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민들, 기후위기 발 늘어나는 생산비에 한숨만

가뭄으로 인해 관수시설에만 수백만원 들어
태풍 대비 방풍망 등 농업 생산비 지속 증가

  • 입력 2025.08.14 18:42
  • 수정 2025.08.15 10:38
  • 기자명 채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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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채호진 기자]

기후위기의 가장 최전선에 있는 제주도에서는 많은 농민이 가중되는 농업생산비에 한숨만 늘고 있다.

제주도는 월동채소의 주산지이기에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당근 파종을 시작으로 8월 말에서 9월까지 월동무와 브로콜리 등 본격적인 농업 활동이 이뤄진다. 하지만 올해는 시작부터 농민들이 시름에 잠겼다.

기후위기로 늘어나는 농업 생산비에 제주 농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제주시 한림읍 일원 밭에 설치된 농업용수 급수 시설. 김수나 기자
기후위기로 늘어나는 농업 생산비에 제주 농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제주시 한림읍 일원 밭에 설치된 농업용수 급수 시설. 김수나 기자

7월부터 시작된 가뭄으로 인해 당근 파종이 늦춰졌고 심지어 파종 적기를 놓칠 위기에 처해 있다. 급기야 당근 농가들은 비를 기다리기보다는 물 공급을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했다. 성산읍 농민 A씨는 “1ha 정도의 밭에 당근 파종을 하려고 밭 정리도 다 끝냈는데 비가 오지 않아 양수기를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양수기에 기타 재료까지 구입하고 나니 500만원이 들었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양수기가 있어도 차량으로 물을 계속 실어 날라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어서다.

아울러 8월 중순 이후에 월동작물을 심은 농가들은 태풍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계속된 태풍 피해에 농가들이 만든 자구책은 작물 위에 방풍망을 덮는 것이다. 강풍으로 인한 작물 피해를 막기 위해서지만 이 또한 만만치 않다. 월동무를 재배하는 성산읍 농민 B씨는 방풍망을 설치하려면 1ha 기준 35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전했다.

제주 농민들은 기후재난을 이겨내기 위해 이전보다 더 많은 비용을 들여 버티고 있다며 정책적 지원이 특히 필요하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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