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의 30년 역사를 기록한 ‘서른 전여농, 세상의 힘, 변화의 중심’이라는 제목을 가진 역사서가 발간돼 출판기념식이 열렸다. 1970년대 독재의 칼바람으로부터 농촌을 지켜내며, 여성농민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시작했던 가톨릭농민회, 기독교농민회 여성농민위원회 시절의 역사까지 거스른다면 무려 반세기의 기록이 담긴 역사적인 책이다. 30년의 기록은 숱한 투쟁의 기록들이다.농촌부녀, 농가주부로 불리다 여성농민이라는 어쩌면 지극히 당연한 이름과 권리를 되찾기까지 수십 년을 투쟁해 왔는데, 지금도 공동경영주
우리가 직면한 기후변화·식량·에너지 문제 등의 해결 여부는 농민과 시민 모두가 농업·농촌을 어떻게 평가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려있다. 농업을 사회적경제, 평화경제, 소셜벤처의 요람인 미래산업으로 바라보고, 농촌을 사람들이 돌아오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문화성지로 만들자. 이와 함께 농민은 국토 경관과 식량 주권을 지키는 유공자로 존중받고, 도시는 중소상인과 공존할 수 있는 안전한 농산물, 공정한 유통플랫폼을 갖춤과 동시에 시민은 건강한 농산물 공동생산자이자 지역상생의 주역이 되는 사회적 가치 창출 시대로 나아가자. 사회적 가
천하위공(天下爲公), 즉 ‘세상은 모든 사람의 것’이라는 명제는 중국 고서 에 나온다. 예기 편에는 ‘진리가 행해지면 세상은 모든 사람의 것이 되며 이를 대동(大同)이라고 말한다’고 쓰여 있다. 하지만 어찌 중국 고서에만 이런 명제가 나왔겠는가. 동서양의 무수한 경전과 글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런 명제가 나왔을 것이며, 특히 대부분의 종교는 이를 바탕으로 세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럼에도 ‘천하위공’을 다시 생각하는 것은 이 단어가 주는 역사적, 시대적 메시지 때문이다. 신해혁명을 일으켜 구체제인 청조를
20대 국회는 무능하기 짝이 없었다. 여당은 여당이라는 이유로 정부와 청와대의 눈치만 살피고 야당은 농업에 관심조차 없었으며 마땅히 해야 할 정부에 대한 비판과 견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국회는 정부의 농업분야 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방침에 대해 발표 시점조차 파악하지 못했으며 쌀 관세화 협상내용에 대해서도 보고조차 요구하지 않았다.황주홍 의원이 발의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철회된 이유는 현장 농민들이 실효성 없는 시장격리제와 시장격리제조차 무력화시키는 휴경명령제를 반대했기 때문이다. 휴경명령제의 반농민성, 반헌법성에 대해
감귤 당도는 회복됐다. 반면, 도매시장 감귤 가격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지난해 12월 감귤 평균가격은 5kg 1상자 당 6,243원으로, 전월대비 3.1% 하락하고, 전년 동월대비 23.3%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급기야 지난해 12월 17일 감귤 가격이 5,600원/5kg으로 하락하자, 제주특별자치도는 12월 19일 ‘상품’과인 2L규격의 가공용 수매와 추가 시장격리 사업을 발표했다.설 명절까지 2L과 가공용 수매 2만톤 60억원, 농장격리 3만톤 54억원, 총 5만톤을 시장격리하고 사업비 11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한다.그
스웨덴의 16세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지난해 9월 23일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 연설에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 생태계 전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우리는 대멸종의 시작점에 있으나, 여러분들은 전부 돈과 끝없는 경제성장의 신화만을 이야기한다”며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적극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툰베리는 기후위기에 대한 구체적 실천이 당장 필요함을 전 세계인들에게 일깨워 주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9월, 300여 개 시민, 청소년, 노동, 농민, 학계 단체 등이
2020년을 연다.새해는 변화의 해다. 새로운 바람은 어디에서 불어오는가? 보통 사람들의 자각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북미회담을 지켜보며 희망을 가졌다. 변화의 싹을 봤다.우리 문제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자각이 분명하다.유엔과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지금 할 수 있는 남북농업협력을 주저하지 말고 결단해야 한다. 농업 협력을 위해 종자와 묘목을 보내고, 농기계를 보내는 일은 대북 제재 속에서도 가능하다. 이른바 대북 면제 승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담하게 농업을 시작으로 전면적 협력을 진행해야 한다.이미 지난
