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에 대산농촌재단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적이 있다. 독일의 농업과 농촌 관련 전문가 3명을 초청해 연 심포지엄인데, 강사 중 한 사람인 요세프 히머는 유럽연합(EU)의 농업 정책에 대해 이야기했다. 독일 알고이라는 지역의 농업국 국장이기도 했던 그는 강연을 시작하면서 첫머리에 “나는 공무원이지만 농민 편에서 일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말에 나는 감동을 받았다. 농업 관료라면 당연히 해야 할 말이고 마음가짐이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EU의 새로운 농업정책은 더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도드람양돈협동조합(조합장 박광욱, 도드람)의 도드람엘피씨공사(도드람LPC, 대표이사 공춘식)가 농림축산식품부 ‘2023 우수축산물유통센터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아 최우수 업체로 선정됐다.정부는 도축‧가공‧유통을 연계한 통합경영체 육성을 위해 우수축산물유통센터를 지정해 평가하고 있으며 현재 전국 23개소가 지정돼 있다. 도드람은 도드람LPC가 지난 2011년 전국 ‘1호 우수축산물유통센터’로 지정된 이래 수차례 최우수, 우수 업체로 선정됐으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우수 A등급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백마강, 낙화암 등 문화유산의 답사지로 기억되던 부여는 이제 내 기억에서 사라지고 없는 것 같았다.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식재료나 특별한 음식 등으로 분류되어 언젠가는 꼭 가봐야 할 곳으로만 기록되고 남아 있었다. 오일장에도 꼭 가봐야지 하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찾게 된 부여오일장은 볼거리가 많지는 않았지만 나에게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는 귀한 시장으로 남았다.이번 부여장에선 혹시라도 표고목을 이용해 재배한 질 좋은 생표고버섯이나 건조표고버섯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며 갔지만 허탕을 쳤다. 엄청난 양의 생표고
바야흐로 김장의 계절이다. 일주일 내내 김장하는 집에 불려 다니다가 몸살 날 것 같다는 후배가 얘기한다. ‘언니, 김장하는데 나이에 따라 급이 있는 것 알아?’라며 본인이 보고 겪은 일을 얘기해 준다.60~70대 어머님들은 아직까지는 정정하게 김장을 해낼 수 있어서 본인들끼리 품앗이를 해서 김장을 한다고 한다. 오히려 도와드린다고 하면, 그만큼 대접을 해야 하니 완곡히 거절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연세 이상의 할머니들은 거동도 불편하시고 같이 일을 해도 한사람 몫을 해내기가 어려우니 그 품앗이에 낄 수가 없다.그래도 도시에 있는 자
나주혁신도시에서 24시 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후배를 만났다. 7평 남짓한 빽빽한 매장은 한 사람만 걸어 다닐 수 있을 만큼 좁디좁은 공간이다.“야, 엊그제 언니들이랑 다 서울농민대회에 올라왔는디 한번 올라오제 그랬냐” 하니까 “오빠~ 하루도 쉬도 못해요”라며 하소연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요즘 애들은 정말 상대하기 힘들다고 한다. 어느 날은 새벽에 알바 직원이 근무할 때 젊은 청년 몇이 들어와 술이랑 사갔는데 며칠 뒤에 경찰에서 전화가 왔다는 것이다. “미성년자 학생들한테 술을 팔았다고 신고가 들어왔는데요~.” “그럴 리 없는데요
나락 타작할 때는 5분이 아쉬웠다. 남편이 벼 포기를 4줄씩 콤바인으로 베기 시작하면 15분 정도 후에는 탱크가 찬다. 거치대에 톤백을 걸쳐 놓고 기다리고 있으면 콤바인 탱크에 다 찬 나락을 3분 동안 쏟아낸다. 곧바로 콤바인을 돌려세워서 나락을 베어 가면 톤백 입구를 묶고 새로운 톤백을 거치대에 걸고 입구를 펼쳐 놓는다. 콤바인을 운전하는 사람은 20분의 흐름 속 관성의 법칙에 묶인 것처럼 잠깐의 멈춤이나 기다림을 싫어한다. 20분의 리듬을 깨지 않으려고 식당에 국밥을 포장 주문해 놓고 트럭에 시동을 걸고 악셀을 밟는다. 길가의
