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온 국민의 공분을 샀던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농지투기 사건 이후 정부와 여당은 ‘농지법’ 개정에 온 힘을 쏟았다. 농촌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은 경쟁적으로 ‘농지규제’를 강화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모습도 보였다.당시 농림축산식품부도 농지관리 개선대책을 서둘러 발표하면서 국회의원들의 경쟁적 농지법 개정안도 수그러들었다. 정부가 제시한 선에서 농지법은 개정됐고, 지난해 8월 18일부터 시행 중이다.법이 개정되면서 몇 가지 유의미한 변화도 있다. 개정된 농지법에 따라 정부는 농지위원회 심의제도와 농지 임대차 신고제
올해도 절반이 지나고 있다. 이맘때가 되면 또다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예산이다. 현재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제2회, 제3회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의회에 제출하고 있다. 논의 중인 추경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바로 내년 본예산 규모다. 2024년 예산이 확정되기 전에 현장의 요구를 전하기 위해 각 지역 농민단체들은 한발 앞서 대응하고 있다.많은 지자체에서는 국비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신규사업 발굴에 혈안이 돼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들 역시 각 중앙부처를 방문하며 지역구 사업을 정부 예산에
전국 농가의 경제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매년 발표된다. 지난달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농가경제조사가 그것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2년 농업소득이 1,000만원도 안 되는 949만원이었다. 한 달 월급도 아니고 1년 동안 농사지어 번 돈이 그야말로 대폭락한 것이다.도시에서 직장을 다니며 연봉 6,000만~ 7,000만원을 받는 사람들도 연봉이 줄어든다면 힘들 텐데, 1,200만원 하던 농업소득이 900만원대로 떨어졌으니 농민들의 삶이 어떨지 가늠이 된다. 얼마나 팍팍할 것인가,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더 큰 문제는 20
정부는 수도권 그린벨트 규제 완화, 기업 규제 완화 등 지난 1년간 대대적으로 규제를 풀었다. 어느 집단을 위해 규제를 풀고자 하는지 그 방향성도 명확하다. 자본이 많은 사람들의 주머니를 더 채울 수 있는 방향으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곧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가치를 외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규제 완화라는 명목으로 농지 투기를 부추기는 대규모 개발 사업이 더 활기를 띄고 있다. 정부의 규제 완화에 발맞춰 지자체에서는 농지 개발에 속도를 내고 그린벨트의 중요성은 온데간데없이 개발사업에 전폭 지원할지 모른다. 반면 생존을 위해 투쟁하
위해성 평가를 거치지 않은 GMO 쥬키니호박이 8년 동안 우리 식탁에 올랐고 이를 관리해야 할 정부는 되레 축소·은폐하기 급급했다. 먹거리 불안 문제를 정부가 부추긴 셈이다.GMO 쥬키니호박 사태는 우리 국민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검역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 확인하는 계기가 됐고, 정부가 GMO 종자를 걸러낼 의지가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줬다. 우리나라는 이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추진할 예정이거나 협상을 시작해 놓은 상태다. 이미 96.1% 관세
