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방역지침 때문에 마을총회는 열었지만 음식을 나누지 못하는 바람에 곰탕과 떡국떡을 집집마다 돌렸다. 음식 양을 맞추고자 마을 가구 수와 주민 숫자를 셌다. 해마다 연말이면 으레 헤아리는 숫자지만 올해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그새 많이들 떠났다. 농촌이 소멸될지도 모른다는 문구는 사람은 결국 죽는다는 진리마냥 부지불식간에 각인돼 있지만, 셈법으로 따져 살갗으로 느낄 때면 심각해지는 법이다. 그래서 마을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늘 익숙하면서도, 갑작스럽고 생경하다.인구감소 문제가 비단 농촌에 국한된 사회문제는 아니지만, 농
20대 대통령 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그런데 정책은 실종되고 엉뚱한 논란만 계속되고 있다. 특히 야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력 후보와 관련된 일들은 목불인견이다. 어찌 보면 이는 예견된 일이다. 정치 신인이 갑자기 대통령 후보로 선출돼 발생한 현상이다. 국가를 운영하는 대통령은 오랜 기간 국민에게 검증이 된 사람이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현 정부의 검찰총장을 하던 사람이 인기가 높다고 자리를 박차고 나와 3개월 만에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됐다. 준비되지 않은 후보는 끊임없는 말실수와 부인 문제, 당내 갈등 등으
2020년 8월 8일 섬진강댐 수해 참사가 일어난 지 1년 5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당시 섬진강댐 방류는 주민들의 삶을 앗아갔고, 잊고 싶은 그날의 악몽은 아직도 끝나지 않고 있다. 얼마 전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관련 기관 책임을 ‘48% 배상’으로 결정했다. 주민들이 요구했던 배상비율 100%에 턱없이 부족한 결정이고 지난해 11월 합천댐에 72% 배상이 결정된 것과 비교해봐도 너무나 터무니없다.피해지역 주민들은 그 기나긴 시간 동안 진상규명을 위해 청와대로, 국회로, 정부청사가 있는 세종시로 먼 길을 달려야 했다.
최근 젠더 논쟁이 뜨거워지면서 여성가족부를 없애느니, 명칭과 기능을 바꾸느니 하는 문제가 사회적 논쟁으로 비화되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정부 부처는 시대정신에 맞춰 사회구성원의 합의가 있으면 얼마든지 폐기하거나 변형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그런 측면에서 정부 수립 이후 수십년 동안 존속돼 온 대한민국의 농림축산식품부가 나는 위기라고 진단하고 있다. 정말 이러다간 농림축산식품부가 정부의 장관급 한 부처로 존립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따로 존재하는 이유를 정부 관료들은 점점 망각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간단히 말
우리나라의 평균수명은 2020년 기준 83.5세다. 1980년 67.4세보다 16년 정도 늘었다. 또한 여자의 평균수명은 86.4세로 남자보다 6년이나 길다. 이렇다 보니 주변에 80대가 넘어서도 정정하게 잘 살고 계신 분들이 많다.특히 농촌지역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45% 수준에 이른다. 마을회관마다 어르신들이 옹기종기 모여 같이 식사도 하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된다.이처럼 우리나라가 급격한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어떻게 보낼 수 있을지’는 사회적 관심거리가 된 지 오래다. 보건사회
송용섭(전북 고령농민)“재해 없는 무난한 새해가 되길”얼마 전에 시설감자를 다 심었다. 파종을 앞두고 비가 많이 와서 밭을 말리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심는 게 평년보다 열흘가량 늦었다. 작년 초에 냉해로 감자 농사가 힘들었는데 새해엔 재해 없이 무난히 넘어갔으면 좋겠다. 작년 가을에도 수확을 앞둔 신동진벼에 병이 와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농사는 하늘이 하는 대로 짓는 거니 그러려니 하지만 지금껏 쌀값도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가 농민들을 좀 더 세심히 돌봐줬으면 좋겠다. 새해 온 국민의 바람이겠지만 무엇보다 코로나19가 빨리 정리
