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농민 대농협 쌀 투쟁, 합덕서 첫 성과

나락적재·천막농성 14일 만에

2,000톤 추가 수매 합의 성사

  • 입력 2022.01.01 00:00
  • 기자명 김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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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희봉 기자]
 

지난해 12월 27일 당진시농민회 합덕읍지회와 합덕이장단협의회가 합덕농협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농민들은 합덕농협의 벼 추가 수매를 이끌어냈다.
지난해 12월 27일 당진시농민회 합덕읍지회와 합덕이장단협의회가 합덕농협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농민들은 합덕농협의 벼 추가 수매를 이끌어냈다.

충남 당진시농민회 합덕읍지회(지회장 조성원)가 지난해 12월 27일 합덕농협(조합장 김경식)과 2021년산 쌀 추가 수매안에 합의했다. 농협 앞에 나락과 볏짚더미 50개를 적재하고 천막농성한 지 14일 만이다.

합덕읍지회와 합덕이장단협의회 소속 농민들은 이날 집회를 마치고 김경식 조합장 사퇴요구서를 갖고 조합장실로 들어갔다. 조합장이 자리에 없자 명패를 떼어내고 집기를 내던지면서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으며, 결국 경찰 측의 주선으로 조합장-농민 간 협상이 성사됐다.

농민들의 추가 수매 요구에 대해 김경식 조합장은 “조합장실을 이렇게 해놓고 대화할 분위기가 되나”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으며 “조합원들이 먼저 계약분을 조합에 내지 않고 계약을 위반했는데 어떻게 추가 물량을 받을 수 있나”라고 토로했다.

조성원 당진시농민회 합덕읍지회장은 “농협은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을 팔아주는 게 임무인데 어째서 농민이 생산한 벼 전량을 수매하지 않나. 차라리 쌀 잘 파는 농협으로 옮겨야 할까보다”라고 응수했다.

농민회 측은 또 “합덕농협이 당진시통합RPC로부터 배정받은 1만1,000톤은 합덕농협 조합원의 권리물량이므로 기존에 수매한 양(7,700톤)에서 3,300톤을 추가로 수매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준비해온 ‘수매거부 김경식 조합장 사퇴요구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자 당진시농민회는 합덕농협에 ‘정회 후 오후 2시까지 진전된 협상안을 마련해줄 것’을 제안했고, 다시 만난 오후 협상에서 마침내 진전이 이뤄졌다. 양측이 서로 한 발씩 양보해 쌀 2,000톤을 추가 수매하는 것으로 합의한 것이다. kg당 수매가는 품위별로 1,700원·1,640원·1,610원이며, 덧붙여 농민회가 요구한 ‘쌀 가공원가 및 판매원가 세부내용 공개’ 요구에도 농협이 원칙적으로 동의했다.

당진시농민회는 지난해 12월 13일부터 12개 농협을 상대로 2021년산 벼 수매가 인상 투쟁을 벌여왔는데, 그 선봉에 선 게 합덕읍지회였다. 합덕읍지회는 이장단협의회와 공동투쟁을 펼치며 ‘벼 수매가 kg당 1,700원’과 ‘조합원이 생산한 벼 전량 수매’를 요구해왔다.

당진시농민회는 “이번 투쟁의 승리는 총 세 차례의 농민조합원 투쟁집회와 12월 27일 당진시농민회의 전 조직동원령, 이장단의 농협 영농회장직 사퇴 결의 등 연대 투쟁이 가져온 성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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