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좋은 품질의 물건과 그렇지 않은 물건이 시장에서 경쟁하면 좋은 품질이 살아남는다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하지만 종종 현실에선 정반대인 현상이 일어난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보여준 현실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로 집약되는 그레샴의 법칙을 다시 곱씹어 보게 한다.그런데 우리나라 축산의 오늘날은 어떠한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고 있지는 않은가.AI와 구제역 사태에서 정부는 축산농가에게 방역의 책임을 돌렸다. 동시에 계란가격이 뛰자 앞뒤 가리지 않고 수입 계란을 들였다. 정부가 선택한 두 조치는 서로 모순된다.축산농가 스스로 방역을 강화하려면 방역 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소독도 더 많이 해야 하고 인력도 더 투입해야 한다. 이는 필연적으로 생산비를
[이대종(전북 고창)]“김선동 의원을 기억하십니까?”길 가는 사람을 붙잡고 묻는다면 우리 농민들이 가장 먼저 “기억한다”고 답할 것이다. 한미 FTA 날치기 통과에 맞선 김선동 의원의 최루탄 투척(?)은 어떤 이들에게는 ‘의거’로, 또 어떤 자들에게는 ‘난동’의 기억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어찌됐든 이 일로 하여 김선동 의원은 농민들 심장 속에 지울 수 없는 자욱을 남겼으며 이후 치러진 총선에서 당당히 재선되었다.당시 김선동 의원의 최루탄 투척을 난동으로 규정한 사람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오늘날 박근혜 탄핵을 어떻게든 막아보겠다고 진정한 ‘난동’을 벌이고 있다. 그들은 김선동 의원의 직위를 기어이 박탈하고 나아가 국회 제3당이던 통합진보당까지 강제해산시키면서 대한민국의 부와 권력
국민주권선언 촛불시민혁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탄핵인용-조기대선 여부가 3월 10일경 결판난다고 한다. 이에 후보들과 각 당의 움직임도 가파르고, 매주말 촛불집회도 전국을 달아오르게 한다. 하지만 이 와중에 우리 농촌은 구제역과 쌀값 폭락에 신음하고 있으며, 설상가상으로 최근 발표된 정부 대책이 현장 농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농식품부는 지난달 9일에는 무려 3만5,000ha의 쌀 생산면적을 줄이는 대책을 발표했고 10일에는 농협을 동원해 농민에게 벼 수매가 환수와 변동직불금 감축계획도 제시, 13일에는 ‘쌀 적정생산 추진단’까지 발족시켰다. 감축 예정 규모는 2016년 벼 재배면적 77만8,734ha의 4.5%에 이른다. 여의도(2.9㎢)의 120배에 달한다. 벼 면적은 이미 지난해도 지지난해 79만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산하에 농협발전소위원회가 구성되었다. 지난해 12월 농협법 개정안을 처리하면서 당시 합의가 되지 않은 쟁점사항에 대해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 것에 대한 후속조치이다.당시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도입, 경제지주의 사업연합회 전환 등 농협개혁의 핵심 내용이 모두 빠진 채 정부가 발의한 내용을 중심으로 농협법을 개정하면서 국민이 만들어 준 여소야대 국회가 개혁을 외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좋은농협만들기운동본부를 비롯해 농협개혁을 추진했던 시민사회와 농민들은 또다시 농협개혁이 무산된 것에 대해 강하게 비판의 화살을 날렸다. 이와 같은 비판여론을 의식하여 국회가 소위원회를 구성해 농협개혁에 관한 핵심과제를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따라서 농협발전
이명박정부에서 시작된 농업회의소 설립 논의가 법 제정 단계에 와 있다. 농어업회의소법이 지난달 22일 농해수위 법안소위를 통과해 순풍을 타는 듯했으나 23일 농해수위 전체회의에서 보류돼 제동이 걸렸다. 농어업회의소가 관변화 될 것이라는 것과 기존 농민단체와의 갈등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이다.정확한 지적이다. 농업회의소 건설 논의는 20년 전 김대중 정권 초기에 시작됐다. 그 당시 정부는 농업회의소 건립을 위한 예산까지 세워 추진했으나 농민단체의 동의를 받지 못해 무산됐다. 이미 농업회의소에 대한 검토는 20년 전 끝이 났고 결론이 난 상황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에서 다시 논의가 시작되더니 일부 지역에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그 당시에도 우리는 농업회의소가 결국 관변농민단체의 출연임을 지적한 바 있다.
