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국민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단 한 권의 동화책도 읽지 않았다.”진심으로 한 고백인데도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성인 대상의 소설 말고도 동화 창작도 함께 한다는 사람이 설마 그런 삭막한(?) 소년기를 보냈겠느냐, 하는 반응이다.물론 내가 한 말에는 잘못된 표현이 있다. 나는 동화책을 안 읽은 것이 아니라 없어서 못 읽었다. 1960년대에 농촌의 빈한한 집에서 소년기를 보낸 사람이라면 공감하겠지만 당시에는 책값을 감당하기 어려워서 교과서마저 ‘주요과목’인 국어, 산수, 사회, 자연 외에는 구입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았다.그 시절의 농촌 아이들은 대부분 한글 자모도 익히지 못한 상태에서 입학을 했지만 나는 일찌감치 글자 공부를 시켜준 아버지 덕분에, 입학 전에 한글을 더듬더듬이나마 읽을 줄
마을마다 마을회관이 있습니다. 마을회관은 마을의 대소사가 이뤄지는 곳입니다. 면체육대회 음식준비나, 음력 10월 마을 동제 때, 또 연말 마을대동회 때면 마을회관에서 온 마을 사람들이 넉넉히 먹을 음식을 장만하여 푸짐하게 나눕니다. 때문에 마을회관 창고에는 왠만한 식당 만큼의 조리기구들이 정돈돼 있습니다. 온 마을 사람들이 앉아 먹을 수 있는 교자상이며 접시와 그릇, 수저 등이 말끔하게 쌓여져 있습니다.마을회관 창고에 차곡차곡 정리된 그릇을 보노라면 마을회관 공용물품도 세상의 변화를 고스란히 겪어 왔음을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써오던 무거운 쇠그릇에서 간편한 플라스틱 용기까지 가지런히 정리돼 있습니다. 바로 부녀회원들의 손에서 손으로 정리돼 온 것입니다. 부녀회원들은 마을물품을 관리하
“어? 땅개가 헌병 명령에 고개만 까딱 혀? 일어나서 차렷한다. 실시!”이런 등신 같은 놈, 하고 속으로 혀를 차면서도 선택은 한 번 더 참았다. 이번엔 아예 고개도 돌리지 않고 들은 척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호중이 비틀거리며 선택에게 다가오더니, 손바닥으로 뒤통수를 후려치는 것이었다. 고개가 앞으로 고꾸라질 만큼 센 손속이었다. 순간, 선택은 꼭지가 돌고 말았다. 벌떡 일어난 선택이 그대로 몸을 날려 호중의 얼굴을 머리로 받아버렸다. 억, 하는 비명과 함께 쓰러진 호중의 배 위에 올라타서 선택은 사정없이 그의 뺨을 후려쳤다.“이 쌍놈의 새끼가 어디다 손을 대? 이 불쌍놈의 자식이.”연신 뺨을 후려치는 선택의 입에서 욕지거리가 거푸 쏟아져 나왔다. 본래 상스런 욕을 입에 담지 않는 선택에게서
찬바람 속에 따뜻함이 살짝 묻어져 나오는, 봄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계절이 바뀌면서 일교차도 심해지고 공기도 건조해지기 때문에 감기나 기관지 질환의 발생이 빈번해질 수 있다. 또, 겨울동안 찬 기온에 긴장되거나 굳어있던 근육과 관절들이 풀리면서 근골격계 질환들도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그래서인지 최근 다양한 원인으로 손 저림을 호소하여 내원하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일반적으로 손 저림은 혈액의 순환문제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겨울이나 눈, 비가 올 때처럼 기온이 떨어지면 혈액 순환 문제가 원인이 되어 손 저림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손 저림은 손 자체가 원인이 되기보다는 목이나 팔에 원인이 있어 나타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증상을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손
[이 주의 말말말]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불어 터진 한국농업이 불쌍하다. 한국농업은 숨통이 막히고 퉁퉁 불어 터져 회생의 가능성마저 닫히고 있다.” _ 지난달 23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늑장 처리된 경제관련 법안을 두고 “퉁퉁 불어터진 국수, 경제가 불쌍하다”라고 빗대자 이를 반박하며.이예열 춘천원협 대의원 "국민은 국민 수준에 맞는 대통령을 갖듯이 조합원은 조합원 수준에 맞는 조합장을 갖는다." _ 농협 개혁이 어려운 이유를 설명하며.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농협 조합장과 가까이 지내는 여야 의원들이 법 개정에도 소극적이다." _ 지난달 25일 국회에서 열린 농협 조합장 후보 정책선거 실천 협약식에서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을 가능케 한 선거법 개정이 무산
