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중앙대 명예교수 경실련 소비자정의센터 대표]대저 농사란 하늘이 낳고(生), 땅이 기르고(育), 사람이 자라게(長) 한다. 이렇듯 천지인 3才가 조화를 이뤄야 농사가 가능하다. 1만5천여 년 전 충북 청원군 소로리에 농경문화(農耕文化)가 싹 틔우기 시작한 이래 한결 같이 지켜져 온 대자연의 섭리이다.우리 풍토에 알맞는 벼농사와 우리 환경생태계에 적합한 밭농사를 주관하여 함께 더불어 살아 온 삶의 터요 업(業)의 주체가 다름 아닌 농업, 농촌, 농민, 즉 3농(農)이다. 3농이 잘 살아야 나라와 백성의 삶이 풍요롭고 평안하다. 예나 지금이나 이 공동체의 기본 원리는 변함이 없다.세종대왕의 농사직설(農事直說)조선 왕조 518년간 동안 27대의 왕이 재위에 있었으나 그중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가 지방자치단체의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를 저지하고 나서 한껏 달아올랐던 지역 분위기가 급속히 냉각됐다. 중앙정부 정책의 한계에 대처한 지자체의 자구책마저 정부의 제재로 인해 허리가 잘리는 형국이 됐다.농식품부의 계약재배사업이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생산안정제 정착마저 요원한 상황에서 지역에선 최저가격보장 조례제정운동이 들불처럼 번졌다. 지자체가 조례를 통해 몇 가지 품목에 최저가격을 설정하고 가격이 하락할 경우 차액을 보전해 주자는 내용이다. 충북 음성을 시작으로 현재 2개 광역자치단체와 37개 기초자치단체가 이미 조례를 제정했으며 1개 광역자치단체와 4개 기초자치단체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그런데 지난 4월 농식품부는 시군관계자 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농업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산업에 속한다. 안정적이지 못한 농산물 가격 탓에 농민들은 해마다 도박하는 심정으로 농사를 짓고, 결과는 갈수록 좋지 못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정부가 나름의 정책을 내 보지만 아직까지 효과는 미미하다.최근 몇 년간 채소 품목별 주요 출하시기의 도매가격을 비교해 보면 롤러코스터를 타듯 불안정한 형세를 볼 수 있다. 개중에는 2013년의 양파나 2011년의 마늘처럼 높은 가격을 형성한 해도 있지만 대부분이 농민들이 주장하는 생산비 수준을 맴돌거나 크게 밑도는 수준이었다. 농가소득이 도시소득의 50~60% 수준이며 농가소득 중 농업소득이 30%에 불과하다는 통계청 조사는 지금의 농산물 가격이 농민들에게 정상적인 소득을 담보할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미국의 시민단체 우수식품협회(GFI)가 미국식품의약국(FDA)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두유(soy milk)’ 용어에 대한 FDA의 규제적 처리 기록을 밝히라는 것이다.GFI는 FDA가 일부 업체에게 제품라벨에서 ‘milk’라는 단어를 삭제하라고 하면서 어떤 업체에는 이를 허용하는 등 모순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합리적인 조사를 실시할 것과 모든 관련된 기록·비용·요금 등의 공개를 요구했다.‘soy milk’ 용어 단속함에 일관성이 결여됐고, 소비자의 혼란을 초래해 불공정한 경쟁구도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이에 미국 낙농가연합(NMPF) 등도 유제품에 사용되고 있는 낙농용어가 10년 넘게 남용되는 것을 FDA가 엄중히 단속해야 한다고 주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처음으로 농민들을 가격 결정에 참여시킨 제도인 원유가격연동제가 협상테이블에 오르게 됐다. 6월 초 유업체가 임시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했던 ‘원유가격 결정체계 개선 소위원회’가 결국 ‘우리 낙농산업의 문제점 발굴과 대책마련을 위한 소위원회’로 구성됐기 때문이다.지난달 28일 낙농진흥회는 ‘제 2차 임시이사회’에서 앞서 유업체가 안건으로 상정한 원유가격 결정체계 개선 소위원회를 낙농산업의 문제점 발굴과 대책을 마련하는 소위원회로 구성했다. 소위원회는 자유무역협정(FTA) 낙농 피해보전, 우유 유통구조 및 원유가격 결정체계 개편 등을 논의하고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유업체는 계속해서 원유가격연동제에 시장 수급상황을 반영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소비자단체도 제도 개편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제과·제빵업계에서는 한 달이 넘게 생크림 사수에 애를 먹고 있다. 