경기도 친환경급식에 공급되는 농산물을 전처리하는 업체로 당초 농협중앙회 안성농식품물류센터가 선정됐지만 결국 농협중앙회가 스스로 사업권을 반납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기존 전처리 업무를 담당하던 소규모 업체 3곳을 모두 탈락시키며 농협중앙회가 전처리 업체로 선정되자 대기업이 골목상권까지 침투하여 소규모 상인들의 밥그릇을 빼앗는 것과 같은 처사를 농협중앙회가 똑같이 벌인다는 비판이 제기됐던 것이다.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는 농민들도, 이를 구매하는 학교도, 경기 학교급식 관련 시민사회단체도 모두 농협중앙회의 문어발식 침투를 비판했다.우리는 이번 사태를 농협중앙회가 교훈을 얻는 계기로 삼기를 바란다. 농협중앙회는 돈벌이에 혈안이 된 대기업과 달라야 한다. 또 자기 이익을 우선시하는 대기업의 행태를 뒤
국회 개헌특위에서 헌법 개정 논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지난 10일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는 전국농민회총연맹을 비롯한 농민단체들에 질의서를 보내서 헌법 제121조 1항의 경자유전 조항 철폐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질의서를 받은 농민단체들은 당연히 경자유전조항 폐지를 반대하며, 오히려 경자유전의 훼손을 막기 위해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답변서를 보냈다.“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小作制度)는 금지된다.” 헌법 제121조 ①항의 내용이다. 그러나 지금 이 헌법 조항들은 상당히 훼손됐다. 농지의 절반이상을 부재지주가 소유하고 있으며, 2015년 현재 농지의 50.9%가 임차농지다. 말이 좋아 임대차지 사실상 소작과 다름없다.특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지역마다 그 지역의 이름을 내걸고 전국적인 인기를 끄는 먹거리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 상당부분이 타지산·수입산 농산물을 사용하면서 막상 지역경제와는 동떨어진 위치에 있는 게 사실이다. 횡성군은 최근 안흥면의 명물 ‘안흥찐빵’에 들어가는 팥을 군내에서 자급하겠다는 계획을 수립, 농촌진흥청 지역농업특성화사업 공모에서 최우수사업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야무지게 횡성산 팥으로만 들어차게 될 안흥찐빵의 미래를, 횡성군농업기술센터 신상훈 과장이 설명한다. 팥소 자급은 어떤 취지로 추진하게 됐나.안흥찐빵이라고 하면 적어도 횡성에서 생산한 팥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예전부터 군에서 안흥찐빵에 국산팥·국산밀을 사용하는 방안을 고민해 왔는데, 밀은 단가
나라가 이 지경까지 되리라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대통령의 국정농단은 국민들의 예상을 훌쩍 뛰어 넘어 충격적이었다. 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시작에 고영태가 있었다.고영태의 폭로가 없었으면 이처럼 빨리 사실적으로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고영태의 용기에 쉽게 박수를 보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의 행실에 의문도 있고 낯 뜨거운 소문도 많기 때문이다.이 와중에 당당한 소리가 나왔다. ‘용기 내어줘서 고맙다 힘내라’라는 힘찬 목소리가 촛불집회 광장에 나온 것이다. 고영태의 고향은 담양군 대덕면 성곡리이다. 그 고향 사람들이 현수막을 걸고 이장님이 마을 분들을 대표해서 고영태군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으신 것이다.고영태씨는 4살 때 아버지를 5.18 계엄군에 의해
