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봄철에 많이 보는 민들레는 사실 살아있는 항생제라 할 만큼 각종염증에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간쪽의 염증, 즉 간염초기에 복용하면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습니다.민들레는 예로부터 포공영이란 이름의 한약재로 많이 사용되어 왔는데 그 이름의 유래는 이렇습니다.옛날 어느 부자집 딸이 가슴에 종양이 생겼으나 의원에게 보일 수도 없어 전전긍긍하던 차에, 어미로부터 외간 남자를 사귀어 그렇게 된 것이란 야단을 듣고, 너무 상심하여 그만 물에 뛰어 들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마침 배를 타고 그 곳을 지나던 어부가 딸과 함께 그녀를 구하게 되었고, 옷을 갈아 입히려다 그녀 가슴에 종양이 있는 것을 보게 된 어부의 딸은 평소 그 효과를 알고 있던 하얀 꽃의 산야초를 뽑아다 갈아서 그곳에 붙이고, 또
그 해 가을걷이가 끝나고 선택은 이성분과 혼례를 올렸다. 스물여섯 살이었고 이성분은 네 살 아래였다. 행랑채 방 하나를 신방으로 꾸민 초라하고 가난한 살림이었다. 결혼을 하고나서 선택은 어깨에 무거운 짐을 올려놓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농촌에는 여전히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서 농촌을 위해서 이런저런 정책을 펼친다고는 했지만 달라지는 것은 별로 없었다. 봄이 되면 장리 빚을 내야 했고 도무지 나아질 것 같지 않은 살림살이에 절망이 되기도 했다. 견디지 못한 젊은이들이 줄을 지어 서울로 올라가고 있었다. 선택도 진지하게 상경을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결혼을 축하한다며 자리를 마련한 정해수에게 술을 얻어먹던 자리였다.“주사 아재, 내가 사람 하나 소개해 줄 테니까 같이
“농민한테 희망을 주진 못할망정 사기 치면 안 되지.”지난 12일 갑작스런 aT의 밥쌀용 쌀 업체 입찰 설명회 발표에 황당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이효신 전국쌀생산자협회 회장. 쌀 값 떨어지는 판국에 농민과 약속을 어기고 도로 밥쌀용 쌀 수입하는 정부를 규탄하며. “식품은 자가품질검사 결과가 부적합으로 판명이 되면 식약처에 보고할 의무가 있지만 건강기능식품은 식약처에 보고할 의무가 없다?”신경림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6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에서 백수오 제품 원료 문제에 대해 얘기하며 김승희 식약처장에게 지적한 부분. 누굴 위한 자가품질검사 제도인지. 지금까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었네.
손금녀(80) 할머니는 토종노랑 민들레를 키우고 있다. 토종노랑민들레는 서양민들레와 달리 꽃대가 빨갛고, 꽃받침이 모두 위로 올라가 있다. 꽃잎은 서양민들레처럼 빽빽하지 않고 조금 성글게 붙어 있다.옛날에 토종노랑민들레는 좁은 길과 논둑 가에 많았는데, 논 정리와 농약으로 다 없어졌다고 한다. 자취를 감췄던 토종노랑민들레가 20년 전 어느 날 할머니네 집 앞 나무 밑에 자라더니 집 앞 여기저기에 퍼져서 이제는 민들레 밭이 되었다.두 살 때 북한이 고향인 부모님을 따라 원주에 와서도 뜨내기로 살면서 고생을 많이 하셨단다. 지금의 집을 마련하기 전까지 집 뒤 골짜기 너머 호저면에서 화전을 하면서 살았다.“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도 재가하시고, 나는 열 살 때부터 남의 집에서 더부살이 하면서
건강, 혹은 식도락 관련 TV 프로그램들이 안방을 장악하면서 이제 세상의 모든 먹을거리들은 실험실의 비커에 담긴 채 성분이며 영양소며 열량이며 인체의 오장육부에 미치는 영향이며… 그 정체를 낱낱이 해부당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으뜸가는 얘깃거리는, 영양과잉의 시대에 그 먹을거리가 이른바 ‘웰빙’에 도움이 되느냐의 여부다. ‘배부르면 장땡’이라는 개발연대 식 사고를 아직 말끔히 털어내지 못한 나 같은 사람에겐 조금은 당황스런 세태다.그런데, 내가 아주 싫어하는 먹을거리 중에서, 근래 들어 「우리의 생명유지에 필요한 탄수화물, 비타민, 미네랄 등의 영양성분이 균형 있게 들어 있는 ‘준완전식품’」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는 놈이 있다. 고구마다. 이런, 참…. 내겐 가히, 천대했던 아랫것이 어느 날 급제해서 능소
