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 배 수확시기 당겨 폭염 피해 줄인다

올해 처음 전남 나주시에 수확 예정일 사전 안내

  • 입력 2025.09.12 08:37
  • 기자명 김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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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지난해 12월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열린 ‘폭염재해 일소피해 배 재해대책 촉구 전국 배농가 대표자대회’에서 농민들이 폭염 일소피해를 입은 배를 갖다 놓고 자연재해 인정 및 일괄 보상 등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해 12월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열린 ‘폭염재해 일소피해 배 재해대책 촉구 전국 배농가 대표자대회’에서 농민들이 폭염 일소피해를 입은 배를 갖다 놓고 자연재해 인정 및 일괄 보상 등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해 9월까지 이어진 극심한 폭염으로 배에 고온장해가 속출한 가운데 농촌진흥청 배연구센터(센터)가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한 기술 연구에 돌입한 바 있다. 관련 기술 가운데 현재 △품종별 적정 수확시기 재설정 △과실 표면온도 저감을 위한 봉지 연구 등이 추진 중이다.

센터에 따르면 가장 많이 재배되는 품종인 신고와 원앙 품종부터 수확시기를 당기는 기술(적정 수확시기 재설정)이 전남 나주시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전달된 상태다. 다른 품종은 올해 숙기를 더 점검한 뒤 내년부터 재설정한 수확시기를 알릴 예정이다.

평년에는 8월로 폭염이 끝나고 수확기인 9월에는 고온현상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엔 8월 폭염일수의 80~90%에 상당하는 폭염이 9월 초와 9월 10~20일 발생해 평년보다 숙기가 앞당겨져 고온장해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보통 신고 배의 적숙기는 과거보다 빨라져 9월 25~27일(수확 직후 판매용), 저장용은 9월 17일쯤인데 지난해엔 그즈음까지 폭염일수가 발생했다. 즉 계속된 고온으로 이미 상당수 과실이 익은 상태였지만, 수확이 평년 시기대로 진행돼 피해가 더 컸다는 뜻이다.

윤석규 농진청 배연구센터 연구관은 “통상적으로 신고 배는 날씨가 서늘하면 숙기 근처일 때도 3~4일 뒤 수확해도 문제가 없으나, 지난해엔 숙기 근처에 고온이 지속되다 보니 숙기에 이른 과실이 고온에 못 버틴 것이다”라며 올해는 전남 나주시에 1차 수확 예정일(저장용)을 미리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경남 진주·하동이 나주보다 하루 이틀 빠르고, 천안 쪽은 2~3일 늦으므로 나주의 수확 날짜가 정해지면 그 날짜를 체크해서 앞뒤로 2~3일 간격을 두고 수확하면 된다. 지역마다 온도가 달라 지역별, 분산 수확 안내를 시군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전달해 수확기를 조정해 나가는 방식이다.

그밖에 신품종 수확 적기는 2~3년에 걸친 데이터가 더 필요해 연구가 진행 중이다.

과실 표면온도와 관련해서는 배에 씌우는 봉지 종류에 따른 내외부 온도 차, 통기성 등 영향을 연구 중이다. 이에 대해 윤 연구관은 “봉지 종류별로 과실 온도를 얼마만큼 줄여 주는지를 올해 과제로 해서 조사하고 있다”라며 “그런데 일단 봉지가 햇볕에 노출되는 경우와 아닌 경우의 차이가 크다. 아무래도 봉지 종류보단 햇볕 노출 여부가 더 영향이 큰 것 같아 내용 정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긴 하다”라고 설명했다.

전례 없는 폭염이 언제든 또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재해보상 대책이 현재로선 농가들이 만족할 만큼 충분하지 않아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재배기술 보급이라도 속도를 내야 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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