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9일부터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률(농촌공간재구조화법)」이 시행됐다. ‘농촌의 난개발과 지역소멸 위기 등에 대응하여 농촌공간의 재구조화와 재생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삶터·일터·쉼터로서의 농촌다움을 회복하고 국토의 균형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 법의 주요 내용은 △농촌공간계획의 수립 △농촌특화지구의 지정과 관리 △농촌협약 및 주민협정 △추진체계 구축 등이다.농촌공간재구조화법은 그동안 단위사업별로 추진돼 온 농촌공간에 대한 정책을 장기적인 계획에 입각해 통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의료계 파업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공의들의 집단진료거부 7주차에 접어들던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의료개혁’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의대 증원을 최일선에 앞세운 정부와 이에 반대하는 의료계가 한 치 물러남 없는 팽팽한 대치를 계속 이어가는 상황이다. 연일 보도되는, 해결이 요원한 듯한 갈등 상황과 파업으로 발생한 안타까운 사례들로 피로감마저 느껴지는 가운데 묵묵히 막중한 업무를 감내하며 환자 곁을 지키는 적지 않은 의료인의 노고가 행여 잊히거나 왜곡될까 우려된다.가만히 생각해 보면 끊임없는 이상기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농민들의 처지를 아랑곳 않는 주류 언론의 ‘농산물 가격 때리기’에 맞서 농민을 변호하고, 소비자의 이해를 이끌어 내는데 있어 어떻게든 힘을 더하는 일련의 활동은 어느덧 농업전문지 기자들의 중한 소임이 됐다.딱 3년 전 이맘때쯤, 전남 신안 임자도를 다녀와 냈던 ‘신안 임자도 금대파 고향 떠나는 길’이란 제목의 스케치 기사 역시 그런 보도활동의 결과물 중 하나였는데, 작금의 ‘대파 난리통’은 쉽게 묻혀서는 안 될 일이기도 하고, 이와 관련해 한 번 더 꺼내보고 싶은 임자도에서의 기억도 있어 굳이 말을 더 얹
눈길 가는 모든 곳이 봄이다. 남쪽 어딘가부터 꽃소식을 따라 들려오는 봄소식. 봄바람. 봄비…. 제아무리 춥고 매섭던 겨울도 때가 되면 시나브로 봄으로 물들어 가는 것이 자연의 섭리임에도 해마다 봄은 늘 새롭다. 그래서 봄은 시작이며 희망이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농민들에게 봄은 더욱 그렇다.사실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봄을 맞이하는 것은 서서히 봉오리를 터뜨리고 얼굴을 드러내는 꽃도, 겨울잠에서 막 깨어난 개구리도 아닌 이 땅의 농민들이다. 농민들은 이미 한참 전에 논과 밭으로 나와 기지개를 켜듯 농사일을 시작하는 것으로 봄이 오
본격적인 봄을 맞아 농촌에서는 풍년을 기원하는 행사가 연일 성황을 이루고 있다. 농민의 무사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영농발대식은 한 해 농사를 시작하기 전에 치러지는 의식이면서 축제이다. 농업을 중시한 고려시대에는 국왕이 직접 풍년을 기원하며 국가적 축제로 치렀고, 농본주의 경제정책을 내세웠던 조선시대에도 기곡제를 지내며 풍년이 들기를 모두 기원했다. 역사에서도 그 의미를 알 수 있는 것처럼 한 해 농사의 풍년을 전 국민이 함께했다.전국 방방곡곡 농촌지역에서 열리는 영농발대식에는 농민들의 염원이 담겨있다. 그리고 영농발대식의 대회사
22대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지만, 각 정당이 내놓은 뚜렷한 민생대책이나 농업대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지역구 후보들 역시 ‘나를 뽑아달라’는 구호만 앞설 뿐 앞으로 지역주민들을 위해 어떤 정책을 펴겠다고 차분히 설명하는 일은 등한시한다. 유권자들도 어떤 정당이냐, 그 후보가 어떤 인물이냐로 투표권을 행사하기는 마찬가지다. 후보자가 국회의원이 돼 무엇을 하고 싶은지 면밀하게 따지는 것에 소홀하단 뜻이다. 국회의원 후보와 유권자 모두 공약에 대한 무관심이 암묵적 동의가 되다 보니 정책선거가 실종된 것은 아닐까.하지만
북한이 지방경제발전을 위한 새로운 정책을 추진 중이다. 전국 200여개 시군에 생활필수품을 생산하기 위한 경공업공장단지건설을 시작했다.올해 1월 우리의 국회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앞으로 10년 동안 매년 20개 지역에 지방공업공장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방발전 20×10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1962년 이래로 북한의 공업관리체계는 중앙공업과 지방공업으로 이원화돼 운영되고 있다. 국가예산도 중앙과 지방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중앙공업은 국가가 투자하고 직접 관리하는 반면 지방공업은 지방 자체의 힘으로 운영된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지난달 14일 회의에서 230억원 규모의 수급안정사업을 확정했다. 