봄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5월의 서울 아스팔트 위에는 지역에서 상경한 양파, 마늘 농민들로 가득 찼다. 농민들은 정부의 수입의존 정책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기 위해 일 년 중 가장 바쁘다는 성출하기를 앞두고 서울로 올라올 수밖에 없었다. 정부의 저율관세할당(TRQ) 증량에 대한 예고는 9개월 동안 피땀 흘린 농민들의 노고를 짓밟는 것과 마찬가지다.며칠만 있으면 전국의 신선한 햇양파가 시장으로 쏟아져나올 예정이다. 작황이 좋지 않은 지역도 있지만 TRQ를 증량해서 들여와야 할 만큼 국내 양파 생산량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농민들은 지난해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가 지난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의 양파 수입 확대 정책을 규탄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나흘 뒤인 15일엔 전남 무안군에 있는 전남서남부채소농협(서남부채소농협) 앞에서 2023년산 양파 적정 수매가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전국의 양파 생산자들은 생산비가 보장되는 햇양파 적정 수매가로 20kg 한 망 기준 2만원을 요구하고 있다.지난해 서남부채소농협은 양파 20kg 한 망을 1만6,000원에 수매했지만 정부는 양파 수매가를 높게 주는 농협에 불이익을 주겠다며 농협중앙회 경제지주를
생존을 위해 가장 안정적으로 필요한 것이 먹거리다. 현대는 소득양극화와 함께 먹거리양극화도 심화돼 먹거리가 기본권 측면에서 다뤄져야 한다. 관련된 법안 제정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누구나 누려야 하는 권리인「먹거리기본법안」두 건이 지난달 국회에 발의됐다. 지난 4월 10일(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이어 25일(강은미 정의당 의원)에도 먹거리기본법안이 발의됐고 관련 내용을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도 열렸다.먹거리운동진영에서는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관련 조직들과 함께 논의하며 기본법안을 다듬어왔다. 국회 입법안에는
윤석열정부가 출범한 지 1년이 지났다.‘튼튼한 농업‧활기찬 농촌‧잘사는 농민’을 상징 문구로 직불금 5조원 확보 등 10가지 농정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윤석열 대통령의 첫 농정 행보는 비료 지원 예산 삭감이었다. 물가폭등으로 비료값·기름값·인건비 등 생산비가 폭등한 상황에 농민을 사지로 내몰았을 뿐 아니라 이후에도 무대책으로 일관했다.쌀값은 45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했는데 생산비가 보장되는 양곡관리법 개정을 요구한 농민들의 외침도 철저히 무시했고, 더불어민주당의 자동시장격리법안마저 거부하면서 취임 1년의 시간이 흘렀다.대통령은 농
본격적인 농번기에 들어선 농촌은 농사가 시작돼 바쁜 농민들이 대부분이지만 농작물에 피해가 발생해 시름하는 농민들도 많다. 바로 농작물 재해로 고통받는 농민들이다. 급격한 기후변화 속에서 발생한 이상기후로 농작물 재해가 빈번하다.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응이 더욱 어려운 이상기후는 농업환경을 불확실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제도적 보호망은 부족한 실정이다.이번에는 특히 경남 진주지역의 배, 복숭아, 자두, 매실, 감, 키위, 감자, 노지고추 등 많은 종류의 작물에서 냉해가 발생했다. 현장에서 판단한 피해율은
왜 정부는 농민들의 생산비 보장 요구를 늘 거부할까. 고된 노동으로 국가 식량계획을 실제 수행하는 고귀한 임무를 농민들이 담당하고 있건만 국가는 이를 전혀 공무라고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다.지난달 24일, 전국의 농민 대표자 100여명이 국회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농업 포기·농업 말살을 자행하고 있다며 ‘대통령을 거부하는’ 대회를 열었다. 대통령이 거부한 것은 양곡관리법이지만, 농민들은 이것을 농업 포기 선언이자 농업 말살 선언으로 규정하고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민에 대한 선전 포고로 받아들였다.지난 2022년 농가소득과 농업
겨울철 우리 국민들이 가장 즐겨먹는 대표적인 과일은 제주도의 새콤달콤한 만감류이다. 육지가 꽁꽁 얼어붙어 농작물 재배가 어려운 겨울철에 제주도에서 자라난 무, 양배추, 당근, 브로콜리 등의 월동채소는 우리 식탁을 풍성하게 채워준다. 하지만 제주에서 육지까지 운송돼오는 과정에 과도한 추가비용이 요구되고 있다는 것을 대부분의 국민은 잘 알지 못한다.섬(도서) 지역이라는 지리적 여건 때문에 제주의 농어민들은 추가배송비용을 지불하는 부당함에 처해있다. 추가적인 운송비의 부담은 농어민에게도 큰 부담이지만 결국에는 소비자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