구좌읍 김녕리에서 농사를 지은지 20년이 넘었다. 양파, 마늘, 배추 등을 관행적인 농사로 짓다가 유기재배로 당근, 감자 및 하우스에서 깻잎, 얼갈이 등을 재배하고 있다.토종종자에 대한 관심은 전여농이 토종사업을 시작한 2000년부터 가지고 있었고 전여농 제주도 연합 식량주권 위원장을 맡으면서 하우스 주변에 토종 물외, 수박, 고추 ,옥수수, 고구마 등을 심기 시작했다. 채종포 사업을 하면서 푸른독새기콩, 선비잡이콩, 오리알테 등을 재배했다.푸른 독새기 콩은 제주에서 자라는 콩 중에 제주지역 환경에 잘 맞는 콩이고 대부분 콩은 개량종에 밀려 사라졌지만 푸른 독새기 콩은 지금도 제주 곳곳에서 찾을 수 있는 콩이다.제주 방언으로 닭을
[그 시절 우리는]정초가 되면 도회지 가정의 방문 위쪽 벽에 울긋불긋한 장식을 단 조리가 내걸린다. 복을 부른다는 ‘복조리’다. 그러나 조리가 있어야 할 본디의 자리는 문설주 위쪽이 아니라 부엌이다. 그 기능도 쌀을 일어서 돌을 골라내는 구실이었다.벼를 베어서 논바닥에 널고, 그것을 볏단으로 묶고, 지게나 수레로 운반해서 낟가리로 쌓고, 홀태로 탈곡을 하고, 알곡을 멍석이나 혹은 신작로 바닥에다 널어 말리고, 그것을 다시 정미기로 도정하고…그런 과정들을 생각하면 쌀에 돌이 안 들어 있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조리질은 대개 어머니나 누이들의 몫이었다. 씻은 쌀을 물에 담근 상태에서 조리로 살랑살랑 물결을 일으켰다가 위로 떠오르는 쌀알을 내꿔 채듯 건져서 다른 용기로 옮기는 방식인데, 손목의
[여성농민으로 산다는 건]집 뒤 경사진 언덕에 100평에서 200평 사이의 자그마한 밭들이 많습니다. 하다보니 농사철이면 그야말로 풀과의 전쟁입니다. 게다가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고 농민운동하면서 친환경에 관심을 조금 가지게 되었습니다.어설픈 환경지기가 되어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다보니 일은 일대로 많고 풀은 풀대로 많습니다. 그러니 자연히 농사도 풀과 경쟁해서 잘 견디는 그런 종류를 선호하게 됩니다. 그러던 차에 인근 마을의 언니가 호박농사를 권했습니다. 김매기를 덜 해도 된다하니 귀가 솔깃해질 수밖에요지역농협에 호박작목반이 있습니다. 작목반에 가입하는 것이 작은 소원이었던 차에 나는 호박농사를 준비하면서 주저 없이 가입했습니다. 물론 모종 값의 일부를 지원해주는 부차적인 이유도 있었습니다.
어머니와 삼촌에게서 막상 결혼 이야기를 들으니 아직 생각이 없던 선택도 문득 결혼을 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같았다. 사실 그 쪽으로는 제대로 연애 한 번 해보지 못한 숙맥이나 다름없었다. 고등학교에 다니느라 한규네 집에 머물렀을 때, 친 오빠나 되는 것처럼 대해주던 한규 여동생 순옥이가 언뜻 여자로 보이기도 했지만 그걸로 그만이었다. 언제부턴가 연애 놀음 따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게 머릿속에 박혀 있었다. 하지만 결혼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다. 이제 때가 된 것이었다.선택이 그런 눈치를 보이자 어머니와 삼촌은 이리저리 알아보는 눈치였다. 간혹 연애결혼도 있긴 했지만 거개가 중매로 짝을 맺었으므로 연줄로 처자를 찾거나 매파를 놓는 게 보통이었다. 선택은 되어가는 대로 보자는 생각이었다. 비록 제 혼
음력 시월상달엔 5대 이상의 조상 산소에서 제사를 지내는데 그 제사를 시제라고 한다. 지금은 시제를 구경하지도 못하고 지내지만 어렸을 때 외가에 가면 외할머니가 시제의 음식을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자랐다. 시제 음식이 어떤 것이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유일하게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는 것은 과질(현재의 유과)이었다.찹쌀을 한 달 정도 물에 담가 발효시켜서 만드는 것으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음식이 유과인데 발효를 통해 부드러운 질감과 특별한 향과 맛을 가진다. 찹쌀을 삭히고 아랫목에 말리는 작업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일이므로 마을의 여자 어른들 누구나 하는 일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외할머니의 유과 솜씨는 이웃마을까지 소문이 나서 추수가 시작되면 시제 준비를 위해 일을 미리 부탁하러 오곤 하였다