지난해 대폭적인 정부 지원에 힘입어 417억원 규모로 사업을 추진한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아쉬움이 큰 가운데 회의 이튿날인 15일 정부가 발표한 1500억원 규모의 물가안정대책으로 한우고기 소비 촉진에 약 130억원의 추가 지원이 가능해진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체적으로 약 360억원의 소비 활성화 재원을 확보해, 주로 소비자가를 낮추는 할인행사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소비자 할인행사의 목적은 그동안 경기침체로 생산비보다 하
[한국농정신문 김한수 기자] 농사는 어떻게 짓게 됐나?대학 다닐 때 학생운동을 좀 했었다. 이때 고민이 졸업 후 ‘사회변혁을 위한 활동을 하면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 이거였다. 결론은 내가 하고 싶은 농사를 지으며 농민회 활동을 해야겠다 싶더라. 그런데 아버지가 농사는 절대로 안된다고 말리셔서 일단 직장을 다니며 때를 기다렸다. 농민회부터 가입하려 했는데 농민이 아니어서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그때 성주군농민회에서 농사에 진심인 마음을 받아줘 1997년에 가입하고 고향 성주군으로 내려와 아버지 허락을 받았다. 그렇게 농민운동
지금부터 49년 전인 1975년 9월, 일본인 손님 한 사람이 우리 집에 왔다.일본의 유기농업 단체인 ‘애농회’를 만든 고다니 준이치 선생이었다. 그 2년 전에 나의 아버지는 일본으로 고다니 선생을 찾아갔다. 그분이 내는 잡지를 감명 깊게 읽고 계셨기에 한 번 만나고 싶으셨다고 했다. 두 사람은 밤늦도록 이야기를 나누었다. 고다니 선생은 “이제까지 많은 한국 지인들이 초청했지만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는데 당신을 만나서 이야기하니까 한국에 가고 싶어졌다. 당신이 초청해 주면 열매 있는 한국 방문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농부인 그분은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모두가 ‘지역소멸’ 문제를 이야기한다. 관료와 학자, 언론을 막론하고 “이대로 지역에서 사람이 줄어든다면 결국 지역도 소멸하리라”라는 진단을 제기한다.물론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줄어들고 소멸위기가 심화되는 건 심각한 문제가 맞다. 그러나 이 문제를 이야기하려면 인과관계 설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 ‘소멸위기’의 근본 원인으로서 양극화, 불평등 문제를 이야기하는 게 먼저라는 뜻이다.2024년 현재, 수도 서울을 위시한 수도권과 비(非)수도권 간 불평등 문제는 심각하다. 비수도권 주민들은 결코 수도권 주민들
윤석열 대통령이 농축산물 물가점검에 나섰다가 되레 ‘물정 모른다’는 원성을 사고 있다.지난 18일 윤 대통령은 서울시 서초구에 있는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방문해 과일, 채소 등 장바구니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농협유통 인재개발원에서 민생경제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물가점검과 민생경제 점검회의엔 한덕수 국무총리,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비롯해 대통령실의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민생경제를 관장하는 정부 주요 인사들이 함께한 것이다. 이들의 대책
주요 정당의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정당 정책이 속속 확정되고 있다. 비례대표를 노리는 비례정당이나 위성정당, 새로이 창당한 신생정당 등 50개가 넘는 정당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등록됐고, 이 중 29개 정당(3월 20일 기준)이 정책을 등록·발표했다. 선관위 정책공약·마당에 등록된 정당·정책에서는 정당별 정책을 확인해 볼 수 있다. 농업과 관련된 정책공약을 살펴보니, 더불어민주당 정책목록 세 번째로 농림해양수산 정책이 제출됐고, 농림축산업을 탄소중립 선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정책 목록에 농업을 포함하
최근 사과가격이 급등하면서 우리 정부가 일본산 사과 수입을 위한 내부 검토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후쿠시마산 사과가 수입되는 것 아니냐는 등의 논란이 있었다. 가뜩이나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로 일본산 농축수산물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이 높아진 상황에서 나온 보도라 우리 국민의 걱정이 클 수밖에 없는 일이다.며칠 전인 지난 15일 일본 농림수산성이 ‘2023년도 후쿠시마현산(産) 농산물 등 유통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원전 폭발사고 이후, 후쿠시마산 농축수산물의 판매부진 원인을 분석하고,
