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김재영 기자]
주한미군 주둔 80년을 맞아 경남진보연합 주최 ‘미군 점령 80년, 경남 반미자주대회’가 지난 5일 경남 창원시 정우상가 앞에서 개최됐다. 참가자들은 “미국은 나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지난 80년간 이어져 온 미국의 경제, 안보, 군사적 착취와 예속의 역사를 끝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대회는 통일선봉대의 몸짓 공연, 참가자들의 발언과 영상 등으로 진행됐다. 경남진보연합은 “1945년 9월 8일 미군이 인천에 상륙해 군정을 실시한 이후 한국의 주권이 침해됐다”면서 “일제 패망 후 민중은 조선인민위원회를 통해 자치 행정과 건국 사업을 준비했으나, 미군정이 38선 이남을 점령하고 일제 식민 통치 기구와 친일 관료들에게 권력을 주면서 민중의 노력을 좌절시켰다”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미국의 경제수탈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김은형 민주노총 경남지역본부장은 “1997년 미국의 신자유주의 전략으로 인해 대한민국 경제는 파탄났었다”라며, 현재의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도 이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본부장은 “한국의 주요 수출 산업인 자동차, 기계, 반도체, 철강, 알루미늄 등이 미국의 일방적 관세 정책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언급했다.
주한미군의 실태를 밝히며 그 위험성을 경고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이영곤 창원진보연합 상임대표는 “1992년 주한미군 범죄 중 가장 잔혹한 윤금이씨 살해 사건을 우리는 잊지 않고 있다. 2002년 월드컵 열기가 뜨거웠던 그 해 미군장갑차에 의한 미선, 효순 여중생 압사사건을 우리는 똑똑히 기억한다”라면서 “미함대지원 진해 미군기지에서는 2리터 물병 두 개 분량이면 창원시민 전체를 사망케 할 탄저균과 담배 두 갑의 분량으로 5000만 국민을 모두 죽일 수 있는 세균실험이 아무런 제재도 없이 가동되고 있으며 창원시내 한복판에서 미군사격장과 탄약창이 버젓이 있는 것도 우리는 잘 알고 있다”라고 그 위험성을 제기했다.
이 상임대표는 이어 “국가 주권 없이는 국민 주권도, 민족 주권도 없다. 미군의 간섭과 압박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한국의 민주주의와 민생 경제는 언제까지나 미국놈 종살이를 벗어날 수 없다”면서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어서 박은영 진보당 창원 의창구 지역위원장은 미국의 ‘동맹 현대화’ 전략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동맹 현대화는 미국과 중국 간 충돌 시 한국이 미국 편에 서도록 강요하는 것이다”라며 “주한미군의 역외 진출이 공식화되면 미군 기지가 선제 타격 목표가 되어 한반도 전체가 전쟁터가 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남의 나라 전쟁에 휘말려 우리의 평화가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종전과 함께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발언도 이어졌다.
김재명 경남자주연합 의장은 윤석열정부의 내란을 비판하면서 “윤석열의 내란 뒤에는 75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전쟁이 있다”면서 “평양 상공에 무인기가 날고, 군사분계선에서 총성이 울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종전을 선언하고 그 위에 평화협정을 세워 자주적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외쳤다.
이날 대회는 “동맹수탈 거부한다”, “평화협정 체결하라”를 외치며 성조기를 찢는 상징의식으로 마무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