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생존권 짓밟는 대규모 간척지 태양광 즉각 중단하라”

영암군농민회, 18일 간척지 대규모 태양광 반대 결의대회 개최
"영암 논 면적 상당수가 간척지…임차농 농사 포기 상황 초래"
영암군, 지역민·농민 소통 없는 일방적 태양광 추진정책 폐기해야

  • 입력 2025.08.18 17:22
  • 기자명 임순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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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임순만 기자]

영암군농민회가 18일 전남 영암군청 앞에서 ‘임차농이 쫓겨난다! 간척지 대규모 태양광 반대! 영암 농민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영암군농민회가 18일 전남 영암군청 앞에서 ‘임차농이 쫓겨난다! 간척지 대규모 태양광 반대! 영암 농민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영암군농민회(회장 박종윤)가 18일 전남 영암군청 앞에서 ‘임차농이 쫓겨난다! 간척지 대규모 태양광 반대! 영암 농민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결의대회에서 박종윤 영암군농민회장은 “영암군농민회는 농지 태양광이 우후죽순 들어서게 되면 영암군 농업의 미래는 없다는 절박함에서 지난 2020년 12월부터 약 4년여간 지역 농지에 무분별하게 들어서는 태양광발전소와 변전소, 송전철탑 등을 막아내기 위해 1인 시위를 진행했다”며 “우승희 군수가 지난 7월 말 ‘에너지 지산지소 그린시티 100’ 정책을 발표하며 미암면·삼호읍 일대 간척지에 태양광발전소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역민은 물론 간척지에서 농사짓고 있는 농민 그 누구와도 이야기되지 않은 일방적인 발표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성명서를 통해 “영암군은 RE100 산단 유치라는 명목하에 미암면·삼호읍 일대 1700ha 간척지에 1.5GW 이상의 전력을 생산하는 태양광발전소 추진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농지와 생존권을 지키고자 노력한 농민들과 단 한 차례의 협의도 없는 일방적 추진이며, 농지를 빼앗기고 살아갈 터전을 잃게 될 수많은 임차농의 생존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는 폭거다”라고 강하게 규탄한 뒤 “영암군 논 면적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간척지가 훼손되면 영암군 농업은 무너질 수밖에 없고 특히 농지를 임차해서 농사를 짓고 있는 임차농들은 농지에서 쫓겨나거나 오르는 임차료를 감당하지 못해 농사를 접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덧붙여 참가자들은 “영암군은 미암면과 삼호읍 일대의 간척지를 염해 간척지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염해가 발생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 없다. 아울러 영암군은 2023년 9월 미암면 호포리 일대 간척지에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려는 개발행위를 해당 간척지가 경지정리 된 우량농지란 이유로 불허한 선례가 있다”면서 “그럼에도 영암군이 우량농지를 염해 간척지로 둔갑시켜 태양광발전소를 추진하려는 것은 자기모순이며, 영암군의회에서 제정한 도시계획조례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자 농지를 소중히 보전하고 농업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용되도록 규정하고 있는 농지법의 기본이념을 훼손하고, 자치단체의 의무를 저버리는 잘못된 행위다”라고 조목조목 따졌다.

아울러 이날 참가자들은 △영암군은 대규모 간척지 태양광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농민과 군민의 참여 속에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 방안을 다시 수립하라 △임차농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등의 요구를 구호로 외치며 결의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날 권혁주 영암군농민회 사무국장은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재생에너지 확대에는 동의하지만, 농지를 파괴하는 태양광은 대안이 될 수 없다. 산지와 농지를 잠식하는 방식이 아닌, 건물 지붕과 유휴부지, 공공시설 등 농지 보존과 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이 충분히 존재함에도 군은 가장 손쉬운 길, 가장 파괴적인 길을 택하고 있다”며 “농민들 특히 임차농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에너지 지산지소 그린시티 100’ 정책을 폐기하거나 농지를 훼손시키지 않는 방안으로 수정해야 한다. 아울러 영암군의 미래와 관련해 농민들과 토론하고 논의하여 대책과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암군농민회는 “만일 영암군이 농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 정책을 강행한다면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나 지방시대위원회 혹은 최종결정권자인 대통령이 있는 용산으로 가서, 영암 농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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