어장집 딸이셨던 시어머니께서는 제철 수산물을 즐기십니다. 때문에 마트보다 인근 5일장에서 주로 찬거리를 삽니다. 요즘에는 바지락이나 뽈락, 호래기가 맛난 철입니다. 식물들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키우는 일에는 이제 이력이 좀 생겼지만 아직 생선을 보는 눈은 없어서 어떤게 좋은 물건인지 모릅니다. 그러니 수산물을 고르시는 매와 같은 어머니의 눈은 언제나 배울 수 있을지 어렵기만 합니다.그 많은 수산물의 특징과 맛난 철과 요리법과 그것을 싸게 파는 장꾼을 기억해내는 마법같은 능력에 감탄하며 바쁘지 않은 날에는 시어머니랑 같이 장에 갑니다.장에 갈 때면 동네분들을 같이 태워가기도 하고 어떤 때는 이웃마을 분들도 함께 갈 때도 있습니다. 잘 모르는 분들과 동승할 때면 비교적 젊은이가 농촌에 사는 모양새에 의아해
골다공증은 정상적인 뼈의 외관적인 형태는 유지되고 있으나, 골 내부의 밀도가 감소된 상태를 말한다. 즉, 시멘트처럼 꽉 차있어야 하는 뼈가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린 상태로 변화 되는 것이다. 뼈의 밀도가 감소하면 충격이나 보행 시 중력에 의한 힘을 뼈가 제대로 흡수 할 수 없고, 인대나 근육 등 주변 조직의 부담을 증가시키게 된다. 또, 뼈는 부러질 가능성이 좀 더 높아지게 되는데 이러한 이유로 노인 환자들에서는 골절이 발생하고 나서 뒤늦게 골다공증을 발견하게 되는 케이스가 많다.골다공증은 노년에 일어나는 질환이지만 운동이 부족하거나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젊은 사람에게도 발견될 수 있다. 최근에는 영양은 과다하지만 운동이 매우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년 이후의 환자들에게서도 골다공증이 종종 진단
선택의 결혼은 갑작스럽게 진행되었다. 읍내의 어느 처자와 혼담이 오고가다가 맞선을 보게 되었는데, 첫눈에 낯설지가 않았다. 전에 보았을 리가 없건만 오래 알던 사람처럼 편한 인상이었다. 작은 키에 갸름한 얼굴을 한 처자는 한사코 고개를 숙이고 들지 못했다. 마주 보이는 머리의 뽀얀 가르마가 어딘지 정갈해 보였다. 묘숙처럼 눈에 띄는 미인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덜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현모양처라는 느낌이었다. 중간에 다리를 놓은 매파가 자리를 뜨고 선택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곱게 자라신 거 같은데 농사일 같은 건 해 보셨소?”아무리 한 번 맞선에 그대로 이어지던지, 깨지던지 결판이 나는 만남이라도 다짜고짜 던지기에는 민망한 질문이었다. 어쩌면 이미 이 여자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마음이 들어서였는
뜻 깊은 책 한권이 세상에 나왔다. 「밀양 할매 할배들」이 쓴 책 탈핵 탈송전탑 원정대다.밀양 할매 할배들이 2015년 3월 한 달 동안 무려 2,900km에 걸쳐 전국의 핵발전소와 송전탑 지역을 돌면서 본 대한민국 ‘나쁜 전기’의 실체를 책에 담았다. 그 여정을 이계삼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이 기록하고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가 감수를 맡아 한티재에서 펴냈다. 우리나라 에너지 문제를 한눈에, 쉽고 재미있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노순택 작가를 비롯한 사진작가들이 현장을 담아낸 시적인 사진도 수록됐다.‘밀양 할매 할배들’은 2005년부터 이른바 ‘밀양 송전탑 반대 투쟁’에 매진해 온 밀양시 송전탑 경과지 4개면 주민들을 말한다. 현재 공권력의 힘으로 철탑이 완공되고
인문학에 빠진 화학자의 선택은 유기농업이었다. 유기농업 분야에서 혁신적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민간연구단체 ‘자연을 닮은 사람들(자닮)’의 조영상 대표는 화학자인 동시에 열렬한 인문학 신봉자이기도 하다.농업은 왜 고달플까. 유기농은 왜 힘이 들까. 기존의 농업구조를 송두리째 뒤집어 보기 시작하면 그 질문에 대한 짜릿한 해답이 보인다. 책의 서두는 거기서부터 시작한다.근대화 이후 채 100년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우리 농업은 소위 전문가 집단이라는 농약·농기계 제조업체에 농업기술 일체를 의탁하게 됐다. 그러나 농업기술은 지난 수천 년 동안 그래 왔듯 농민들의 것이 돼야 하며, 또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게 자닮의 생각이다.자연의 원리에 입각한 유기재배 노하우, 흔하디 흔한 소재를 활용한 토양
“지역농협은 일정 기금을 쌓아서 지역사회에 공헌할 책임이 있다.” 지인구 이천시 대월농협 조합장은 “지역농협 여신사업이 담보대출 위주라 사각지대가 있다”며 “대출규정에 없어도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사업도 실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직 조합장에게서 사회적 경제 실현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얘길 다 듣고 농협개혁 할 만하네.