규모 있는 프랜차이즈를 제외하고는 납품이 끊겨 빵과 케이크를 만드는 게 진짜 ‘일’이 됐다. 뒤이어 버터에도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생크림과 버터는 원유를 탈지분유로 만들 때 나오는 부산물인 유지방이 원료다. 그런데 유업체가 재고가 많다는 이유로 분유 생산을 줄이면서 생크림과 버터 생산량도 덩달아 줄었다.유업체 관계자는 “분유가 정말 많이 쌓여있다. 게다가 탈지분유를 생산할 때 드는 비용은 kg당 1만2,000원인데 탈지분유 가격은 3,000원에 불과해 9,000원씩 손해를 보는 구조”라며 “생크림을 팔아 나는 수익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모든 손해를 감수하면서 소비자의 수요를 맞출수만은 없다”고
[한국농정신문 배정은 기자] 낙농진흥회의 유대체불 사태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소속 낙농가들은 약속대로 감산을 했으니 남은 부분은 진흥회와 정부의 몫이라는 입장이다. 원유수급조절자금이 동난 채로 시작한 하반기, 낙농진흥회는 낙농가와 정부 사이에서 어떤 해결책을 찾아낼까.올해 낙농진흥회(회장 이근성, 진흥회)와 유업체의 계약물량은 44만톤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2013년 47만8,000톤에 비하면 약 4만톤 가량이 줄어들었다. 농가가 원유 생산량을 2013년 수준으로 줄여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5% 가량 줄었음에도 소비가 동반 감소하는 바람에 감산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 정부도 유업체에 원유 부족분은 증산하지 말고 진흥회에서 구매할 것을 권장하고 있지
1990년대 이후 농민들은 평소에 들어보지 못한 해괴한 언어들과 싸워야 했다. 처음으로 농민들을 당혹스럽게 만든 단어는 우루과이라운드(UR)였다. 남미 어디쯤에 있는 나라 이름이라고 하는데 그것이 왜 우리나라 농민들의 삶과 연결되는 것인지, 대체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인지 농민들은 피곤한 눈을 비비며 공부를 해야 했다. 온몸으로 세계화의 물결을 맞게 된 것이랄까. GATT, UR, WTO, FTA 등등 농민들이 농반 진반으로 ‘머리에 쥐가 난다’고 할 정도로 복잡다단하고 끊임없이 생존권을 위협하는 고달픈 세상이 온 것이었다. 간단하게나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그 때까지 세계의 무역은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이라고 불리던 GATT에 의한 것이었다. 1948년 이후 지속되던 가트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WTO, FTA 등 개방농정으로 인해 암울한 먹구름이 드리워진 농업·농촌의 현실 속에서 대안 경제와 패러다임의 전환, 새로운 철학 등의 해법이 절실하다. 은 ‘희망’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농민을 찾아 농업·농촌이 행복해지기 위한 대안을 모색해 왔으며 이번호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편집자 주 일반축산에서 돼지는 빠른 출하를 위해 급하게 살을 찌운다. 젖을 떼면 비만을 유도하기 위해 분유를 먹이고 6개월 만에 출하된다. 하지만 강원도 평창 오대산 자락 800m 고지대에 위치한 원중연(65)씨의 원가자농(원씨네가족자연농원)에서 방목하며 키운 흑돼지는 다르다. 날씬한데다 날렵하기까지 하다. 자연이 주는 전통적인 농법을 고집스럽게 고수하며 숱한
[한국농정신문 최용탁 소설가]우리의 오랜 역사를 한 마디로 줄이면 ‘쌀을 얻기 위한 투쟁’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쌀이 주요 식량으로 자리 잡으면서 수천 년 동안 논을 만들어 온 농민들의 노력은 실로 눈물겨운 것이었다. 손바닥만 한 삿갓 논에서 청산도의 구들장 논, 바다를 막아 광활한 논을 확보한 간척지까지 민중의 역사는 기본적으로 논을 만들어 쌀을 생산하기 위한 간고한 역사였다. 결정적인 승리를 앞두고 회군했던 갑오농민전쟁의 전주화약도 모심기 철이 다가왔기 때문이었다는 설이 있고 겨울을 앞두고 일어난 2차 봉기 역시 추수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고 한다. 목숨을 내걸고 싸우는 중에도 마음 한 편은 논에 가 있던 농민군이었다. 그렇게 벼 농사는 어떤 경우에도 포기할 수 없었던 절대적인 것이었다.쌀을 자급
