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어렵게 정식으로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한 농지와 내가 사는 곳의 거리는 20km가 훌쩍 넘는다. 후계농업인 자금을 대출받아 사려고 염두에 둔 농지는 좀 더 가까운 곳에 있지만 역시 20km를 조금 넘는 거리에 있다.1996년 농지법이 시행되면서 폐지된 통작거리가 20km였다. 왜 20km였을까 나름 생각한 결과, 그만큼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마음의 거리였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22km 정도 떨어진 곳의 농지를 보고 오니, 먼저 다니던 곳은 꽤나 멀게 느껴졌다.농민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오고 가던 때에
나이를 묻는 할머니에게 기범이가 대답했다.“계축생이니 올해로 열아홉입니다.”“병호하고 두 살 층하가 지는구먼. 형 노릇도 어려운데 잘 봐주시우.”“알아서 살피겠습니다.”기범이는 부러 크게 답하였고 할머니가 다시 물었다.“부모님은 다 계시고?”“어릴 적에 돌아가셨습니다. 장형님 댁에서 자랐고 혼인하구서 갈렸습니다.”“농사짓는 손이 아니니 과거를 생각하는 게지. 병호랑 떡하니 붙어서 집안도 일으키고 입신도 허도록 하우.”“할머니 뜻대로 하겠습니다.”식사를 끝내자 병호가 밥상을 들고 나갔다. 기범이가 따르는데 할머니의 한 마디가 들려왔다
기러기 떼가 북쪽을 향해줄지어 날아가는 걸 보니아마도 봄이 오려나 봅니다산에도 들에도 파릇 파릇새싹이 고개 드는 걸 보니아마도 봄이 오려나 봅니다봄이 오면 경노당 문해교실이 열립니다문해교실 한글공부는나에게 편리함을 주고자신감이 생깁니다나는 한글공부 시간을 설레는 마음으로기다립니다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소개합니다. 게재를 원하는 농민이나 관련단체는 신문사 전자우편(kplnews@hanmail.net)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호르메시스’란 최근 노화연구에 관한 보고서들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인데, 어원은 그리스어로 그 뜻은 ‘자극한다’ 또는 ‘촉진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우리 몸에 가해지는 자극(스트레스)들중에서 우리 몸에 부정적인 효과보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스트레스를 바로 ‘호르메시스’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흔히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라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능한 한 스트레스를 피하며 사는 것이 마냥 좋은 것으로만 알고 있는데, 자칫하면 여기에 우리가 놓치고 지나칠 수 있는 맹점이 숨어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온실
남산 식물원 아래쪽에는 자그마한 규모의 동물원이 있었다. 남산공원 관계자들은 이 동물원을 소동물원(小動物園)이라 불렀다. 그 호칭이 굳어져서 ‘남산 소동물원’이 공식 명칭이 됐는데, 아마도 서울에 있었던 큰 동물원(창경원)을 의식하고 붙인 이름이 아니었을까?“식물원을 개관하고 나서 3년여가 지난 1971년에 문을 열었는데, 처음엔 30여 종 230여 마리쯤 됐을 거예요. 그 중엔 꽃사슴이나 원숭이 같은 동물들도 있었으나, 원앙이나 공작 등 새 종류가 많았어요. 부모가 아이들 데리고 오거나 혹은 단체로 소풍 온 아이들이 식물원을 관람
매일 쓰는 것은 아니지만 영농일지를 쓴다. 친환경 인증기관에서 요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농사일이란 매년 비슷한 일이 반복되는 것이어서 날짜별 영농일지는 농사짓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내가 귀농한 해는 2016년이지만 농사를 조금씩 시작한 해는 2015년부터였다. 귀농하기 1년 전부터 친환경 농사를 위해 시간 될 때마다 내려와 토양개량을 위해 퇴비나 석회고토 등을 뿌려 주기도 하고 녹비 작물을 파종하기도 했다. 그러니 귀농한 지는 8년 차이지만, 영농일지는 금년이 9년 차이다.그래서 문득 9년 차 영농일지를 펴놓고 주요