찌라시는 주의·주장이나 사물의 존재 가치 따위를 여러 사람에게 널리 전하거나 알리기 위해 만든 종이쪽지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국어사전은 전한다. 일본말 ‘ちらし’에서 온 말이다. 순화된 말로는 전단지, 광고지, 종이쪽지 등으로 쓸 수 있다. 그러나 국회에서 심심찮게 찌라시 파동이 일고 심지어 대통령까지도 청와대 문건을 찌라시라고 하니 세간의 입에 오른 말이 분명하다.찌라시는 거기 담긴 정보가 허위나 과장으로 제 잇속만 차리려고 하는데서 공적 도구라 할 수 없다. 국회에서도 제 패거리들의 잇속을 챙기려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종이쪽지를 돌리기 일쑤니 그를 일러 찌라시라고 하는 것이다. 청와대의 문건도 공공의 이익엔 부합하지 못했는지 대통령이 직접 찌라시로 규명한 것일게다.사람들은 사회적 공기라 할 수
부정교합은 증상이 다양한 만큼 그 원인 또한 다양합니다. 이 중에서 치아 수, 크기, 형태의 이상이나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로 인한 부정교합은 원인의 발견이 빠를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영구치의 수가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경우를 과잉치라고 하는데 이러한 과잉치는 상악 중절치(가장 먼저 나오는 앞니)사이에 생기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과잉치는 정상적으로 나와야 하는 영구치의 공간을 침범하거나 혹은 영구치가 나오는 과정을 방해하기 때문에 부정교합을 유발하게 됩니다. 영구치가 나올 시기가 되면 방사선 사진 촬영을 통해 과잉치의 존재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좋으며, 만약 과잉치가 문제가 되는 위치에 있을 경우는 영구치의 정상적인 맹출을 위해 외과적인 발치가 필
많은 사람들이 찬 것에 이가 시리다는 증상을 호소하며 치과를 내원합니다. 시리다는 증상은 하나의 말로 표현이 되지만 원인은 여러 가지에서 기인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시린 증상이 심하다고 느껴진다면, 치과에 내원하여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하지만 많은 경우에 시린 증상은, 충치나 다른 병적인 원인과 별개로, 외부 자극에 대해 예리하고 일시적인 통증이 나타나는 현상인 지각과민증에 해당합니다. 대개 차가운 음료수에 증상을 호소하는데, 뜨거운 것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온도 자극 외에도 치아의 건조, 젓가락 같은 물질과의 접촉, 달거나 신 음식을 통한 삼투압 등의 자극에 의해서도 통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지각과민증은 성인의 8~57%가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며, 치주질환을 가진 경우
겨울이 다 가도록 선택은 면내의 여러 청년들을 만나고 다녔다. 차분히 책이나 읽으려던 계획은 어느새 고향에서 농촌운동을 해보자는 쪽으로 조금씩 바뀌고 있었다. 별로 배움이 없고 농촌운동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바가 없는 이들이 대다수였지만 무언가 변화에 대한 열망이 피어나고 있었다. 오랜 세월 동안 고인 물처럼 변화가 없던 농촌에 그들이 새로운 활력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많았다. 윗세대들은 그들대로 젊은이들이 날뛴다며 혀를 찼지만 어차피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내기 마련이었다. 젊은이들끼리 뭉치는 일이 잦아지자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정보가 교환되고 농사짓는 일부터 마을 일을 해나가는 데까지 변화의 바람이 일기 시작했다. 그런 젊은이들 사이에서 선택은 제일 많이 배운 사람이었다. 어차피 한
며칠 전 후배들과 함께 겨울 식재료 탐방이라는 명목으로 남해안을 돌았다. 썰렁한 녹차밭들, 바람이 매운 바닷가, 재래시장의 부산하던 술렁임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와 같이 온 것은 보성 득량면에서 나온 쪽파 한 단이다.이상하게도 나는 어렸을 때부터 파 종류는 모두 좋아했다. 남들은 상추와 쑥갓을 겹쳐 올려 쌈을 쌀 때도 어린 나는 상추 위에 실파를 한 두 뿌리 얹어 쌈을 쌌다. 상추의 쌉스레한 맛에 실파의 매운맛이 더해지고 된장에 의해 구수한 맛으로 종결되는 그 쌈을 입이 미어지게 먹었었다.대파는 대파대로 좋다. 고기를 구울 때도 굵게 썰어 같이 구우면 육류의 기름이 느끼하고 지겨워질 무렵 구운 대파의 맛과 향이 그 지루함과 느끼함을 없애준다. 국을 끓일 때도 찌개를 끓일 때