[한국농정신문]2015년 11월 14일 서울 한복판에 10만 민중이 모였다. 쌀 개방 원년, 쌀값이 폭락했다. 매년 되풀이되는 농산물 가격폭락에 시름하는 농민들에게 쌀 개방 그리고 쌀값 폭락은 위기감을 최고조로 올려놨다.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결국 농민들을 서울로 불러 올렸다.더불어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사회 전반의 피폐해진 현실은 더 이상 앉아 있을 수만은 없게 했다. 250명의 어린 학생을 포함해 304명이 진도 앞바다에서 죽어가는 것을 온 국민이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그 누구도 구조하지 못한 무능함에 진저리를 쳤지만 다음 해에 이어진 메르스 사태로 박근혜 정부의 무능 무책임은 국민을 더욱 절망하게 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반성은커녕 탐욕만을 키워가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지난달 31일은 백남기씨가 경찰의 물대포에 쓰러진 지 200일이 된 날이다. 한 농민이 국가폭력에 희생돼 생사의 갈림길에 선 200일 동안 박근혜정부는 철저히 백씨를 외면했다.국가폭력의 직접 가해자인 경찰은 백씨가 쓰러진 지난해 11월 14일의 기록에 단단히 자물쇠를 채우고 버티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변정필 국제 엠네스티 한국지부 전략캠페인팀장은 지난 3월 “국제 인권 기준에서 인권 침해가 발생하고 어떤 의혹이 있을 때, 그 의혹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 그 자체를 인권 침해라 규정한다”며 “경찰은 자기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즉각 평가하고 시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경찰청(청장 강신명)은 정보공개는커녕 백씨 가족들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고
[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평소 딸이 본 ‘아버지’ 백남기는 어땠을까. 지난달 21일 서울대병원 앞 농성장에서 만난 백민주화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뒤에 아버지께서 ‘바뀐 게 없이 옛날로 돌아가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얘기하시더라”고 떠올렸다. 백씨는 “아버지는 우릴 붙잡고선 농촌현실이 힘들다 얘기하신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자녀들이)걱정할까봐 그러시지 않았겠나’ 묻자 백씨는 “후배들하고는 얘기했겠다”하더니 끝내 눈물을 훔쳤다.“아버지와 함께 집회에 참석한 후배 한 분이 절 보고는 우시면서 아빠와 사고 직전 나눈 얘기를 전했다. 그 분이 ‘물대포를 맞으면 그 자리서 죽겠다’고 하니까 아버지가 ‘그러게 큰일나겠다. 조심하자’고 말했다더라. 그렇게 대화하고 몇 분도 안 지나서 사고가 났다면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사진 박경철 기자]지극히 평범했던 한 노인의 이름이 온 국민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지 200일, 그의 이름 앞뒤엔 항상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농민’이다.백남기 농민 사건에서 대다수의 시민들이 초점을 맞추는 부분은 경찰의 불법적 폭력진압이 농민을 쓰러뜨렸다는 ‘현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전남 보성 들녘에서 농사짓던 그 농민이 종로거리 경찰의 살수차 앞에 설 수밖에 없었던 ‘배경’ 또한 백남기 농민 사건을 목도한 이들이 풀어내야 할 과제다.어디서도 주목받지 못하는 농업·농촌의 현실 속에서, 그 과제를 짊어지길 자청하는 사람들이 있다. 본지는 사건 이후 줄곧 백남기 농민의 곁을 지켜 오고 있는 ‘농민의 길’ 소속 4개 단체 정책기획 담당자들을 모아 백남기 농민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 지난해 11월 10만 민중의 함성이 서울 한복판을 점령했다.노동·농민·빈민·청년학생·시민사회로 구성된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지난해 11월 14일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서울 일대에서 10만여명이 참석한 민중총궐기 대회를 개최했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며 광화문을 가득 메웠던 2008년 촛불 이후 최대 규모다. 그 중심엔 농민이 있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가톨릭농민회,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로 구성된 농민의 길은 태평로에서 전국농민대회를 개최했다. 3만여명의 농민들은 쌀값과 농산물값 폭락에 항의하는 뜻으로 쌀가마니를 뒤덮어 쓴 채 단호한 의지를 내보였다. 박근혜 정부의 노동개악에 맞선 노동자와 시민단체회원, 일반시민도 함께했다.