징글징글하던 땡볕을 온몸으로 견디며 참깨 털던 기억이 어제의 기억처럼 아직 또렷한데 어느새 손발이 시린 계절이다. 예년 같으면 12월 중순까지 밭에서 종종걸음이었다. 끈으로 배추를 묶고 고랑에 마지막 웃거름을 뿌리기까지 해야 한 해 일감이 마무리된다. 올해는 웬일인지 이 지역의 겨울배추가 거의 다 계약재배로 바뀌면서 일감이 많이 줄었다. 농민은 배추 심고 물주는 관리만 하고 나머지 과정, 3회의 웃거름과 3~4회의 농약 그리고 끈으로 묶는 일은 상인이 해결했다. 상인은 또 그 일감을 다른 작업자들(외국인 노동자)한테 맡기는 형태로
Q. 달걀을 깨 보면 노른자 색깔이 진한 것, 연한 것 천차만별입니다. 느낌상으론 왠지 색이 진한 게 영양가도 높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A. 달걀의 노른자가 노란 이유는 크산토필(xanthophyll)이라는 색소가 참착돼 있기 때문입니다. 크산토필은 동·식물 등 자연계에 널리 분포하는 노란색 색소며 비타민A의 구성성분이기도 합니다. 단, 크산토필이 사람의 체내에서 비타민A로 전환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크산토필이 많이 들어있으나 적게 들어있으나 영양가는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이죠.좋은 달걀은 노른자의 색깔이 아니라 모양으로 확인할
4장 네가 가도 여름이 되면(1871)금구 수류면 원평장터에서 닭뱀이재를 지나면 텃골이 나오고 돌무늬와 상두재를 넘으면 태인 지금실마을이 나타난다. 지금실마을은 상두산에 몸을 의탁했는데 마을 끝자락 탱자울을 두른 초가에서 한 사내가 약탕기를 걸고 부채질에 여념이 없었다. 사내의 이름은 김기범으로 태인 명문가인 도강김씨 가문의 일원이었다. 그러나 오래도록 급제자를 내지 못해 도강김씨가의 가세는 기운 지 오래였다. 그래도 오대조까지는 동약(洞約) 활동에 참여해 체모를 지켜오더니 행세할 조건을 잃은 채 집안은 몰락해가고 있었다. 그나마
한 달 만에 다시 찾아온 희옥이와 학업에 몰두하다 밖에 나서자 송진사네 대문 앞에 필상이 서 있었다. 병호가 아는 체를 하였다.“어찌 여기까지 오셨습니까?”“방구석에 누워 있댔자 별 수 있나?”그러며 곁에 선 희옥이에게 필상은,“이이가 그이인가보이.”하고 반가워하였다. 정여립의 용마 무덤을 보고 금산사를 다녀온 후 그는 자주 병호를 찾았는데 이야기 끝에 희옥이에 관한 말이 나왔었던 것이다. 하지만 희옥이는 필상에 대해 들은 바가 없어 어벙한 눈으로 쳐다보았다.“거야마을에 사는 사돈 형님이야.”병호의 소개에 희옥이가 냉큼 허리를 굽혔
내 나이 스물하나 꽃다운 나이에신랑을 만나 결혼을 하고 보니깐깐한 홀시어머니와 시누이 다섯옆집 이웃에 시댁 어르신들왜이리 식구가 많고 일도 많은지 시집살이를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버텨왔는지 눈물이 난다.왜 그렇게 시집살이를 시켰은지가족을 위해 살아온 내인생 가엽고 힘들었지만참고 잘살아왔다고 생각한다.지금 나는 행복하다나는 배우고 싶었던 한글공부를 시작해서더 더욱 행복하고 설렌다내 인생에 이런 날이 올줄 몰랐다.나의 전성시대는 지금부터 시작이다.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
전 서울대병원장이었던 한만청(89)씨는 생존율 5%라는 말기암 진단을 받고도 회복한 사람입니다. 그는 50대였던 1998년도에 간암 진단을 받고 수술하여 암덩어리를 제거하고 다 치료된 줄 알았으나, 희망도 잠시, 곧바로 폐로 전이되어 생존율 5% 미만의 말기암 선고를 받습니다. 그러나 암을 잘 이겨내고 지금까지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한만청씨가 암 투병을 하면서 세운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현혹되지 않는다, 또한 갑자기 등장한 의학 신기술 등에도 현혹되지 않는다, 오로지 ‘현대의학’만을 신뢰하고 암을 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