최근 2020년도 농식품부 예산이 당초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금액보다 증액된 15조7,743억원으로 결정됐다. 몇 년간 14조원 대에 머물던 농식품부 예산이 처음으로 15조원 대를 넘어선 것이다. 금년도 농식품부 예산이 14조6,596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금년 대비 7.6%가 늘어난 1조1,147억원이 증액됐다. 특히, 공익형 직불제 예산이 정부가 요청했던 2조2,000억원에서 2,000억원 증액된 2조4,000억으로 결정된 것이 특징적이다. 여기에 공익형 직불제에 대한 농민들의 참여 유도 방편으로 2019년산 쌀 변동직불금도
올해 60세가 된 동네 아재가 허리수술을 하러 갔다 몇 달째 요양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1년에 서너 차례 이어지는 동네 울력이면 예초기를 메고 시원하게 동네입구 풀을 베주던 아재였는데, 당장 내년부터 동네입구 풀이 자라도 70~80대 노인뿐인 동네라 풀 베줄 사람이 없어 동네가 지저분하게 생겼다.무농약단지에서 농약검출이 되었단다. 단지에선 농약을 친 적이 없는데 원인을 찾아보니 조금 떨어진 건너편 논에 농약을 광역방제기로 하다 보니 멀리까지 날아온 것이다. 소규모 농가의 경우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경운기로 농약을 했는데 이제는 힘에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차후 WTO 협상이 전개되는 경우, 쌀 등 국내 농업의 민감 분야를 최대한 보호할 것이며, 국내 농업에 영향이 발생할 경우 피해 보전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우리 농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를 위한 대책 등을 강구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국내 농산물의 수요 기반을 넓히고 수급 조절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단위 로컬푸드 소비 기반 마련과 주요 채소류에 대한 가격 안정 정책 등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지역단위 로컬푸드 소비 기반 마련은 농림축산식품부 유통정책과에서 추진하고 있다. 유통정책과는 주요
마오쩌둥은 오늘날의 중국을 세운 대단한 정치 지도자이지만 중국 사람들에게 그는 정치적 인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중국 천안문 광장에도 그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있듯이 오늘날 그의 위상은 신의 영역으로 넘어간 지 오래다. 중국 사람들은 마오쩌둥의 초상을 몸에 지니고 다니기도 하고 택시와 자가용에 걸고 다닌다. 가정집이나 사무실에도 그의 초상이 걸려있다.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을 겪으면서 몇 천만 명의 인민이 기아로 사망하고 1968~1978년 10년간의 엄청난 국가적 혼란의 장본인이기도 하지만 중국 사람들은 그의 위대한 업적에 비해
이번 협상은 쌀 관세율 513%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있는 권리도 지키지 못한 굴욕협상, 쌀 농업 포기 협상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먼저 쌀 관세율 513%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 검증의 대상이다. 1986~1988년 사이 국내 쌀값과 국제 쌀값을 고려한 수입 관세 백분율 계산공식은 WTO에 규정돼 있으며, 각 나라가 국내 쌀값과 국제 쌀값을 어떤 기준으로 계산공식에 넣을 것인지는 전적으로 각 나라의 이익을 고려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513% 관세율 설정 당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국내 쌀값과 중국산 쌀의
지난달 25일 정부는 미래 농업분야 협상에서 WTO 개도국 지위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했다. 정부는 미래 협상이 시작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협상을 준비할 시간이 충분하고, 당분간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개도국 지위 포기라는 결정 앞에 다소 안일한 태도를 보였다. 아울러 피해를 보상하는 농정이 아니라 투자하는 농정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안으로 공익형직불제 시행만 내놓았을 뿐, 무엇에 투자하겠다는 것인지 여전히 구체성은 낮았다.우리나라도 선진국형 농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데, 개도국과 선진국 농정은 무엇이 다