김태호(충북 친환경농민)“지속가능한 농업정책 수립돼야”새해를 맞이하며 언제부터인지 항상 수식어가 ‘희망찬’으로 바뀌어 있음을 깨닫는다. 그와 함께 이 수식어가 얼마나 어색한 말인지도….농민이어서 농업과 농촌을 소중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의 작은 소망이 담겨졌으면 하는 바람이 훨씬 크다. 점차 대농·소농으로 갈리고, 도시와 농촌 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인데, 이러한 문제가 극복되고 모두 잘 사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올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것이다. 제발이지 단 하나만이라도 지속가능한 농업정책이
뭐하고 돌아다니는 건지? 40여년 만에 최악의 추위라는데요. 겨울 추위라면 내 고향 제천과 내 처가 단양이 유명짜 하거든요. 그래도 오늘 아침 영하 18℃는 좀 매섭데요. 하루종일 4면이 바다인 제주와 4면이 내륙인 충북 농민들이 자매결연 맺고 ‘제주도 귤 재배 농민들 귤 제값 받기 운동’하느라 5톤 트럭 만차 1,600상자 귤 받아 널뛰기 하고 밤늦게 집에 왔어요. 콩 탈곡기 매달고 주인을 묵묵히 기다리는 트랙터는 “콩은 올해도 또 해 넘어 털려고?”라며 애잔하게 힐난하네요. “그래. 올해도 어느새 다 지나고 사흘 남았네. 내년에
머리 피부에 염증성 피부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머리가 뜨겁다, 각질이나 비듬이 잘 생긴다, 머리 피부가 붉어진다, 머리 속에 여드름이나 뾰루지가 생긴다, 하루만 머리를 안 감아도 기름이 잘 낀다, 머리카락이 빠진다 등의 증상을 호소합니다.몸이 건강하려면 두한족열(頭寒足熱), 즉 머리는 차가워야 하고 발은 따뜻해야 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머리는 뜨겁고 발이 차가운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가장 큰 이유는 현대인의 생활방식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상과 컴퓨터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끊
1965년 8월 12일, 목포 앞바다에 진귀한 구경거리 하나가 등장했다. 사람들이 다투어 항구로 몰려나왔다. 상당수 시민들은 보다 좋은 자리에서 구경하려고 유달산 중턱으로 올라가기도 했다. 열흘 남짓 뒤에 제작된 (제431호)는 그 장면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지난 8월 12일 목포와 제주도 사이를 하루에 왕복하는 여객선 가야호의 취항식이 전라남도 목포항에서 있었습니다. 교통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 가야호는 총 톤수 500톤으로 승객 442명과 200톤의 화물을 적재할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연안 도서 간을
[한국농정신문 안기원 기자]충북 단양군농민회(회장 박남진)와 진보당 제천단양지역위원회(위원장 조영혜)는 지난해 12월 28일,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를 초청해 제천·단양지역의 공공의료운동에 대한 간담회를 가졌다. 단양군농민회 사무실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단양군농민회와 제천시농민회 회원, 단양공공의료운동본부를 비롯해 진보당 제천단양지역위원회 당원 30여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발제자로 나선 최성호 목사(단양공공의료운동본부 사무국장)는 지역 공공의료 운동의 진행 경과와 현황,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제천·단양에 24시간 응급수
[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기본소득국민운동 철원본부(철원본부)가 출범했다.철원본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철원군 시민단체모임터인 ‘평화의 숲’에서 공식 출범했다. 철원본부는 출범식에서 김동익 철원군농업인단체협의회장과 임부빈 강원자영업자총연합회철원지회장을 공동대표로, 현진권 깨어있는철원시민모임 사무국장을 사무국장으로 선출했다.출범식에 참석한 이재욱 기본소득국민운동 농어촌본부 상임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 후보들에게 기본소득정책을 입법하게끔 촉구하자”며 격려했다. 김동익 철원본부 공동대표는 “우리에겐 농민수당 관철이란 소중한 경험이 있다
