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범이는 숯불 위에 고기를 얹어 구우며 연신 왕소금을 뿌렸다. 아내 이씨가 자리보전한 뒤로 음식 솜씨가 늘어 하는 양이 퍽 자연스러웠다. 구워진 고기를 안주 삼아 동무들은 계곡에 담가둔 탁주를 꺼내 들이켰다. 기범이가 뒷집 동무를 초빙했다길래 혼전이라 부모 눈칫밥을 먹는 원정마을 동무들은 그냥 가겠다 하였으나 조금만 있어 보라고 해서 남게 되었던 것이다. 사위가 어두워져 모기가 날아들자 억구지가 생솔가지를 꺾어 모깃불을 피웠다.“안 올 모양인데? 우리만 배 터지겠구나.”박치수가 엄재로 통하는 소로를 돌아보았다.“무에 걱정인가? 나누
8년 전인 2016년 2월, 30여년의 교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서울을 떠나 양양으로 내려왔다. 평생 농업이 소중하고 농촌지역을 유지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며 연구하고 강의해 왔으니, 이제 은퇴한 후에는 농촌지역으로 삶의 자리를 옮기고 직접 농사지으며 농민으로 살기로 작정했다. 평생의 연구대상인 농업·농촌·농민 문제를 객관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나의 문제로 체내화해 인식하기 위함이기도 했다.사실 이렇게 작정은 했으나 50여년 간 익숙해진 도시에서의 삶의 자리를 떠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없지 않았다. 더군다나 농사를 직접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Q. 겨울철 건강에 좋은 우리 농산물은 무엇인가요?무는 겨울철 비타민 공급원이자 감기를 비롯한 식중독, 암 예방과 소화 기능 개선, 숙취 해소에 좋습니다. 무에는 비타민C가 성인 1일 권장량의 약 25%나 들었다고 합니다. 매생이도 겨울철 대표 보양 식재료입니다. 매생이는 우유보다 철분은 40배, 칼슘은 5배나 많이 함유돼 어린이와 청소년, 뼈 건강이 중요한 노년층, 빈혈이 있는 여성들에게 좋습니다. 식이섬유도 풍부해 체내 독소 배출과 변비에 효과적이고 풍부한 항산화 성분은 체내 활성산소 제거, 노화 방
서울 가는 길지루하게만 느껴지던 길글을 배우고 나니 창문 사이로보이는 간판이 읽힌다.형형 색색 간판 읽다 보니지루함이 싹 가신다선생님 덕분에서울 가는 길이 재미있다 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소개합니다. 게재를 원하는 농민이나 관련단체는 신문사 전자우편(kplnews@hanmail.net)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19가 끝나고 모두들 마스크를 벗었습니다. 그러자 코로나 때는 걸리지 않던 감기, 독감 등에 걸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게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독감과 감기는 발열, 오한, 콧물, 코막힘, 근육통, 기침 등 전신 증상과 호흡기 증상이 함께 나타납니다. 그런데 알레르기가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에도 기침, 콧물, 코막힘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다 보니 감기나 독감과 헷갈리기 쉽습니다.알레르기 비염은 감기나 독감처럼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 아니다 보니 두통, 고열 등 전신 증상 없이 기침, 콧물, 코막힘 등 호흡기 증상이
1960년대 말쯤, 시골의 어느 남자 중학교 교실의 점심시간 풍경을 구경해보자.-에, 그러면, 20일 동안의 동남아 순회공연을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어제 막 귀국한 대한민국 최고의 명카수 김달수의 노래가 있겠습니다!자칭 오락부장이 책받침을 동그랗게 말아서 마이크 삼아 들고는 호들갑을 떤다. 학생들은 손뼉을 치거나, 도시락 뚜껑을 두드리거나. 혹은 휘파람을 불면서 환호한다, 김달수가 책받침 마이크를 건네받고는 큼큼, 목청을 다듬더니 한껏 감정에 겨운 목소리로 노래를 시작한다.-‘삼각지 로타리엔 궂은비는 오는데 / 잃어버린 그 사람을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Q. 북한 지도를 보다 보니 ‘과일군’이라는 지명이 있더라고요? 여긴 진짜로 과일을 많이 생산하는 지역이라 지명이 과일군인가요?A. 네, 맞습니다. 우리가 먹는 그 ‘과일’ 이름을 딴 과일군이 맞습니다. 과일군은 현재 북녘 행정구역 기준으로 황해남도 서북부에 위치한 지역으로, 과거엔 황해도 송화군이었다가 1967년 10월 행정구역 개편으로 송화군에서 떨어져나와 현재의 과일군이 됐습니다.현 과일군 일대는 과거엔 밭농사 지대였으나, 1963년 3월 대규모 과수농장지구가 들어서면서 북녘의 대표적 과일 생산지역으