[김훈규 거창군농업회의소 사무국장 ]“야~! 야~! 그만둬! 그만둬! 하지말래! 취소하란다!”“뭔 소리여? 갑자기!”“금방 면사무소에서 연락이 왔어! 구제역 때문에 이번에 대보름 행사 다들 취소 좀 하라고! 달집 태우는 것도 하지 말라는구마!”“문디! 쌔빠지게 나무 해서 달집 다 만들어 놨구만! 이거 갑자기 이러면 어짠디여? 미리 좀 이야기를 해주던가! 여튼 공무원들 일하는 꼬라지들 보면 참나.”“다른 데서 찾아오는 사람들만 없으면 되지, 뭔 마을에서 하는 이런 행사도 못하게 한단 말이고? 달집 태우는 것이 그 뭣이냐, 한해 액을 없애고 복을 비는 것인디, 썩을 구제역이나 조류독감도 좀 물리치라고 빌어도 시원찮을 판에 아무 것도 하지 말라니!”“큭큭! 자네는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지난 7일 ‘갑질 조합장 퇴출’을 요구하는 협동조합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강원도 춘천에 울려 퍼졌다. 지난해 8월 벌어진 주영노 춘천철원축협 조합장의 횡포가 언론에 보도되며 조합장들의 갑질 횡포가 또 다시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주 조합장은 한 사무직 직원을 주말마다 운전기사로 부린 것도 부족해 이 직원이 자녀 돌잔치를 못해 하루만 쉬겠다고 하자 “(딸을)땅에 묻어버려”, “이 ○○, 아주 패죽일까” 등의 폭언과 폭행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재벌 2세의 비행기 음주난동이나 술집폭행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일이 대표 협동조합인 농협에서 벌어진 것이다. 비단 춘천철원축협만의 일은 아니다.이날은 마침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현장 소통경영에 나서 농협중앙회
[이영수(경북 영천)]내가 사는 경북 영천 임고면은 강수량이 적고 일조량이 풍부해 전국 최대 복숭아 생산지다. 과수 농가들은 전정작업으로 겨울에 쉴 틈이 없다. 흔히 가지치기라 일컫는 전정작업은 엄밀히 말하면 가지를 자르는 전지와 가지를 유인하는 정지 작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과수농가에게 겨울전정은 한 해 농사가 달렸다고 할 만큼 중요하다. 이런 연유로 예전부터 전정을 하는 전지꾼들은 상기술자로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자기 밭에 전정 순서가 돌아오면 밭주인들은 전지꾼들이 머무를 사랑방을 내주고 웃풍 있는 방이 후끈후끈할 정도로 불을 넣었다. 전지꾼들에게 주는 새참과 밥은 최고였다. 밭주인은 전지꾼들에게 매일 담배 한 갑씩 주머니에 넣어주고는 하루 종일 따라다니며 좀 더 신경써서 해
사상 유래 없는 쌀값 대폭락으로 정부가 농가에 줬던 우선지급금마저 일부를 환수하는 일이 최초로 발생했고, 법으로 정해진 변동 직접 지불금도 자칫 모두 지급하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르는 우려마저도 있다. 이 모두 일반인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비정상적인 행태들이다.그런데 쌀 생산을 감축하는 문제에서도 정부가 상식을 저버리는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기존의 과잉재고를 줄이는 특단의 대책과 더불어 올해 쌀 생산을 감축하는 것이 쌀값 대책에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라는 점은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올해 예산을 결정하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상임위(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쌀 생산조정을 위해 약 900억 원의 예산을 추가로 편성해 주었다. 하지만 어이없게도 정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 그리고 WTO 체제가 들어온 1995년 이후 농정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조개선(조정)을 최고의 목표로 설정해 달려왔다. 농축산물 개방이 본격 추진되면서 모든 농축산물은 국제 경쟁력을 갖춰야 살아남는다며 규모화 기계화 시설화를 농업의 생존 조건으로 여겼다. 그 중 가장 앞장서 질주한 분야가 축산업이다. 하우스 뼈대에 보온덮개를 덮어 만든 축사는 사라지고 철골구조의 번듯한 대규모 축사가 하나둘 늘어났다. 어느새 소규모, 부업축산은 사라지고 축산업은 전업화 또는 계열화로 급격히 재편됐다. 이른바 공장식 축산으로 축산업 구조가 바뀌었다. 시설과 기술의 발달을 내세운 규모의 경제는 나름 축산업에 경쟁력을 갖추게 했고, 농촌에서 돈을 버는 농민은 축산농민 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가 됐다.
