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따라 생활건강] 왜 머리 속에 뾰루지가 생길까?

  • 입력 2022.01.01 00:00
  • 수정 2022.01.05 13:43
  • 기자명 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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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박현우(경희도담한의원 원장)

머리 피부에 염증성 피부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머리가 뜨겁다, 각질이나 비듬이 잘 생긴다, 머리 피부가 붉어진다, 머리 속에 여드름이나 뾰루지가 생긴다, 하루만 머리를 안 감아도 기름이 잘 낀다, 머리카락이 빠진다 등의 증상을 호소합니다.

몸이 건강하려면 두한족열(頭寒足熱), 즉 머리는 차가워야 하고 발은 따뜻해야 합니다. 그러나 반대로 머리는 뜨겁고 발이 차가운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가장 큰 이유는 현대인의 생활방식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책상과 컴퓨터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냅니다. 끊임없는 두뇌활동을 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일부러 운동할 시간을 내지 않으면 몸은 쓸 기회가 잘 없습니다. 깨어있는 시간 내내 머리는 과열되기 쉽습니다.

과열된 머리가 잘 식으려면 잠을 잘 자야 합니다. 하지만 어떻습니까. 긴긴 겨울밤이라는 말은 옛말이 되어버렸습니다. 환한 LED 등은 우리에게서 밤을 빼앗아 갔습니다. 밤 12시, 1시에도 안 자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늦게 자도 그만큼 아침에 늦게 일어나니 괜찮을까요? 아닙니다. 우리 몸의 생체리듬은 밤에는 잠을 자면서 몸을 회복하고, 낮에는 깨어 활동하도록 진화해 왔습니다. 키가 크는 시간이 밤 10시에서 새벽 2시인 것처럼, 대부분 우리가 내 맘대로 조절할 수 없는 것들, 면역력, 소화기능, 피부, 만성 염증 등은 해가 없는 캄캄한 밤, 잠을 자면서 회복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야간에 잠을 자지 않고 일하는 것을 발암 가능성이 있는 유해인자(2A)로 규정했습니다. 이는 DDT 살충제, 납 화합물 등의 유해인자와 같은 등급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야간의 수면 부족은 고혈압, 당뇨, 뇌혈관질환, 심장질환과 비만의 원인이 됩니다. 정혜선 가톨릭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야간이나 교대근무를 하는 여성이 주간이나 저녁근무를 하는 여성보다 비만 가능성이 1.2배 높다고 합니다.

또 다른 이유는 면역력의 저하입니다. 한의학에서는 감염병이 피부나 코, 입으로 처음 들어오는데, 면역력이 약해서 제대로 이겨내지 못하면 점점 몸속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고 보았습니다. 실제로 바이러스의 이동을 관찰한 것이 아닙니다. 환자의 증상을 보고 변화들을 관찰한 것입니다.

감기, 독감,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걸리면 처음에는 목구멍이 아프고,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나고, 몸이 으슬으슬 추워지고, 몸살이 납니다. 즉, 급성 염증입니다. 입과 코, 피부처럼 몸의 바깥쪽에 염증이 생긴 겁니다. 그런데 면역력이 잘 대응하지 못하면 급성 염증은 점점 몸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 만성 염증이 됩니다. 목구멍에서 식도, 위를 거쳐 소장, 대장에서, 그리고 코에서 기관지, 폐를 거쳐 간과 신장에서, 피부에서 근육, 혈관을 거쳐 뼈에서 만성 염증이 관찰되는 겁니다.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환자는 오히려 몸의 바깥에서 생기는 염증 증상들은 안 보일 때가 많습니다. 대신 몸의 가장 깊숙한 곳인 소장, 대장, 간과 신장, 뼈 주위에서 만성 염증이 생기기 쉽습니다. 그중 머리는 몸속 깊이에 있는 뼈의 상태를 보기 가장 좋은 곳입니다. 머리는 두꺼운 근육이 없이 뼈 위에 얇은 피부만 덮여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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