지난 2001년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시작해 그 이름도 ‘도하 라운드’인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이 진행 중이다. 그 출발은 개발도상국들이 무역의 이익을 누리고 개발될 수 있도록 국제무역질서를 개선하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협상을 ‘도하 개발 아젠다(DDA)’라고도 부른다. 미국의 일방주의로 협상 타결이 언제 될지 불투명하지만, 개발도상국의 요구와 역할을 중시하는 협상이다.지난달 25일 정부가 이 협상에서 농업분야 개발도상국 지위를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협상에서 쌀을 비롯한 민감 품목을 보호할 것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지난달 25일 정부는 WTO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국익을 고려한다는 명분으로 농업 포기를 선언한 것이다.주류언론과 시장주의 경제론자들은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다 하더라도 당장은 피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불확실한 국제정세 속에서 언제 다시 다자간 협의가 이뤄질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으며, 향후 농업 강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농산물 수입에 대한 압력이 더욱 강해질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사실이다.WTO 출범 당시 우리나라는 농산
최근 우리나라 경제 성장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보고서가 발표되고 있다. 수출과 설비투자도 부진하고 소비 증가세도 둔화됐다는 분석이다. 그래서 금년도 경제성장 전망치도 2%로 수정됐다. 문재인정부는 초기부터 소득 및 일자리 증가에 중점을 뒀다. 지난 9월 기준으로 전체 취업자가 34만명이 넘게 증가해 23년 만에 가장 높은 고용률을 기록했다는 기사도 전해졌다. 이런 보도 때문인지는 몰라도, 문재인 대통령은 삼성과 현대자동차를 방문해 획기적인 투자를 독려하고 각종 SOC사업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여전히 대기업·도시·첨단산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농사는 천하의 큰 근본이며, 나라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힘이라 했다. 이 말이 과연 농경중심 사회에서만 해당되는 말일까.지금 농촌은 세 차례 태풍이 할퀴고 간 논밭을 온전하게 되돌리느라 몸과 마음이 부서지며 새어나오는 농민들의 신음소리로 가득하다. 제주에선 계속되는 비로 한 달이나 늦게 뿌린 무와 당근씨를 태풍이 연거푸 쓸어가 세 번씩 재파종을 했단다. 그 과정에 투입된 인건비며 종자값을 고사하더라도 농민들의 걱정은 여전히 크기만 하다. 곧 닥쳐올 겨울을 이겨내고 작물이 클지도 걱정이고, 육지와 한
지난 7월, 한 농민이 배추가격 폭락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4명이나 되는 농민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참으로 안타깝다. 지난 7월 4일 배추 10kg 가락시장 경매가격은 상품(上品)이 최저 4,500원, 최고 5,500원, 평균 5,029원이었다. 전년 동월동일의 평균 가격은 4,630원이었다. 그런데 불과 3개월 만에 배추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지난 4일 가격을 살펴보면, 최저 1만5,700원, 최고 2만4,000원, 평균 1만9,619원의 시세를 보였다. 태풍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4배 가까이
검찰개혁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문제가 뉴스를 잠식하고 있다. 선출되지 않는 권력이 국민 위에 군림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구가하는 작금의 상황에 분노하고 있고, 우리나라에 처음 발병한 ASF로 인해 현재 농촌 현장은 전시에 준하는 삼엄한 상태이다. 국민들이 검찰에 대해 공포와 분노를 느끼는 이유는 아무리 정권이 바뀐다한들 우리의 정당한 권리와 고귀한 생명이 그들의 손아귀에 저당 잡혀 있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아무리 투표를 잘 해도 우리는 현 세대는 물론이고 우리의 미래세대에게도 희망을 전해줄 수 없다.검찰이
문재인정부의 직불제 개편안은 포장만 요란하지 아무런 내용이 없다. 대농과 쌀 농가가 직불제를 다 가져간다고 왜곡하더니 당·정·청 협의로 내놓은 직불제 개편안은 농업을 포기하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정부가 주장하는 직불제 개편안은 한마디로 직불제 개악안이며 쌀값 안정 포기 선언이다.고정직불제는 면적직불제로, 친환경·조건불리직불제 등은 선택형직불제로 이름만 바꿨다. 변동직불제를 폐지하고 그 예산으로 중소농직불제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문재인정부가 변동직불제를 폐지하려는 이유는 단순하다. 쌀값에서 완전히 손을 떼겠다는 것이다.청와대, 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