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봄 작물 이상 저온으로 생육 부진

평년보다 낮은 봄 기온 지속… 농가 우려 깊어
수확기 들어선 메밀 여전히 꽃이 만발한 상태
제주도정, 봄메밀 농작물재해보험 도입 약속 어디로?

  • 입력 2025.06.18 09:44
  • 수정 2025.06.18 09:45
  • 기자명 채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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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채호진 기자]

올해 제주도의 봄 기온이 평년과 달리 심상치 않은 가운데 작물 저온 피해를 우려하는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과거 제주 농사는 월동채소 중심의 1모작이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농가가 봄 농사를 겸하며 2모작 농사를 짓고 있다. 제주도의 봄 농사 품종은 토질상 한정적으로, 가장 대표 작물은 봄메밀, 보리, 기장, 단호박, 초당옥수수 등이다.

농가들은 지금까지의 경험과 기후대로 농사를 지어 왔으나 최근 수확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로 농민들은 '이상 저온'을 꼽는다. 예전에 비해 봄 평균 기온이 낮아 작물 생육이 더뎌지면서 상품으로 낼 수 있는 농작물을 수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일원의 한 봄메밀 밭. 메밀이 누렇게 익어야 할 때지만 여전히 꽃이 피어 있다.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일원의 한 봄메밀 밭. 메밀이 누렇게 익어야 할 때지만 여전히 꽃이 피어 있다.

실제로 봄 작물이 한창 성장할 시기인 올해 4월과 5월의 기온은 지난해와 확연히 달랐다. 작년 4~5월 최저기온은 13℃로 유지됐으나 올해 4월 초엔 7~10℃였고, 5월 들어서도 평년 기온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제주 대표 작물인 메밀은 생육 문제가 더 심각한 상태다. 이상 저온으로 수정해 줄 벌이 줄어들어 아직도 하얀 꽃이 그대로 남아있는 밭이 많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메밀 농사를 짓고 있는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농민 A씨는 “올해 4월 5일 메밀을 파종했고 70일이 되면 수확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메밀 상태로 보면 앞으로 수확 일정을 10일 정도 더 미뤄야 할 것 같다”라며 “그런 데다 장마철이 시작돼 수확이 더 미뤄지면 수발아 현상이 생겨 상품으로 낼 메밀은 거의 없을 듯하다”라고 걱정했다.

그럼에도 제주도정은 아직 움직임이 없다. 지난 2023년 봄메밀 수발아 현상으로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농민들이 수확조차 하지 못한 메밀밭을 갈아엎으며 대책을 요구할 당시, 제주도정은 농민들에게 봄메밀을 농작물 재해보험 품목에 적용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어 농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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