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신공항으로 전북지역이 발전?

‘수요부족 적자운영’ 빤해…경제적 타당성 떨어져
국내외선 ‘수라갯벌 돌이킬 수 없이 손상’ 우려도

  • 입력 2025.02.27 18:41
  • 기자명 이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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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이대종 기자]

지난 2023년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세계 잼버리대회)를 앞두고 전라북도(지사 김관영, 전북도)는 “전북이 대형 국제 행사를 유치하지 못해 발전하지 못했다”라며 세계잼버리를 기회로 일약 대도약하게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준비 부족과 각종 논란으로 결과적으로 실패한 대회가 됐다. 당시 전북도는 세계 잼버리를 유치한 목적이 “새만금을 속도감 있게 개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세계 잼버리 유치는 새만금 사업을 둘러싼 논란을 잠재우고 새만금 항만, 철도, 공항 등 국가 예산을 따오기 위한 수단이었던 셈이다. 새만금신공항은 당시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한 필수 조건이자 전북 대도약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새만금사업은 착공 순간부터 현재까지 끊임없는 논란거리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만금의 미래가 달라지고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또 다른 사업이 얹혔고, 새만금신공항 추진 계획 역시 이에 속한다. 대규모 토목공사 없는 지역발전을 상상할 수 없는 이들에게 국제공항 건설은 매우 매력적인 사업인 셈이다.

하지만 ‘새만금신공항은 전북지역 발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인가’, ‘조류 충돌로 인한 항공기 사고 발생 위험이 매우 큼에도 경제적 타당성이 높다면 신공항은 계속 추진돼야 하는가’와 같은 근본 물음은 여전히 남아 있다. 아울러 ‘미군 소유 군사공항인 인근 군산공항은 민간기 운항 횟수가 제한되며 공항 사용료까지 지불해야 한다’와 같은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에도 실제로는 경제적 타당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동필 새만금주민생태조사단장은 “8000억원에 달하는 건설비용과 이후 공항 운영비용을 감내할 만큼의 항공기 수요가 없어 적자운영이 불가피하다”라며 “또한 미군에게 사용료를 내더라도 그 돈이면 수백 년을 쓰고도 남아 현행 유지가 오히려 경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 단장은 “새만금신공항 건설은 미군기지 확장으로 귀결될 소지가 크다. 우리가 언제까지 미군의 횡포를 용인해야 하나”라고 일갈했다.

지난달 10일 전국신공항백지화연대 출범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신공항 반대를 외치고 있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제공
지난달 10일 전국신공항백지화연대 출범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신공항 반대를 외치고 있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제공

최근 국제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새만금신공항 건설 계획이 생물다양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호소하는 국내외 생태·환경 연구자와 활동가들의 편지를 실었다. ‘공항 계획이 한국의 간척지를 위협하고 있다’라는 제목으로 “2025~2029년 예정된 새만금신공항 건설로 수라갯벌이 지원하는 생물다양성과 사회문화적 활동이 돌이킬 수 없이 손상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사이언스>지에 편지를 보낸 이들은 “새만금은 동아시아-대양주 사이를 이동하는 철새들의 중요한 중간 기착지 구실을 하며 해마다 33만 마리를 보호해 왔고, 간척사업에도 살아남은 수라갯벌은 59종의 국내 보호종과 27종의 세계적인 멸종위기종 등 철새들을 보호하고 있다”라며 새만금의 생태적 가치를 강조했다.

새만금을 간척사업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갯벌 생물의 대체 서식지로 지정해 놓고도 “날개가 있으니 새들은 인근으로 회피할 것이며 회피하지 못하는 흰발농게 등 저서생물은 포획해서 다른 곳으로 옮기면 된다”라며 신공항 건설 계획에 손을 들어준 우리 환경부의 논리가 설득력이 떨어지는 이유다.이대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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