에 앉아있던 세계 각국 농민들 옆을 지나며 “하이, 에브리원!” 하고 호남 억양이 물씬한 영어 인사를 건넨다. 일순 정적이 깨졌다. 세계 농민들은 그에게 환하게 웃으며 “하이”, “땡큐” 인사를 했다. 한반도와 세계의 농민은 그렇게 만났다.세계 농민들이 여의도에 모였다. 언어도, 피부색도, 종교도 다 제각각이다. 그러나 ‘자유무역’이라는 괴물로 인해 고통 받는다는 점, 자유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평당 3,000원. 전국 최고 수준의 농지 임차료다. 내로라하는 곡창지대에서도 이같은 임차료는 흔치 않다. 그런데 물이 줄줄 새나가는 임자도 모래땅에 평당 3,000원의 임차료가 등장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문제의 땅은 신안군 임자면 대기리와 도찬리 일원이다. 본래는 모래흙으로 이뤄진 산으로, 규사 생산·납품업체인 동아흥업㈜이 1970년대에 매입해 채굴 허가를 받고 약 30년간 규사를 채취한 바 있다. 이후 어쩐 일인지 산림 복구는 이뤄지지 않았고 지금껏 농민들이 땅을 임차해 농사를 짓고 있다.이 지역의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18일 봄철 주요 농산물 수급안정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대부분 기존의 대책을 다시 한 번 정리한 성격이며 양념채소 등 폭락 품목들에 대한 추가 대책도 일단 유보했다.대책에 포함된 6개 농산물 중 가격이 높은 것은 무와 감자 두 품목이다. 무는 5월초 시설봄무 출하 전까지 공급부족이 예상되며 감자는 시설봄감자까지 생육이 저조해 가격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정부 무 비축물량 방출과 감자 TRQ 확대공급 등으로 가격안정을 꾀할 방침이다.배추는 5월 중순부터 출하될 노지봄
핵심은 WTO 농업협정 폐기사실 자유무역이라는 건 강자 보호무역이다. 자유롭게 같은 운동장에서 싸우자는 것인데, 철저히 강대국 보호주의 논리다. 글로벌 경제에서 자유무역의 근거 논리는 파산된 지 오래다. 오히려 FTA 비적용 품목의 수출은 꽤 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는 자유무역을 통해 손해를 본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신앙처럼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자유무역 대연정이 전 세계를 압도적으로 지배하고 특히 한국은 수출 만능주의가 지배담론으로 공고히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낡은 녹음기처럼 수출만이 살 길이라 되뇌고 있는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전라남도가 지난 7~8일 이상저온으로 피해가 발생한 농작물과 산림작물 재배 농가를 정밀조사한다. 피해 정도에 따라 적절한 복구계획을 마련해 지원할 계획이다.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8일 장흥과 순천지역의 최저기온은 각각 영하 2.1도, 영하 1.4도를 기록했다. 7일부터 이틀 동안 이상저온 현상이 나타난 것. 이로 인해 개화 중인 배, 복숭아 등 과수작물과 떫은 감과 두릅나무 새순, 고사리 등 산림작물에 피해가 발생했다.과수작물은 과수저온피해 조사 요령에 따라 농업기술센터와 협조해 5월 10일까지 피해복구계획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5일 배추·무 중앙주산지협의회 제1차 정기회의를 개최했다.중앙주산지협의회는 농산물 수급조절을 위한 정부-현장 간 품목별 거버넌스로서 농식품부가 올해 초 도입을 예고했던 조직이다. 기존의 농산물수급조절위원회보다 현장성과 품목전문성을 강화한 성격으로, 생산 전 재배면적 조절 등 사전 수급대책을 강화하고 수급불안 발생 시에도 좀더 신속한 대응을 꾀하려 하고 있다.구성은 생산자·생산자단체·지자체·유통법인·도매법인·연구계·학계 등 총 20명 내외로 이뤄진다. 위원장은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과 민간위원 1명이 공동으로 맡는데, 배추는 유영환 대관령원협 조합장, 무는 현용행 성산일출봉농협 조합장이 민간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앞으로 작기별 파종·정식 전에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이병호, aT)가 지난 1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농민단체장 초청 경영간담회를 열었다. 이병호 사장 취임 이후 농민단체장들과의 첫 공식 상견례다.간담회엔 총 26명의 농민단체장들이 참석했다. 예년과 달리 거의 모든 단체장들이 발언에 참여하면서 예정시간을 40분이나 초과해 비교적 내실 있는 대화가 이뤄졌다.박기수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의장과 김영동 전국쌀생산자협회 회장은 aT의 수급업무에 쓴소리를 뱉었다. 박기수 부의장은 “쌀값이 20년 전 가격에 이제 조금 미치려 하는 상황에서 최근 aT가 밥쌀용 수입쌀을 푼 건 다시 농민들 가슴에 아픔을 준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한파에도 불구하고 겨울작물인 대파·양파·마