법적으로 조합장후보 선거운동기간은 2월 26일부터 선거일인 3월 11일까지 보름간이다. 그런데 농촌은 지금 알게 모르게 조합장 선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논산의 한 작은 농협조합장에 출마하고자하는 한 후보의 부정행위가 지역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고 한다. 적게는 20만원부터 많게는 천만단위까지 돈을 뿌려 표를 모으려 했다고 선관위가 발표했다. 선거와 관련 금품을 수수하면 그 50배를 토해내야 한다. 20만원만 받았다 해도 패가망신이다. 지역사회가 뒤집힐 만하다. 극단으로 몰리면 세상하직하기 십상이다.일이 이렇게 된 내막을 추정해보면 모든 선거판에서 맹신되는 ‘먹은 놈이 물켠다’는 인식이다. 선거를 준비해본 사람들은 안다. 주변에 평소 가깝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말인즉 도와주려고 한다
요즘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치아건강에 관심이 많습니다. 어린 환자들이 치과에 내원하여 검진을 받으며 충치 검사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면 느낄 수 있지요. 치아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무엇보다 올바른 양치질과 습관에 있는데요, 올바른 양치질 방법을 자세하게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잘 익히시고 좋은 습관으로 만들어 건강한 치아를 관리해 주세요!칫솔, 치약 고르기아이의 칫솔을 고를 때는 칫솔모가 너무 딱딱하거나 부드럽지 않은 칫솔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3개월에 한 번씩 칫솔을 바꿔 주는 것이 좋습니다.또한 치약은 불소가 함유된 어린이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한 번에 너무 많은 치약을 사용하지 않도록 유의하셔야 합니다. 소량의 치약을 사용해도 충분히 양치질이 되며, 많은 치약을 짜서 양치질을
같이 있던 2구 반장인 형기도 거들었다.“그거 땜에 야반도주한 집도 여럿이여. 집안 풍비박산나고 어디냐, 저긔 부싯골서는 목매 죽은 사람도 나왔다니께.”좀체 믿기 어려운 말이었다. 선택이 알기로 마을에서 도박이라고 할 만한 것은 정월 초하루에서 보름 어간에 놀이삼아 하던 윷놀이 정도였다. 그 역시 윷판에 말을 놓는 윷이 아닌, 한 사람이 패를 잡고 다른 사람이 돈을 거는 식이었다. 일테면 물주가 걸을 치면 나머지 사람들이 각자 윷을 던져 물주를 이기거나 지는 노름이었는데 잔돈을 걸고 하는 것이라도 서로 시비가 붙곤 했다. 그만큼 시골 살림살이라는 게 고린 동전 한 푼 만지기 어려웠다. 그런데 채표같은 본격적인 도박이 마을을 휩쓸다니.“이런 얘기해서 뭣허지만 인제 지난간 일이니께 털어놓자믄, 선택이
쉬춥다고 눈 온다고 겨울을 탓하며 지내던 때가 바로 엊그제인데 입춘이 벌써 코앞이다. 벌써 봄인가 하여 그런지 앞산엔 아직 눈이 하얗고 영하의 날씨지만 주변 산책에 추운지도 모르겠다. 아닌 게 아니라 바구니 들고 들로 나물 캐러 나가고 싶은 마음까지 드니 아직 철이 덜 들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나물은 아직 멀었고 예전엔 입춘에 매운맛을 가진 다섯 가지 채소를 먹으면 건강을 기원했다고 하니 나도 흉내 한 번 내볼까 하였으나 이내 포기하려다 마당 한 쪽에 심겨진 대파들에 눈이 간다. 진도에서 올라온 대파 한 박스를 김장하고 남겨 묻어두고 겨우내 먹고 있던 것이다.대파는 음식을 할 때 주재료로 쓰이지 않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모든 음식에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마치 약방에 감초가 있듯이 주방엔 대파가
별일이 있어도 좀처럼 움직이지 않던 민심이 세차게 흔들리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는 물론 여야 정치권까지 나서 바람을 잠재우려 한다. 결국은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 유감을 표명하고 서민들이 세금을 더 내게 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연말정산은 봉급자를 대상으로 해서 벌어들인 수입에서 일정비율을 세금으로 원천징수한 후에 연말에 거기에 대해 세액을 면제하거나 감액해 되돌려주는 것이다. 봉급자나 노동자들은 이를 13월의 월급이라고 해서 치밀하게 자신의 씀씀이를 정리하는데 공력을 들인다.그런데 이번 연말정산은 꼼수여서 문제가 된 것이다. 이명박정부 시절 부자증세는 커녕 기업들에게 세금을 덜어주다 보니 세수가 부족해 졌다. 이를 메우기 위해서는 어디선가 세금을 더 거두어들일 수밖에 없다. 그 대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