얼마 전 파리 도심에 트랙터가 가득 찼다. 그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프랑스 농민들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즉석에서 토론하는 모습은 더 기억에 남는다. 농민과 대통령의 즉석 만남이 이뤄졌다는 점이나, 즉석 토론이 2시간 동안이나 이뤄진 점 등은 우리나라에서 상상할 수도 없는 모습이었다. 트랙터 시위로 시작된 유럽의 농민투쟁은 농산물 가격 대책에 대한 대통령의 약속과 엘리제궁 초대까지로 이어졌다. 유럽 농민의 트랙터 시위가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는 무엇일까?몇 달 동안 이어졌던 유럽 농민들의 트랙터 시위로 그들이 말하고자 하
지난달 27일 농민신문 이준원 전 차관 칼럼에서 야당 단독으로 통과된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주제네바 대한민국 대표부에서 세계무역기구(WTO) 농산물 협상과 협정 이행을 담당했던 이로써 비판하며 가격지지정책이 국제무역 규범인 WTO 규정상 문제가 없는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국제사회 흐름에 역행하기보다 공익직불금을 내실화해 농가소득 보장을 강화하자고 했다.이준원 전 차관의 주장은 맞는 말일까? 해남 땅끝에서 농사짓는 내가 보기엔 20년 전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3월 11일, 농협 2층에 구름 인파가 몰렸다.주민토론회 시작하기 1시간 전, 100여 개가 넘는 의자를 보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10분을 남기고서야 그래도 안심이 되었다. 절반의 자리가 채워졌기 때문이다.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오늘은 참석자 수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 주민토론회이기에 준비하고 노력한 만큼 최선을 다해 참가하신 주민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듣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런데, 오후 2시가 되었을 때 주민토론회 참석자는 100여 명이 넘어갔다. 부족한 참석자 명부를 추가로 복사해서 한 사람도 빠짐없
거액의 돈이 움직이는 농협 금융계열사들과 농협상호금융은 합법적으로든 불법적으로든 농협중앙회 혹은 몇몇 고위 인사들의 자금줄이 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 이후만 봐도 이들 금융부문에 얽힌 불법 선거자금 루머가 물밑에서 요란하게 번지고 있는 중이다.금융감독원이 농협금융에 검사팀을 상주시키며 고강도 검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에 지난 한 주 농협이 떠들썩했다. 금감원이 이를 부정하면서 소란이 잦아드는 모양새지만, 소란이 발생한 타이밍은 여러 가지로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의도성이 있다 해도 지금으로선 그게 뭔지 알 길은
최근 전남지역 농민들이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의 ‘농지임대위탁 수수료’가 부당하다며 폐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농지임대위탁’이란 농지소유자가 직접 농사짓기 어려운 경우 농지를 다른 농민에게 임대하는 일을 맡기는(위탁) 것이며, 농지은행은 이 농지임대차를 맡아 운영한다. 농지임대차를 중개하면서 농지은행이 받는 비용이 ‘농지임대위탁 수수료’로 1년 임대료의 5%다. 임차농민이 임차료를 선입금하면, 농지은행은 이 임차료 중 5% 수수료를 떼고 농지소유자에게 후불제로 임대료를 전달하는 방식이다.2023년 기준 농지은행의 임대위탁 계약유지건
언론이 연일 비싼 사과값을 언급하며 사과 수입을 강요한다.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로, 수십년 간 검역문제로 수입하지 못했던 과일을 하루아침에 갑자기 들여온다는 것은 불가하다는 사실을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저 값이 올라 불편하니 다른 품목처럼 수입해서 해결하면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이번과 같은 일은 비단 사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양파 저율관세할당(TRQ) 증량의 문제에서도 확인했듯 수입산 확대 문제가 물가를 안정시키는데 무조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홍보한다. 당장 눈앞에 문제뿐만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파생될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