남쪽 사투리로 소의 수놈(수소)을 ‘뿌락지’라 한다. 내가 송아지 시절부터 키워서 코뚜레를 꿰었던 그 소는 암놈이었고, 이후로 나는 수소를 키워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뿌락지 얘기를 꺼낸 것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소 역시 종족번식을 위해서는 다른 성(性)을 가진 놈과 ‘접촉’을 해야 하는 까닭이다. 더구나 우리 집은 그때 ‘배냇소’ 형식의 소작사육을 했기 때문에 고놈을 빨리 키워서 시집을 보내야 거기서 태어난 새끼를 모름지기 우리 소로 차지할 수 있었다.조금 나중의 일이지만, 나는 섬에서 초등학교를 나온 뒤에 뭍으로 나가 강진에서 중학을 다녔는데, 같은 교정 안에 농업고등학교가 있었다. 중학 2학년 때 우리 반 담임 선생님은 농고 축산과 선생님과 단짝 친구였다. 어느 날 보충수업을 하고 있는데 농고 축산
여름이 오기 직전의 봄날, 한낮의 기온이 25도가 넘습니다. 이제 들일을 하고나면 먼지 뿐 아니라 땀까지 씻어내야 하는 계절입니다. 탕 속에 몸을 푹 담구는 전신욕이 아니어도 땀이 나도록 일한 후 샤워를 하게 되면 더없이 개운합니다. 그런데 남녀의 몸씻기는 시간과 방법이 조금씩 다릅니다.산 그림자가 길어지도록 농사일을 하다보면 집에 돌아와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시간이 빠듯합니다. 그러니 마음이 한참은 바쁜데 여유롭게 몸을 씻기가 쉽지 않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제일 먼저 화장실로 들어섭니다. 샤워를 합니다. 샤워만 하느냐? 샤워하는데는 5분, 화장실 청소에 10분이 넘습니다. 간단한 샤워 후 욕조와 세면대 곳곳을 청소합니다. 타일 홈에 곰팡이 때라도 낄 새라 솔로 문지른다, 하수구 틈새에 낀 머리카락을 뺀다
‘화병’이란 억울하고 분함이 장기간 누적된 이후 ‘불’의 양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신체 및 정신의 복합 증후군입니다.화병의 초기에는 분노의 폭발이나 치밀어 오름 등의 증상이 있습니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가슴의 답답함, 목에 무엇인가 걸린 느낌, 얼굴의 열감 등을 호소하게 됩니다. 이후에 우울과 불안, 가슴의 응어리 등의 증상을 가지는 등 다양한 정신적 신체적 증상을 가지고 있습니다.화병이 만성화되면 우울증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더구나 화병은 고혈압, 뇌졸중 등의 심혈관 질환과 암과 같은 신체 질환과도 관련이 있어 그 치료가 더욱 중요합니다.아래 화병설문지에서 각각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0~4점으로 점수를 매겨보세요. 각 점수를 합산한 점수가 25점 이상이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고,
선택이 변한 것이 그 즈음부터였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가지고 있던 농촌운동에 대한 생각이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우선 자신의 가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벗어나고 싶다고 해서 당장 뾰족한 방법이 있을 리 없었다. 농토라야 겨우 입에 풀칠이나 할 정도이고 선택의 월급 또한 이리저리 다니는 발품에도 빠듯한 지경이었다. 정식 직원이 아닌 개척원이었지만 선택은 최고의 농협 직원이었다. 불과 1년도 되지 않아서 선택은 농협이 하는 일을 완전히 파악했을 뿐 아니라 실무적인 면에 있어서도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특히 지역에서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울의 권순천에게 청을 넣어 해결하기도 해서 농협 내에서는 선택은 이미 정식 직원 이상의 대접을 받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향응이 이루어지
