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저림 원인과 증상

  • 입력 2015.03.01 21:18
  • 수정 2015.03.02 08:46
  • 기자명 김석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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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속에 따뜻함이 살짝 묻어져 나오는, 봄이 시작되는 계절이다. 계절이 바뀌면서 일교차도 심해지고 공기도 건조해지기 때문에 감기나 기관지 질환의 발생이 빈번해질 수 있다. 또, 겨울동안 찬 기온에 긴장되거나 굳어있던 근육과 관절들이 풀리면서 근골격계 질환들도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데, 그래서인지 최근 다양한 원인으로 손 저림을 호소하여 내원하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손 저림은 혈액의 순환문제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겨울이나 눈, 비가 올 때처럼 기온이 떨어지면 혈액 순환 문제가 원인이 되어 손 저림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손 저림은 손 자체가 원인이 되기보다는 목이나 팔에 원인이 있어 나타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증상을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손 저림은 증상에 따라 손 자체의 문제, 손목이나 팔꿈치에서의 문제, 목에서의 문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증상에 따라서 원인을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손 전체가 장갑을 낀 것처럼 저리고, 날씨가 춥거나 야간이나 새벽에 좀 더 저린 경우 일차적으로 혈액순환의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선을 따라서 내려오듯 저리거나 특정부위가 저리는 것 보다는 전반적으로 저리고 손이 찬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손이나 팔 주변 근육의 마사지나 온찜질 등의 간단한 처치로 좋아질 수도 있으나, 심한 당뇨가 있거나 전반적인 몸의 컨디션이 떨어져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증상의 빈도와 정도를 살펴야한다.

만약 엄지손가락부터 넷째 손가락 안쪽까지 저리거나 아픈 느낌, 둔한 느낌이 같이 온다면 ‘수근관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수근관증후군은 손목 안쪽으로 지나가는 신경이 물리적으로 압박받는 경우 자주 발생하며, 평소 손이나 팔을 자주 쓰는 여성들에게 발병이 잦다. 손목 안쪽 가운데 부분을 두드려 증상이 재현된다면 수근관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 수근관증후군은 일반적으로 침 치료, 휴식과 마사지 등으로 좋아질 수 있지만, 심한 경우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넷째, 새끼손가락이 저리면서 아프거나, 손가락 사이사이에 근육이 빠지는 경우에는 팔꿈치 안쪽으로 지나가는 척골신경이 눌리는 ‘척골신경압박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수근관증후군보다는 좀 더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질환이며, 목 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감별이 필요한 질환이다. 평소 팔 베개를 자주 하고 자거나, 팔을 많이 쓰는 경우 발생한다. 뼈 자체가 잘못 자라나서 신경을 누르는 경우도 있다. 척골 신경 압박이 오래될 경우 손가락 사이의 근육이 실제로 약화되므로 가능한 빨리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아침에 일어나서 손가락이 잘 굽혀지지 않거나 손가락 쪽으로 통증 뿐 아니라 팔 저림이 동반되는 경우, 목 앞쪽으로 눌러서 통증이 심한 경우 목 앞쪽 근육이 원인이 되는 ‘사각근증후근’일 가능성이 있다. 목 앞쪽에 위치하고 있는 사각근이라는 근육 사이로 팔 쪽으로 나가는 신경과 혈관이 지나가는데, 평소 목 근육의 긴장이 심한 경우 이 신경과 혈관을 압박하여 팔과 손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사각근증후근은 보통 목 디스크를 가지고 있는 환자분들에서 목 디스크와 함께 증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사각근증후군은 목 앞쪽 근육의 마사지와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주어야 하며, 평소 잘못된 자세가 있는 경우 교정해야 한다.

목 디스크가 원인이 되어 손이 저린 경우에는 목에서 신경이 눌리는 위치에 따라서 전형적으로 손가락의 저리는 위치가 다르며, 저리는 증상이 손과 팔에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심한 목 디스크의 경우 수면에 방해가 될 정도로 강한 통증이 동반되나, 심하지 않은 경우 은은하게 저리거나 특정 자세에서 저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간과하기 쉽다. 평소 팔과 손에 선을 타고 내려오듯 팔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 증상이 항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목 쪽으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손 저림은 단순히 혈액 순환의 문제일 수 있지만, 손보다는 팔이나 목이 원인이 되어 나타는 경우들도 다양하게 많다. 만약 손의 저리는 느낌이 지속되거나 증상의 변화가 없는 경우, 특히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느낌이 들 경우에는 신경의 문제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빨리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 사과나무치과의 ‘앓던 이 빼는 이 이야기’는 지난 호로 연재가 끝나고, 이번 호부터 길벗한의사회 소속 한의사들의 '길벗 따라 생활건강' 연재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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