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대한민국 저출산과 면역력(1)

  • 입력 2023.12.03 18:00
  • 수정 2023.12.03 18:03
  • 기자명 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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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전 서울대병원장이었던 한만청(89)씨는 생존율 5%라는 말기암 진단을 받고도 회복한 사람입니다. 그는 50대였던 1998년도에 간암 진단을 받고 수술하여 암덩어리를 제거하고 다 치료된 줄 알았으나, 희망도 잠시, 곧바로 폐로 전이되어 생존율 5% 미만의 말기암 선고를 받습니다. 그러나 암을 잘 이겨내고 지금까지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한만청씨가 암 투병을 하면서 세운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현혹되지 않는다, 또한 갑자기 등장한 의학 신기술 등에도 현혹되지 않는다, 오로지 ‘현대의학’만을 신뢰하고 암을 치료한다는 겁니다.

그가 말하는 현대의학이란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대개 현대의학이라고 하면 병원에서 처방받아서 먹는 수많은 알약들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의 암 투병기를 쓴 <암과 싸우지말고 친구가 되라>는 책에 나오는 현대의학은 우리가 상상하는 현대의학과는 전혀 다릅니다. 이 책에 나오는 내용을 그대로 옮겨 봅니다.

“나는 비록 의사이긴 하지만 약을 좋아하지 않는다. 집에 있는 상비약이라고는 해열제 정도가 전부이고, 세 딸을 키우는 동안에도 그 흔한 감기약 한 번 먹인 적이 없다. 꼭 필요한 경우도 있긴 하지만 과용하면 백해무익한 것이 바로 약이다. 지나친 비약일지 몰라도 내가 받은 화학요법이 완전 관해에 이를 정도로 효과를 보인 것은 평소 약을 잘 쓰지 않았던 내 생활 태도가 한몫 했으리라고 생각한다. 비단 암 예방 때문이 아니더라도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악이 바로 약이다. 약을 먹기 전에 이게 과연 내 몸에 꼭 필요한 것인지 다시 한번 따져보자.”

어떤가요? 놀랍지요? 최고의 의학교육을 받고, 서울대병원장까지 올랐던 그가 말하는 현대의학은 약물을 최소화하는 겁니다. 해열제만 먹이고도 세 딸을 키웠다는 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현대의학, 아이가 태어나면 감기약 먹이느라 바쁜 우리의 현대의학과는 정반대입니다.

우리 몸은 아주 어릴 때부터 감기, 독감, 장염 등 다양한 바이러스성 질환들을 겪으며 면역력을 훈련해 나가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의학은 사람들이 아플 때 함부로 개입하지 않습니다. 현대의학에서 사용하는 약물들은 대개 20세기 들어 생물학, 화학의 발전과 함께 개발된 것들입니다. 많은 의사들이 이 약물들을 치료에 활용하면서 잘 연구해보니 대개 우리 몸의 자연스러운 면역활동을 방해하는 경우가 많아 최대한 약물을 적게 쓰게 된 겁니다.

이러한 생각은 한만청씨만의 독특한 생각은 아닙니다. 서울대병원 의학정보에도 “감기에는 약이 없다. 진해제, 거담제, 항히스타민제는 감기에 치료 효과가 없고, 오히려 소아에게는 해가 될 수 있다”고 쓰여 있고, 소아과 책에는 “폐렴과 같은 특별한 질환이 아닐 경우 40.5℃ 이상으로 열이 오를 때만 해열제를 사용하라”고 나와 있습니다. 서울대병원 블로그에도 “열 자체는 아이를 해롭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 몸에 들어온 바이러스 또는 세균과 같은 감염원과 잘 싸울 수 있도록 우리 몸을 세팅하는 이로운 작용을 한다. 체온계 숫자만 보고 해열제를 무조건 줄 필요는 없다”고 쓰여 있습니다.

선진국이라고 하는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국가들, 그리고 미국, 캐나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마저도 현대의학이 밝힌 당연한 사실들을 철저히 지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대부분 현대의학이 밝힌 사실들을 모른 체하고 많은 약물들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이러한 관행은 벌써 수십 년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관행 때문에 대한민국 사람들은 내 몸이 스스로 면역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기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습관적인 약물의 사용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립니다.

지금 2030들은 과거에는 흔하지 않았던 여러 가지 병들, 아토피, 두드러기, 만성 비염, 천식, 목디스크, 허리디스크, 식도염, 위염, 과민성 대장염, 불면증, 생리통, 비만, 우울증 등을 앓고 있습니다. 면역력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건강의 악화는 저출산과 관련이 깊습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저출산과 면역력을 좀 더 이야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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