북측의 문서에 자주 거론되는 용어 가운데 농업구조개선이란 것이 있는데, 남측에서도 동일한 용어가 지난 30년 동안 농업정책의 키워드로 사용됐다. 그런데 남북이 동일하게 사용하는 농업구조개선이라는 용어의 의미와 내용은 전혀 다르다.남측에서는 농산물의 시장개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정부가 농업경쟁력 제고를 위한 중심과제로 농업구조개선을 추진해 왔고, 지금까지도 국내 농업정책의 핵심 가운데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남측의 농업구조개선은 한 마디로 ‘선택과 집중’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한정된 농업자원을 선별적으로 선택받은 소수의 정예농가에게 집중 지원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전업농이니 기업농이니 하는 것이 바로 그 소수의 정예농가에 해당한다. 농민들은 이러한 농업구조개선을 농업구조조정으로 규정하고 있기
몇 년 전 지도교수를 맡고 있는 동아리 엠티에 저녁초대를 받아 간 자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학생들은 한창 운동을 하는 중이었고 몇몇 식사당번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한 켠에서 압력밥솥의 추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으나 아무도 끄려고 하지 않았다. 그 소리에 부엌을 들어가니 이미 탄내가 진동하고 있었다. 서둘러 불을 끄고 학생들에게 왜 불을 끄지 않았냐고 물었을 때 들은 대답은 지금도 어이가 없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다. ‘추가 왜 그렇게 심하게 흔들리는지 이유를 몰라 그냥 두었다’는 대답이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했더니 압력밥솥을 태어나서 처음 봤다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았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도 그럴 것이 그 학생들은 밥솥세대가 아니라 전기밥솥세대였기 때문이다.사실 솥에 밥을 하는 것은
[대담 심증식 편집국장·정리 한우준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북도연맹은 지난 6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신임 의장으로 김도경 전 부의장을 선출했다. 청원군농민회장 출신으로 도의원에 당선돼 충북 농민들을 대변했던 ‘농사꾼의 일꾼’ 김도경 의장을 지난 14일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충북도 농업인회관에서 만났다. 농민운동의 시작점을 돌아본다면.대대로 여기서 100년은 살았고 나도 20대 이후 계속 농사를 지어왔다. 그러다 지난 2000년 살고 있던 면의 농민회 면지회가 복원되는 과정에서 본격적으로 농민운동에 발을 들이게 됐는데, 처음에는 그저 함께 농사짓는 사람들과 고통을 나누자는 마음으로 참여했었다. 지금은 지난 세월 충북의 농민들을 위해 음지에서 열심히 노력했노라 자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이 신문이 나가면 곧 입사 5개월 차가 된다. 어머니는 애송이 기자가 되어 갑자기 여기저기 멀고 거친 현장을 나가게 된 자식이 매주 안쓰럽다. 나는 얘기한다. “엄마, 거기 저보다 훨씬 힘든 분들이 많아요.”얼마 전에 홍성의 한 농공단지 옆에 있는 농촌을 방문했었다. 마을 사람들은 폐수가 농수로에 유입되는 것 같다고 끊임없이 민원을 제기했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자 2년 전쯤 저항을 포기했다. 손을 넣으면 아주 미세하게 끈적임이 느껴지는 그 물로 마지막 임차 농사를 지어 팔고 먹을 쌀은 사서 먹었다는
[한국농정신문 방극완(전북 남원)]“정초부터 어떻게 노제를 지낸디야.”설 명절을 얼마 안남기고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발인이 설 당일이라 마을에서 말들이 많다. 노제를 지내자는 분들과 정초부터 어떻게 노제를 지내냐는 분들로 오랜만에 마을에 토론이 붙었다.“명절에 돌아가시지 말라는 법도 없고 여기 계신 분들도 돌아가시고 나서 이런일로 이야기하면 안 서운하겄소.” 결정타였다. 일순간 침묵이 흘렀다. 결국 노제는 지내되 마을 안쪽으로 운구차가 오지 말고 돌아서 장지로 가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집성촌이다보니 큰집 며느리가 돌아가신 일이라 쉽게 결론을 내리진 못했지만 나름 절충안이 통과된 것이다.산일을 해야 될 사람이 없어서 장례식장에서 하루만 있고 새벽에 장지로 내려와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흰 방역복을 입은 정부 관계자들은 군데군데 서 있었다. 마을 뒷산과 평지가 맞닿는 곳엔 거대한 구덩이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구덩이 위론 대형 비닐이 덧씌워졌다. 볏짚 더미로 둘러싸인 농장에서 살처분된 소를 싣고 온 트럭은 구덩이 인근에 10여 마리의 소를 한꺼번에 쏟아냈다.트럭이 멈춘 자리마다 축 늘어진 소들이 더미를 이뤘다. 한우 특유의 고운 빛깔 대신 진흙으로 범벅된 소들이 마구잡이로 엉켜있었다. 굴삭기는 소를 한 마리씩 떼 내어 구덩이로 밀어 넣었다. 방역당국의 한 직원은 소들이 묻힌 구덩이 위를 오가며 소독액을 연신 뿌려댔다. 정녕 을씨년스러운 살풍경이었다. 소 울음이 끊긴 농가 뒤편에서였다.또, 구제역이 터졌다. 충북 보은, 전북 정읍에 이어 경기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