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상기후로 농작물 피해 계속돼 … 농작물재해보상법 필요”

제주 농민들, ‘저온으로 수확 포기할 만큼 생육 저하’

초당옥수수‧단호박‧메밀 피해, 도정에 조사‧대책 촉구

  • 입력 2023.07.01 11:46
  • 수정 2023.07.06 14:42
  • 기자명 김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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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의장 김윤천)이 올해 지속된 이상기후로 초당옥수수, 단호박, 메밀이 수확을 포기할 만큼 생육 상태가 좋지 않다면서 지난달 28일 제주도(지사 오영훈)를 향해 실태조사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채호진 전농 제주도연맹 사무처장은 “다른 해에 비해 기온이 오르지 않은 데다 잦은 비로 일조량도 부족해 생육이 저하됐다”면서 “수확해야 하는데 장마까지 들어 못하고 있고, 메밀은 아예 발아가 돼버렸다”고 전했다. 이상기후로 메밀의 낟알을 걷어야 할 시점에 다시 꽃이 핀 상황이다.

전농 제주도연맹은 지난달 28일 성명에서 “봄철 이상기후로 인해 각종 작물의 생육이 저하돼 상품 가치가 없어 밭을 갈아엎고 있고, 그나마 남아 있는 작물들은 장마가 들면서 수확을 포기해야 할 실정이다. 초당옥수수와 단호박, 메밀이 특히 그렇다”면서 “그런데도 제주도정은 실태조사 하나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농 제주도연맹은 “우리 농민들은 기후위기로 인한 농업 피해는 계속되고, 이는 제주 농업의 존폐 문제가 될 것이므로 대책 마련을 지속해서 요구해 왔다”면서 “하지만 제주도정은 그때마다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대책만 내놓을 뿐 장기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지금 당장 밭으로 나가 실태조사를 하고 대책을 마련해 주기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수발아가 진행되고 있는 메밀.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제공 ​
​수발아가 진행되고 있는 메밀.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제공 ​

장기 대책에 대해 김윤천 전농 제주도연맹 의장은 △농작물재해보상법 제정과 △농작물재해보험 적용 품목 확대를 강조했다.

 

김 의장은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지역마다 계속되는 상황인데도 (농정 당국은)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라고만 한다”면서 “장기적으론 농작물재해보험으론 안 되고, 농작물재해보상법이 있어야 변화된 작부체계(다품종 소량 생산)도 지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장은 “현재는 재해가 발생하면 그때그때 보험 처리에 그치는데, 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작물도 많아 농가로선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는 거다”라면서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릴 순 없지 않나. 재해보험에 적용되는 작물도 더 늘려야 다양하게 재배하고 있는 농심을 제대로 읽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현재까지 이상기후로 인한 농작물 피해 조사는 아직 진행하지 않았다.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에 따르면, 지난 5월 초 집중호우로 발생한 농작물 피해의 경우(초당옥수수와 단호박 포함) 조사가 이뤄졌으나, 이상기후로 인한 메밀 수발아 피해에 대해선 회의를 열고 방안을 논의한 뒤 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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