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일소·폭염 대책 여전히 전무

전기간종합위험방식 전국 도입까진 하세월
관련 약관 개정, 추가 대책부터 마련해야…

  • 입력 2025.08.28 15:52
  • 수정 2025.08.28 15:58
  • 기자명 김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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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지난해 폭염·일소로 큰 피해를 본 배에 대한 재해대책이 현재까지 뚜렷하지 않은 상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기간종합위험방식의 농작물재해보험 상품을 준비 중이지만 이마저도 내년부터 일부 지역에서 시범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라 배 농가들의 우려가 가시질 않고 있다.

전국 배 농가들은 지난해 극심한 폭염·일소 피해를 겪으면서 정부에 재해보험의 일소 관련 약관과 조사 방식을 개선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적과 후 착과수의 6% 초과 시에만 조사하는 기준을 없애고 일소 피해과에 대한 피해율을 구분하지 말고 고정 비율로 적용하라는 주문이었다. 한번 일소나 폭염 피해를 본 배는 저장 중 무르거나 썩는 등 피해가 지속돼 판매할 수 없어 피해율 구분이 의미가 없어서다.

아울러 현재는 나무에 달린 과실만 조사 대상이라 봉지를 벗긴 상태의 과실(탈봉과) 피해는 보장되지 않아 새로운 조사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게 배 농가들의 지적이었다. 특히 봉지를 씌워 재배해 일소 피해과를 발견하기 어렵고, 주요 피해는 수확 뒤에 발생해서 농업재해로 인정받기도 어려운 게 배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2024년 폭염·일소 피해로 썩거나 무른 증상이 발생한 배.
2024년 폭염·일소 피해로 썩거나 무른 증상이 발생한 배.

이에 배 농가들은 지난달 (사)배생산자협회(배협회)를 출범한 데 이어 지난 19일 농식품부에 관련 개선 과제를 제안했지만, 현재까지 농식품부는 전기간종합위험방식의 새로운 상품을 도입해 보장성을 확대하는 방향만을 강구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김성보 배생산자협회 집행위원장은 “배협회 제안에 대한 답변은 없었다. 대신 전기간종합위험방식의 상품을 내년부터 일부 시범지역에 도입해 폭염·일소를 포함해 보장을 전 기간으로 확대하겠다고 한다”라며 “사실상 현재로선 아무 대책이 없는 것이다. 일소·폭염, 평년착과량, 자부담 비율 등 기존 보험의 약관을 개선하지 않은 채 신상품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인데 그마저도 일단 일부 지역만 적용하겠다는 것이니 세월만 보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폭염의 양상이 매년 심화하는 상황이라 배 농가들로서는 언제 또 극심한 피해가 닥칠지 우려가 큰 데, 정책 개선 내용과 속도 때문에 더 애타는 실정인 셈이다.

김 집행위원장은 “올해부터라도 폭염·일소 피해가 접수되면 추가 피해를 확인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등 보완 장치라도 마련해야 하는데, 신상품 이야기만 하고 있다. 어떻게 설계 중인지라도 알려 달랬더니 진행 중이라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라며 “일소·폭염으로 인해 배가 쪄지는 증상은 저장 중 진행되는 문제라, 나무에 달린 과실수 조사가 아닌 탈봉 과실도 조사하는 게 관건이다. 이걸 덮어둔 채로 다른 이야기만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배협회는 기후변화로 장기화하는 극심한 고온이 태풍보다 농작물에 더 중대한 피해를 주며, 일소와 폭염 피해가 구분 없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신속하게 기존 일소피해 약관을 개정하고 폭염으로 인한 무름과(쪄지는 증상) 피해 보장을 추가해야 한다고 거듭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배협회는 오는 29일 전종덕 국회의원실(진보당)에서 농식품부, 농업정책보험금융원 당국자들과 관련한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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