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 박근혜 정부의 민주주의 퇴행

민중총궐기, 박근혜 정권 실정의 필연적 결과

  • 입력 2016.05.27 11:06
  • 수정 2016.05.27 11:39
  • 기자명 한선범 한국진보연대 정책국장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선범 한국진보연대 정책국장]

왜 경찰당국은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 살인진압을 가했을까? 예상을 뛰어넘는 대규모 인원이 참여했기 때문이었다. 매년 개최된 연말 민중대회의 참가자 수는 2만~5만명 수준이었는데, 총궐기에 참여한 인파는 무려 13만명에 달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인파에 경찰 당국은 당황한 것이고, 경찰 본연의 임무를 넘어 과잉 진압을 자행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인파가 그 자리에 모였을까? 박근혜 정권의 실정이 민중의 인내의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이었다.

세월호 참사, 메르스 사태, 노동개악, 밥쌀 수입 강행과 묻지마 개방 지속, 의료 민영화와 공공부문 사유화, 친재벌 규제 완화, 대북 적대정책에 따른 전쟁위기,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 친일독재 미화를 위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집권 3년 동안 박근혜 정권은 일관되게 반민주, 반민생, 반평화, 반통일 정책을 강행해 왔다. 이러한 실정은 민중으로 하여금 △이 나라가 민중의 안전보다 재벌의 탐욕이 더 중요하고 △민중의 생명 구출에 전혀 관심이 없으며 △경제위기를 맞아 자본가-재벌 구하기와 그 부담의 민중 전가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작년 8월 포격전에서도 보듯 마구잡이 종북몰이를 넘어 ‘전쟁 불사’라는 위험천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박근혜 정권이 폭주하고 있음에도, 야당은 무기력하기 짝이 없었다. 민중의 분노를 대변해 정권과 맞서 싸워야 할 야당이,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야당이 반대하면 어떠한 법도 통과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박근혜 정권의 폭주에 제동을 걸지 못한 채 끌려다니는 모습만을 반복했다. 세월호 특별법도, 노동개악도, 지속되는 농업포기 정책도, 각종 규제 완화와 민영화에도, 극단적 대북 적대정책도 막아내지 못했고, 제대로 싸우려 들지 않았다.

민중총궐기는 이러한 상황, 정권의 폭주와 야당의 무기력이라는 절망적 상황에서 찾아 온 총선이라는 권력 재편의 계기에서 민중이 살 길을 찾기 위해 몸부림 친 결과라 볼 수 있다.

총궐기 이후에도 박근혜 정권은 폭주를 계속했다. 미국의 요구에 맹종해 한일 위안부 야합과 한미일 군사동맹의 일체화를 강행했고, 이미 여러 번 진행되어 온 북한의 로켓 발사와 핵실험을 빌미로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폭거를 자행했으며, 3~4월 핵항모와 B-52, F-22 등 미국의 전략자산을 동원한 대규모 전쟁연습을 강행해 일촉즉발의 상황을 만들었다. 노동개악의 핵심 사안인 ‘일반해고’를 지침으로 강행했고, 테러방지법을 밀어붙였으며, 지속되는 폭주에 여당에서마저 반발이 일자 ‘반대파에 대한 공천학살’을 자행했다. 그리고 결국 그러한 폭주는 총선 참패와 여당의 2당 전락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이렇게 총선에서 민중이 이 정권을 심판했음에도, 박근헤 정권에게는 여전히 일말의 반성의 여지나 국정기조 전환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총선 민의에 대한 거부, ‘상시 청문회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조짐, 20대 국회에서의 노동개악 강행 의사, 계속되는 대북적대정책 등 권력이 민의를 거부하고 폭주를 지속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근본적 위협이다. 박근혜 정권이 폭주를 계속한다면, 당연히 민중총궐기도 계속 될 수밖에 없다.
 

▲ 박근혜 대통령 취임 3년을 맞은 지난 2월 25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3년 평가 및 각 단체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농민, 노동자, 빈민, 학생 등 각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박 정권이 파기하거나 후퇴시킨 공약의 이행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