[한국농정신문 기고_ 김영재 한국친환경농업협회 회장]새해를 맞이하며 영농 계획을 세워본다. 어떤 작물과 품종을 선택, 재배할 것인가 고민한다. 가장 고민되는 것은 무엇보다도 자연재해에 강하면서 소득이 담보되는 작부의 선택이다. 영농 경험을 최대한 동원하여 설계해보지만, 선택의 여지가 그리 많지 않다. 이러한 고민은 단지 나만의 문제가 아니며 동시대의 모든 농민이 겪고 있는 일이 아닌가 한다.30여년의 짧은 영농 경력이지만 몇 해 전부터 작부 선택에서 자연재해를 가장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고, 실질적인 보상에도 한참 못 미치는 농작물재
[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 충남 당진시농민회 합덕읍지회(지회장 조성원)가 지난해 12월 27일 합덕농협(조합장 김경식)과 2021년산 쌀 추가 수매안에 합의했다. 농협 앞에 나락과 볏짚더미 50개를 적재하고 천막농성한 지 14일 만이다.합덕읍지회와 합덕이장단협의회 소속 농민들은 이날 집회를 마치고 김경식 조합장 사퇴요구서를 갖고 조합장실로 들어갔다. 조합장이 자리에 없자 명패를 떼어내고 집기를 내던지면서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으며, 결국 경찰 측의 주선으로 조합장-농민 간 협상이 성사됐다.농민들의 추가 수매 요구에 대해 김경식 조합
[한국농정신문 윤병구 기자] 지난해 12월 28일 정부의 쌀 시장격리 발표가 나오자 이튿날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광주전남연합, 전국쌀생산자협회 광주전남본부는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앞에 야적했던 나락을 정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비록 시장격리가 발표됐지만 농민들은 정부의 태도와 시장격리 물량에 대해 여전한 불만을 표출했다.이갑성 전농 광전연맹 의장은 “우리 순진한 농민들이 또 정부한테 속고 말았다. 쌀 변동직불금을 없앤 대신 만든 자동 시장격리제는 이행되지 않았고 ‘20만톤 우선격리, 나머지 7만톤은 나
농촌살이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농촌 창업은 도전해볼 만한 일, 혹은 생계를 위해서 한 번쯤은 고려해보는 일인 듯하다. 도시에서 알고 지내던 동생은 애견힐링센터를 하고 싶다고 문의를 하고, 친한 언니는 명상치유센터를 운영하면서 원예치유체험장과 카페를 운영하고 싶다고 한다. 또래 친구는 커피체험농장을 하며 비누 등을 만드는 공방 카페를 하고 싶단다.이들은 먼저 농촌에 정착한 내게 청년창업농 지원사업에 대해 묻고, 대출 금액과 방법 등에 대해 물어왔다. 나는 이들에게 왜 농업·농촌이냐고 되물었고 그들은 공통적으로 앞으로 먹고살려면 지원사업
여고생이었을 때 좋아하던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란 시가 생각난다. 누구라도 그렇겠지만 나는 늘 선택의 기로에서 생각을 많이 한다. 어떤 것을 선택할까, 하는 것이 좋을까 안하는 것이 좋을까? 무슨 일이라도 생각을 깊이 하면 일머리가 생기고 마음이 굳어져 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의 선택은 마음은 편한데 몸은 힘든 일이 대부분이다.농민은 우리의 식량안보를 지키는 공직자라고 치켜세워주던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 그리고 2019년에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어졌다. 2019년, 202
2022년 임인년 새해가 밝아오고 있다. 지혜와 용맹의 상징인 호랑이해를 맞아 호랑이의 기상으로 묵은 재난을 걷어내고 힘차게 전진하길 기대한다. 해가 바뀌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 재난은 여전하다. 세계는 지금 ‘코로나19 극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새해를 맞고 있다. 우리 역시 새해 최우선 국가적 과제가 코로나19 극복이라는 점은 마찬가지다.이와 더불어 우리는 202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대통령선거는 정치 권력의 교체와 더불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출발점이다. 이번 대선을 통해 농업·농민·농촌에도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