문재인정부의 농정 컨트롤타워는 지난달 14일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사퇴하면서 붕괴됐다. 그 전에 청와대 농어업비서관 역시 사퇴했다. 정부와 청와대에서 농업을 책임질 사람이 동시에 사라진 것이다.이는 전적으로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이다. 이들이 동시에 똑같은 선거에 경쟁하고자 사표를 제출했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왜 이를 받아들였는지 우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 취임 8개월 만에 농정의 지휘체계는 붕괴됐다. 농업문제에 대해 논의할 책임자가 없는 상태다.이로써 지난달부터 대한민국 농정은 농정관료들의 차지가 되었다. 관료들을 이끌어갈 책임주체가 사라졌을 뿐 아니라 청와대엔 농업에 식견이 있는 사람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재인 후보의 농정 철학,
대파 값이 폭락했다. 대파 값의 폭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진도에서 대파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평균 2년에 한 번씩은 대파 밭을 갈아엎었다. 올해 역시 대파 밭을 갈아엎어야 하는 처지에 놓여있다. 설 이전 kg 당 2,000원을 호가하던 대파 도매가격은 지난달 중순까지 1,500원 내외로 완만한 내림세를 탔다.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일시에 하락했고 급기야 kg 당 100원이라는 초유의 가격에 경락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러한 대파의 가격폭락은 그동안 좋은 품질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받아왔던 전남 신안의 대파마저도 경락가 450원이라는 기록적 상황에 이르렀다.농민들에 따르면 대파는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운임·수수료·하역비 등에 800원이 든다고 한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가격을 좋게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형편없는 가격폭락이 전남지역 대파농가들을 결집시켰다. 전남 진도·신안·영광군의 대파농가 100여명은 지난 11일 트럭에 대파를 싣고 상경해 광화문 옆 세종로공원에서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발족을 준비 중인 전남지역대파생산자위원회(가칭)가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박행덕)과 함께 주관한 집회로, 겨울대파 산지조직에도 한층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설 이전 kg당 2,000원을 호가하던 대파 도매가격은 지난달 중순까지 1,500원 내외로 완만한 하락세를 탔다. 그러나 출하량이 몰린 지난달 말 일시에 하락해 현재까지 500~800원대 가격을 오가고 있다. 100원대의 최저경락가도 심심찮게 나오는가 하면, 최상의 품질을 자랑하는 신안 대파조차 가격 하락을 정통으로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광화문 세종로공원 집회(관련기사 하단 링크)를 마친 전남지역 대파 농민들은 곧장 가락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kg당 100원’ 가격 산정의 장본인인 가락시장에도 상당한 불만이 쌓여 있던 터였다. 농민들은 가락시장이 기계적인 경매 역할에 그치지 말고 출하조절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농민들은 저녁 7시 대파 경매에 앞서 5시30분경 대아청과 대파경매장 앞에 자리를 깔았다. 대아청과는 무·배추·대파 등 소위 차상거래품목을 주로 거래하는 특수법인이다. 출하한 뒤 무력하게 가격 통보만을 기다리다 모처럼 시장을 방문하게 된 농민들은 도매법인·중도매인 등 시장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그간의 섭섭했던 심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신안 대파농가 조장배씨는 “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지난 한 해 대체로 평온했던 양념채소류 가격이 다시 어두운 분위기에 휩싸였다. 일찌감치 생산량 증가가 예견됐던 마늘·양파의 햇물량 출하가 다가오는데다 대파 가격까지 급격히 폭락으로 접어든 것이다.양념채소 가운데 올해 초 가장 많은 잡음을 양산했던 건 단위가격이 높은 마늘이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창길)이 평년대비 15%의 생산량 증가를 관측한 가운데 농협중앙회가 마늘 협동마케팅 수매단가를 2,000원대 초중반으로 낮게 설정하면서 산지의 불안감이 한층 높아졌다.다행히 농경연의 생산량 증가 관측은 15%에서 최근 5% 수준으로 다소 완화됐다. 겨울 가뭄과 한파로 예상단수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다만 재배면적이 늘어나 있는 만큼 생육기 기상변수에 따라 상황이