맹신은 무지보다 위험하다. 요즘 인터넷 검색이나 방송을 통하여 쏟아지는 의학정보를 통해 자신의 질병을 스스로 진단하고 치료 방향까지 정해서 오는 환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이 경우 진찰을 하고 치료에 대한 설명을 하려면 설득이 필요할 정도로 난무하는 얄팍한 정보만을 맹신하는 사람들이 많다.의학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들도 예전처럼 건강보조제를 무턱대고 쉽게 맹신하지 않는다. 다만 근래에 들어 홈쇼핑이나 의학방송을 통한 전문가(흔히 ‘쇼 닥터’라 함)에 의한 맹신이 확장되고 있다. 만병통치약 같은 사례를 내세워 특정 물질이나 특정 건강보조제로 ‘누구나’ 치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아직도 통용되는 것은 왜일까? 전문가에 의한 소개는 일반인이 감히 의심하기 어렵다. 특히 ‘스타 전문가’의 말이라면 누구나 옳
그날 밤 선택은 처음으로 여자와 동침을 했다. 어느 순간 정신을 잃고 쓰러진 선택이 깨어난 것은 새벽이 멀지않은 한밤중이었다. 술이 덜 깬 상태였지만 낯선 이불과 옆에 누운 사람의 존재를 알고 놀라서 일어났던 것이다. 짧은 순간에 수많은 생각이 오고갔다. 희미한 달빛에 눈이 익자 속곳만 걸치고 옆에서 잠들어 있는 여자의 얼굴이 보였다. 술자리에서 자신의 짝이었던 묘숙이었다. 어떻게 해서 이 여자와 잠자리까지 하게 되었는지, 함께 왔던 일행들은 어찌되었는지 아무런 기억이 없었다. 한편으로는 이 일로 크게 꼬투리를 잡히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도 밀려왔다. 어쩌다 이런 실수를 하게 되었는지 땅에 머리를 찧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이미 엎어진 물이었다. 다시 자리에 누웠지만 잠이 올 것 같지 않았다. 오히려 머릿속에
“농관원에선 야반도주하려느냐. (무농약)하려면 혼자 하다가 도망가라고 하더라.”한 충북지역 저농약 과수농가 농민은 지역 농관원 사무소에 무농약 전환을 문의하자 이렇게 답했다고 전했다. 이 농민은 “소독할 때를 1번만 놓쳐도 농사를 망치는 게 과수 농사다”라며 GAP인증을 받는 관행농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저장양파 그거 햇양파 시세 잡으려고 정부에서 푼 거 아니겠나.”가락시장 청과 경매사. 저장양파가 조생양파에 미치는 여파를 질문하자 뻔한 말투로.
금산에서 태어나 20살 되는 해에 부여로 시집을 와서 59년째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다. 친환경 벼농사를 지으며 집 주변 밭에는 강낭콩, 파, 땅콩, 참깨, 굼벵이동부, 흰동부, 팥, 메주콩, 배추, 갓 등의 먹거리를 토종으로 심는다. 시집와서는 계속 씨를 받아 심어서, 이 씨앗들 중 나이가 어린것도 40년은 족히 넘을 것이다. 함께 늙어가지만 매년 때가되면 건강한 먹거리를 안겨주는 고마운 씨앗들이다. 이 중 밥에 넣어먹으면 달고 맛있어 우리집 밥그릇을 떠나지 못하는 굼벵이동부를 소개하고자 한다.서리가 모두 지나가고 5월 초·중순이 되면 굼벵이동부를 반나절 정도 물에 불렸다가 파종한다. 10일~15일 이후에 모종을 밭에 심는다. 굼벵이동부는 넝쿨을 뻗기 때문에 나무 아래에 심거나 밭두렁에 심으면 좋다.
사춘기를 일컬어 질풍노도의 시기라 한다. 표현만 다를 뿐 마소(馬牛)에게도 그러한 성장단계가 있다. ‘고삐 풀린 망아지’는 말(馬)의 사춘기와 관련된 말이고, ‘못 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 라는 말은 질풍노도시기의 소의 일탈을 일컫는 속담이다.아버지가 ‘배냇소’로 들여온 그 송아지 녀석 때문에 나는 감히 나의 사춘기를 누릴 엄두를 내지 못 하였다. 일단 녀석을 몰고 동네를 벗어나면 논밭 사이로 난 좁은 들길을 얼마쯤 지나야 뒷산 둔덕에 이르는데, 그 논밭두렁 사잇길을 무사히 지나기가 어렵다는 게 문제다. 잠깐 한 눈 파는 사이에 녀석이 모가지를 전답 쪽으로 돌려서 막 패기 시작한 남의 집 보리나 벼이삭 한 움큼을 날름 뽑아 물고 주전부리를 하는 것쯤이야 차라리 애교에 속한다. 여차 하면 낮은 돌담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