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갈수록 밑지는 도박 … 농업 소득보전 어떡하나
해가 갈수록 밑지는 도박 … 농업 소득보전 어떡하나
  • 권순창 기자
  • 승인 2016.07.02 23: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롤러코스터 가격등락, 보호장치 절실
정부 생산안정제, ‘기대 반 걱정 반’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업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취약한 산업에 속한다. 안정적이지 못한 농산물 가격 탓에 농민들은 해마다 도박하는 심정으로 농사를 짓고, 결과는 갈수록 좋지 못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정부가 나름의 정책을 내 보지만 아직까지 효과는 미미하다.

최근 몇 년간 채소 품목별 주요 출하시기의 도매가격을 비교해 보면 롤러코스터를 타듯 불안정한 형세를 볼 수 있다<그래프 참조>. 개중에는 2013년의 양파나 2011년의 마늘처럼 높은 가격을 형성한 해도 있지만 대부분이 농민들이 주장하는 생산비 수준을 맴돌거나 크게 밑도는 수준이었다. 농가소득이 도시소득의 50~60% 수준이며 농가소득 중 농업소득이 30%에 불과하다는 통계청 조사는 지금의 농산물 가격이 농민들에게 정상적인 소득을 담보할 수 없음을 방증한다.

▲ 2010년대 주요 출하시기별 채소류 도매가격 변동 추이.자료출처: 한국농수산식품공사

올해라고 딱히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특히 최근 몇 년간 농산물은 거듭 심각한 폭락 상황을 맞았다. kg당 200원대의 양파와 평당 1,000원대의 배추가 등장하는가 하면 상당수 채소류들이 수확도 못한 채 폐기되는 아픔을 겪었다. 농산물의 폭락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것이 돼 가는 양상이다.

농식품부는 ‘노지채소생산안정사업’을 통해 농산물 수급안정과 가격보장을 꾀하고 있다. 농협 등의 주체를 매개로 계약재배를 실시하고 이 물량은 수매비축을 통해 수급조절에 우선적으로 사용한다. 가격이 폭락할 경우 수급조절위원회가 설정한 품목별 최저가격을 보장함으로써 농가 피해를 경감한다.

그러나 현실성 없는 품목별 최저가격은 끊임없는 지적과 원망을 받아 왔다. 농식품부 최저가격은 8개 품목 모두 실제 생산비의 절반 수준밖에 안된다는 것이 농민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일례로 최저가격이 215원으로 책정돼 있는 양파의 경우 인건비를 제한 순수 생산비를 현장에선 400~500원으로 잡는다. 실질적인 가격보장이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215원의 최저가격은 지난 2013년 12년만에 15원을 인상한 가격이다.

더욱이 이렇다 할 유인책이 없는 상황에서 농가 참여율이 전체의 15% 정도로 저조하고 가격 호전 시엔 계약을 이행하지 않는 농가도 많아 수급안정 기능조차 제한적인 것이 사실이다. 한편으론 지역농협의 재정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농식품부가 올해부터 새로이 꺼내든 카드가 ‘생산안정제’다. 농가에게 사업자금의 20%를 부담시켜 계약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대신 최저 생산비가 아니라 그보다 높은 수준의 일정한 가격을 보장해 주는 형태다. 보장 가격은 최근 5개년 도매시장 평균가격의 80% 이내에서 각 주산지협의체가 결정하며 계약재배 농가 중 참여를 희망하는 농가를 대상으로 한다.

농가 소득보전 측면에서 보면 기존 계약재배보다 확실히 진일보한 형태다. 현장 농민들의 평가도 비관적이지만은 않은 분위기다. 다만 농가 부담 20%가 들어 있는 만큼 참여율 확대는 여전히 쉽지 않은 과제다. 더 중요한 것은 예산이다. 충분히 예산을 확보해 일정한 사업규모를 만들지 못한다면 이 역시 별 의미를 갖지 못하는 정책이다. 걱정스럽게도 올해 생산안정제에 할당된 예산은 겨우 20억원에 불과하다.

농식품부 원예산업과 박태준 주무관은 “올해 예산이 많지는 않지만 일단 5%로 시작해 2018년까지 15%로 늘려 가려 한다. 수급안정과 농가 소득보전 차원에서 농식품부가 반드시 추진해야 할 사업으로 보고 기재부를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농식품부가 생산안정제를 내세워 지자체의 최저가격보장조례 등 다른 독립적 수급정책을 배척하는 것은 또 다른 걱정거리로 남는다. 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농식품부가 수급정책을 농민·지자체와 함께 풀어가기보다 자기주도성만 강조하고 있어 우려스럽다. 생산안정제 하나가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생각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경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