지난해 어렵게 정식으로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한 농지와 내가 사는 곳의 거리는 20km가 훌쩍 넘는다. 후계농업인 자금을 대출받아 사려고 염두에 둔 농지는 좀 더 가까운 곳에 있지만 역시 20km를 조금 넘는 거리에 있다.1996년 농지법이 시행되면서 폐지된 통작거리가 20km였다. 왜 20km였을까 나름 생각한 결과, 그만큼이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마음의 거리였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22km 정도 떨어진 곳의 농지를 보고 오니, 먼저 다니던 곳은 꽤나 멀게 느껴졌다.농민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오고 가던 때에
나이를 묻는 할머니에게 기범이가 대답했다.“계축생이니 올해로 열아홉입니다.”“병호하고 두 살 층하가 지는구먼. 형 노릇도 어려운데 잘 봐주시우.”“알아서 살피겠습니다.”기범이는 부러 크게 답하였고 할머니가 다시 물었다.“부모님은 다 계시고?”“어릴 적에 돌아가셨습니다. 장형님 댁에서 자랐고 혼인하구서 갈렸습니다.”“농사짓는 손이 아니니 과거를 생각하는 게지. 병호랑 떡하니 붙어서 집안도 일으키고 입신도 허도록 하우.”“할머니 뜻대로 하겠습니다.”식사를 끝내자 병호가 밥상을 들고 나갔다. 기범이가 따르는데 할머니의 한 마디가 들려왔다
기러기 떼가 북쪽을 향해줄지어 날아가는 걸 보니아마도 봄이 오려나 봅니다산에도 들에도 파릇 파릇새싹이 고개 드는 걸 보니아마도 봄이 오려나 봅니다봄이 오면 경노당 문해교실이 열립니다문해교실 한글공부는나에게 편리함을 주고자신감이 생깁니다나는 한글공부 시간을 설레는 마음으로기다립니다삶의 애환이 담긴 농민들의 손편지, 그림, 시 등 소소하지만 감동있는 작품을 ‘한글꽃이 피었습니다'에서 소개합니다. 게재를 원하는 농민이나 관련단체는 신문사 전자우편(kplnews@hanmail.net)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호르메시스’란 최근 노화연구에 관한 보고서들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인데, 어원은 그리스어로 그 뜻은 ‘자극한다’ 또는 ‘촉진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우리 몸에 가해지는 자극(스트레스)들중에서 우리 몸에 부정적인 효과보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스트레스를 바로 ‘호르메시스’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흔히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다’라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능한 한 스트레스를 피하며 사는 것이 마냥 좋은 것으로만 알고 있는데, 자칫하면 여기에 우리가 놓치고 지나칠 수 있는 맹점이 숨어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온실
남산 식물원 아래쪽에는 자그마한 규모의 동물원이 있었다. 남산공원 관계자들은 이 동물원을 소동물원(小動物園)이라 불렀다. 그 호칭이 굳어져서 ‘남산 소동물원’이 공식 명칭이 됐는데, 아마도 서울에 있었던 큰 동물원(창경원)을 의식하고 붙인 이름이 아니었을까?“식물원을 개관하고 나서 3년여가 지난 1971년에 문을 열었는데, 처음엔 30여 종 230여 마리쯤 됐을 거예요. 그 중엔 꽃사슴이나 원숭이 같은 동물들도 있었으나, 원앙이나 공작 등 새 종류가 많았어요. 부모가 아이들 데리고 오거나 혹은 단체로 소풍 온 아이들이 식물원을 관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