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임순만 기자]
전남 영암군농민회(회장 정철), 영암군농민회 시종면지회(지회장 문근배), 시종면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오용진)는 지난달 27일 영암군 시종면 신학리 마을회관 앞에서 변전소 건설 강행을 반대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이날은 154kV 시종변전소 건설사업 시행 계획에 대한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주민설명회가 예정됐던 날로, 농민들이 이에 항의하고 나선 것이다.
권혁주 영암군농민회 사무국장은 “신학리 주민들의 건강·생명·환경 문제도 있지만 이 변전소가 들어섬으로써 선로가 없어 설치를 못 하고 있는 태양광, 농지에 들어서려 하는 태양광 등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올 수 있다”며 “4년여에 걸친 투쟁의 성과로 전남·전북·강원에서 선로가 없어 태양광 신규 허가를 내주지 않겠다고 하니 한전 측은 주민설명회를 강행해서라도 추진하려 한다”고 규탄했다.
또 “시종면 변전소는 그냥 변전소가 아니라 지역 태양광 발전시설에서 나온 전기를 도시로 보내기 위해 승압을 하는 송전 변전소다. 이 변전소가 들어서면 신금대교를 거쳐 서호면·학산면 일대로 철탑이 18개가 들어선다”고 설명했다.
강명구 시종면 비상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농사짓는 우리는 농지가 계속 유지되길 원하는데 한전은 우리에게 필요치 않은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변전소를 지으려 한다. 심지어 지역 전체 공청회를 하지 않고 신학리 주민들만 꼬드겨 보상하고 시종면 전체는 나 몰라라 하며 지역을 이간질 시키고 있다. 이것이 공기업이 맞나”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변전소가 들어서면 우후죽순 농지에 태양광이 들어설 것이고, 농지가 훼손되면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뿐 아니라 시골에 내려오는 청년들이 정착할 수 없어 지역 소멸을 가속화하는 주범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봉식 영암군친환경농업협회 회장은 “신재생에너지 하면 기업들이 들어와 지역 경제가 살아난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영암은 한우 사육 두수가 전남 1위고 오리는 전국 1위다. 쌀은 전남 2위, 친환경 면적은 전남 3위며 무화과·대봉감·고구마 등 원예작물도 많다”며 “이런 지역에서 농업으로 승부를 걸 생각은 하지 않고 태양광을 늘리려 한다. 태양광을 한다 한들 돈 있는 사람들, 땅 가진 사람들이나 먹고살지 우리 청년농·소작농·중소농들은 농사지을 땅이 없어지는데 영암의 미래가 있을지 의문이다”고 되물었다.
참가자들은 “농촌에도 사람이 산다 농지 태양광 반대한다” 구호를 외치며 반대 집회를 마무리했다. 권혁주 영암군농민회 사무국장은 “한전은 이번 설명회가 무산됐어도 사업 계획에 따라 154kV 시종변전소 건설 사업을 강행하겠다고 하니, 농민회는 개발행위 허가를 막아내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