신문에 내년 상반기에 담배값을 올릴 수도 있다는 기사가 났다. 세상은 원래부터 합리적으로 돌아가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담배와 술은 분명 발암물질이다. 자국민의 건강을 유지해야 할 국가가 재정을 확충하는 수단으로 이용해서는 안 될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술과 담배는 끊으면 된다.수시로 농산물가격이 비싸다는 기사와 생산비를 보장해달라는 농민의 이야기가 섞여 나온다. 한편으로는 농가의 소득을 보장하겠다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본인들이 직접 나서 값싼 외국농산물을 수입해 전체 농산물가격을 낮추는 농림축산식품부를 보면 화가 나
단잠을 잤든 뜬눈으로 꼬박 밤을 새웠든 상관없이 또 하루는 시작됩니다. 아침밥 든든히 먹고 집을 나서서 걷기 연습을 하고 여성농업인센터에 출근을 하면 몇 발치 앞선 농협건물 앞에 천막농성장이 보입니다. 천막에 회원들이 있나 살펴보며 사무실로 올라와 일을 하는 중에 며칠 전 들른 농성장에서 농민회 회원이 김밥을 먹고 있던 게 생각이 납니다. 회원들이 밥은 먹고 농성장에 앉아 있나 하는 걱정이 됩니다.여주통합RPC의 규약을 개정하고 운영위원 구성을 조정해버리고 운영위원회의 벼 수매가 합의안을 파기하고 수매가를 낮춰 결정해버린 일들은 농
사람에게 한 가지 음식만 계속 먹으라 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밥도 먹고, 채소도 먹고, 고기도 먹어야 한다. 건강의 기본은 다양한 영양분을 다양한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다.사과 꽃은 충매화이다. 화분 매개 곤충이 없으면 결실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한 자가불화합성(自家不和合性) 식물로 같은 꽃이나 같은 그루의 다른 꽃 화분이 수분하여도 여러 가지 이유로 수정하지 않는다.그래서 옛날부터 사과밭에는 수분수(受粉樹) 역할을 할 수 있는 여러 품종을 혼식해 왔다. 이와 함께 벌과 곤충들이 공존하면서 수정을 도왔다. 그런데 요즘
그런 농촌을 꿈꾸어 봅니다. 저는 마흔이 다되어 농사를 시작했지만, 몇 년 전부터 20,30대 청년들이 농사를 지으러 곡성으로 오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겸면 항꾸네에서 운영하는 자자공(자연, 자립, 공유)이라는 한해살이 청년 프로그램이 있습니다.도시에서 일하다 지치면 농사나 짓지 하는 말은 맞는 말이 아닙니다. 그런 가벼운 생각으로 농촌에 오면 얼마 못 버티고 다시 도시를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농사는 자기만의 철학이 있어야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데, 어린 나이에 당당한 자기만의 철학을 가진 청년들
늦여름부터 초가을에 비가 잦아 가을농사가 늦게 시작되었습니다. 그 궂은 지난 계절의 날씨와는 달리 깊은 가을 날씨는 연일 맑아서 고맙다고나 할까요? 짧은 기간에 가을 파종을 하려하니 곁눈질 한번 못하고 내리 일해야 했습니다. 귀촌한 지 4년째 접어든 이웃도 농사의 양을 조금 늘렸습니다. 풍경 좋은 바닷가 펜션 마을에 이사를 했더라면 필경 펜션 일을 했을 분들이, 공기 좋다고 우리 마을로 이사 온 바람에 농사꾼 이웃과 더불어 살며 텃밭농사를 조금 늘이기 시작하더니 올해는 거의 전업농 수준으로 거듭났습니다.새내기 농사꾼 부부는 갑자기
강원도의 도청소재지인 춘천보다 커져 이제는 어엿하게 대도시 같은 면모를 갖춘 원주를 만나고 왔다. 나 어릴 때 교과서에도 언급된 군사도시 원주는 이미 사라진 유물 같은 것이었다. 직업군인 아버지를 둔 내가 중·고등학생이었을 때 들락거리던 군부대 담장과 군인극장 등이 있던 원주는 어디에도 없었다. 추억에 잠길 수는 없어서 서글프기도 했지만 새벽시장에 도착해서는 어느 사이 다 잊고 시장 분위기에 동화되어 야단스레 좋아하는 나를 보았다.원주 새벽시장은 4월 14일(금)부터 12월 10일(일)까지 매일, 새벽 4시부터 9시까지 5시간 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