[한선범 한국진보연대 정책국장]왜 경찰당국은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 살인진압을 가했을까?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인원이 참여했기 때문이었다. 매년 개최된 연말 민중대회의 참가자 수는 2만~5만명 수준이었는데, 총궐기에 참여한 인파는 무려 13만명에 달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인파에 경찰 당국은 당황한 것이고, 경찰 본연의 임무를 넘어 과잉 진압을 자행한 것이다.그렇다면 왜 그렇게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인파가 그 자리에 모였을까? 박근혜 정권의 실정이 민중의 인내의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이었다.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노동개악, 밥쌀 수입 강행과 묻지마 개방 지속, 의료 민영화와 공공부문 사유화, 친재벌 규제 완화, 대북 적대정책에 따른 전쟁위기,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 친일독재 미화
1989년 1월 26일, 대전에서 전국수세폐지대책위원회가 열렸다. 전 해에 연인원 3만 여 명에 이르는 농민 시위가 전남북을 중심으로 이어졌으나 농민들이 주장하는 ‘수세 폐지, 수리청 신설’에 대하여 수세를 단보 당 10kg으로 인하하겠다는 정치권의 약속이 있었을 뿐이었다. 대책위원회에서는 농민들의 기세를 모아 결정적인 투쟁을 전개한다는 데에는 의견이 모아졌다. 그러나 방안에 대해서는 동시다발적인 도 단위 투쟁 전술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전국단위 투쟁 전술의 두 가지 안이 제기되어 치열한 회의를 거쳤다. 그리고 결론은 여의도에서의 전국 집회였다. 한편 전남북이 중심이 된 수세 투쟁과 함께 경남북과 충북 지역 등에서는 고추 값 폭락에 따른 고추 생산비 보장 투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WTO, FTA 등 개방농정으로 인해 암울한 먹구름이 드리워진 농업·농촌의 현실 속에서 대안 경제와 패러다임의 전환, 새로운 철학 등의 해법이 절실하다. ‘희망’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농민을 찾아 농업·농촌이 행복해지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려 한다. 매달 1회씩 게재할 예정이다. 편집자 주 벌은 물론이요 참새와 작은 새들이 수시로 날아들고, 개구리에 뱀까지. 생태계의 보고가 된 논과 밭. 충남 논산 상월면에서 권태옥(52)씨가 친환경자연농법으로 일궈온 더불어농원의 모습이다.지난 17일 만난 권씨는 논과 밭을 돌며 쉴 새 없이 목소리를 높여 설명하면서도 연신 웃음을 잃지 않았다. “내가 농사짓는 걸 좋아해서 농사 얘기하면 목소리 톤도 올라가고 말도 빨라져요.
[한국농정신문 최용탁 소설가]대동강 물을 팔아먹은 봉이 김선달 같은 기관이 있었다. 하늘에서 내리는 물을 농민들에게 팔아먹는 농지개량조합, 조합원인 농민들에게 강제로 그들이 거두는 것은 수세였다. 수세란 쉽게 말하면 ‘물값’인데 댐과 저수지, 수로 등 수리시설 건설비와 관리유지비 그리고 조합 직원의 인건비까지 포함하는 세금이었다. 이것은 일제가 자국 내의 부족한 식량과 군량미를 보충하는 산미증식계획의 일환으로 1917년 조선수리조합을 만들면서 시작되었다.식민지 수탈 기구 중 하나였던 수리조합은 해방 이후에도 존속되다가 토지개량조합을 거쳐 1971년 농지개량조합으로 개칭되었다. 수리시설은 철도, 항만, 도로와 같은 사회간접자본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투자되어야 함에도 농민들에게 모든 부담을 떠넘기고 있었다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축산업 하면 떠올릴 수 있는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1990년대만 해도 농촌 어르신이 소규모축사에 소와 돼지를 몇 마리씩 키우던 풍경을 볼 수 있었지만, 현재는 공장화된 축산농가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는 축산업의 급속한 규모화로 변한 축산농가의 현실을 보여준다.2016년 1분기 한·육우 사육농가는 9만2,597호로 전년대비 9%가 줄었다. 축산물 시장이 개방된 1995년 53만2,226호에서 20년 만에 5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 축산업 규모화는 1990년대 축산물 시장 개방과 맞물려 있다. 정부에선 농업선진국에 맞선 경쟁력 확보라는 명복으로 규모화·전업화 정책을 폈다. 국내 축산업의 체질을 변화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이었지만 농촌형 ‘구조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시설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