유엔 인권위원회에서는 농민권리선언 채택을 위해 2013년부터 논의를 지속해 왔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그룹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4차 실무그룹회의에서 상당한 진전을 보여 오는 7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5차 실무그룹회의에서 표결이 예상되고 있다.유엔 인권위원회는 사회적 약자들의 보편적 인권 보장을 위해 ‘아동권리선언’, ‘여성권리선언’ 등과 같은 다양한 인권선언을 채택해 왔다. 이번엔 농민들의 권리 보장에 나섰다.그러나 유엔 농민권리선언에 포함된 농민들의 식량주권·토지에 대한 권리·종자에 대한 권리 등이 자본과 기업의 이익을 침해한다며 미국을 대표로 하는 반대파들 때문에 농민권리선언 채택에 난항을 겪어왔다.한국 정부 역시 종자·토지·외국인 노동자 문제가 국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재배농가의 경영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벼 농작물재해보험이 지난 20일부터 NH농협손해보험과 지역농협 등을 통해 판매 시작됐다. 가입 기간은 6월 29일까지다.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인들이 쉽게 가입할 수 있도록 농번기를 피해 지난해보다 한 달 앞당겨 판매를 개시했으며 가뭄으로 인한 벼 이앙 불능 피해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5월 8일까지 가입해야 한다고 전했다. 정부는 보험가입 농가에 대해 보험료의 50%를 국비로 지원하며 지자체가 재정여건에 따라 20~30% 추가 지원한다.올해 판매되는 보험은 지난해 7~8월 현장 의견수렴을 거쳐 △보험료율 상한선 설정 △무사고 농가 할인 확대 △병충해 보장 확대 등 개선 사항을 반영했다. 자기부담비율 20% 상품 기준 상한선은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농민들에게 가장 큰 소원은 농산물 제값받기이다. 하지만 국내 농산물 시장은 수입 농산물의 영향으로 공급과잉 상황이며 자연재해, 작목쏠림 현상 등으로 가격변동이 극심한 실정이다. 이에 대한 해법을 찾는 ‘농산물 적정가격 수준의 안정화를 위한 토론회’가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이날 토론회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농정개혁위·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함께한 농정개혁 연속 토론 5번째 자리로, 경실련 농업개혁위원장인 김호 단국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장경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 소장이 ‘농산물 제값받기와 가격안정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주제로 발표했다.장 소장은 “농산물 가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형자본의 시장지배력과 대등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지난 2017년 초, ‘먹고 살기 위해 도매법인에 제출할 출하 단가와 수량을 조작했다’는 쪽파중도매인들의 양심선언이 있었다. 상장 상태에서 정가·수의매매 방식으로 위탁 거래를 맡고 있는 광주쪽파중도매인들 얘기다. 이에 쪽파를 상장예외품목으로 지정해달라는 출하자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린지 벌써 1년이 지났지만 도매법인과 관리주체 광주광역시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전국에서 거래되는 쪽파 물량 대부분은 경매를 거치지 않고 중도매인의 손에서 거래된다. 신선도 유지가 어려운 쪽파의 특성상 출하자에서 소비자로 물량을 직접 넘기기 위해 위탁상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광주에서 쪽파는 상장예외 거래품목이 아니다. 즉 거래는 중도매인이 하지만 거래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영록)가 본격 시행 2년차를 맞은 채소가격안정제(생산안정제)의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 채소류 수급안정을 위한 농식품부 회심의 전략으로, 현재까지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생산안정제는 정부의 수급조절 기능을 대폭 확대한 계약재배 시스템이다. 참여농가에 평년가격의 80% 수준으로 최저가격을 보장하는 대신 출하조절·생육단계 면적조절 등 정부 수급대책에 협조할 의무를 부여한다.정부의 농산물 수급대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가 수급조절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 생산안정제는 정부가 이 수급조절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다. 경제학 이론에 따르면 정부가 생산안정제를 통해 품목별 전국 물량의
[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정부가 올해 5만ha의 논에 타작물을 재배해 쌀 감산을 추진하고 있지만 참여율이 저조해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달 28일 신청 마감기한까지의 신청률은 목표 대비 9%에 불과한 가운데 정부는 마감기한을 4월 20일까지 연장하고 사업대상지·제한품목 등도 조정 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쌀 정책과 타작물과의 종합적 대책 없이 쌀 감산에만 초점을 맞춘 단편적 사업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영록, 농식품부)는 ‘2018년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논 타작물재배사업)’의 제도를 개선해 농가참여 속도를 확대하겠다고 지난달 26일 밝혔다.논 타작물재배사업은 지난달 28일 마감시한을 기준으로 9% 신청에 불과했다. 5만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