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이대종 기자]
새만금신공항 건설 계획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 이후 이를 둘러싼 찬반 토론회가 처음으로 열렸다. 지난 14일 밤 전주 KBS ‘생방송 심층토론’에 찬반을 대표하는 4인의 토론자가 나서 ‘새만금신공항 백지화’와 ‘신공항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주장을 놓고 맞붙은 것이다.
새만금신공항 백지화공동행동은 법원 판결에 반발해 항소한 전북도를 규탄하면서 공개토론회를 요구해 왔다.
공동행동을 대표해 토론에 나선 김지은 집행위원장은 “새만금신공항은 입지·수요·규모·물류의 한계가 명백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애초 목적에 부합하지 못할뿐더러 돌이킬 수 없는 생태계 훼손, 결코 보완할 수 없는 수준의 조류충돌 위험성 등을 놓고 볼 때 공항 건설을 취소하라는 법원의 판결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며 공세를 펼쳤다.
반면 김형우 전북도 건설교통국장과 김대중 전북도의회 경제산업건설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환경훼손과 안전문제 등에 대한 국토부의 안이한 대처가 있었음은 인정하지만, 최종 평가가 아직 나오지 않은 조건에서 신공항 건설 중단위기를 불러온 법원의 판결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전북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이기에 항소했다. 도민의 입장에서 신공항의 필요성과 공익성을 부각해 반드시 승소하겠다”라고 맞섰다.
법원 판결의 주요 근거가 된 조류충돌 위험성에 대한 입장도 크게 엇갈렸다.
김형우 국장은 “아직 공항이 건설되지 않은 조건에서 조류충돌 위험성이 과대 포장됐다”라며 “공항 건설 이후 조류퇴치 인력을 배치하고 새들이 주변에 머무를 수 없도록 조치하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지은 집행위원장은 “조류충돌 위험도가 높지 않고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은 거짓이며 매우 위험하고 오만한 발언”이라며 격렬하게 비판했다. 이어 김 집행위원장은 “새만금이 무안공항 등 여타 공항에 비해 조류충돌 위험성이 수십·수백 배 높다는 사실을 축소·은폐·왜곡해서는 안 된다. 새만금 신공항의 조류충돌 위험성은 결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다음으로 새만금신공항의 경제적 타당성, 국제공항으로서의 입지조건 등을 토론했다. 김대중 전북도의회 경제산업건설위원장은 “환경과 안전이 중요하지만 전북 발전을 위해서는 신공항이 꼭 필요하다. 농도 전북이라 하는데 농업만으론 전북 발전이 불가하다”라며 “신공항 건설은 전북을 살릴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갯벌도 좋지만 전북만 국제공항이 없는 건 있을 수 없다. 도민의 항공교통 편 문제를 풀어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신공항은 전북발전을 위한 필수조건임을 강조했다.
반면 오현숙 전북도의원(정의당)은 “새만금신공항은 군산공항과 연계해 미군의 통합관제 하에 미군에 종속된 공항이 될 수밖에 없다. 국제공항, 물류공항이라는 말은 허구다”라며 “적자운영이 빤한 신공항 말고 고속철도 등으로 인천공항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갯벌을 살리는 방향에서 새로운 방도를 찾아야 한다”고 맞섰다.
애당초 이번 토론회를 통해 찬반 사이의 입장을 좁힐 수는 없는 것이 예견됐으나 토론 막바지에 확인된 양측의 차이는 매우 극명했다.
김형우 국장은 “새만금은 지난 30여년간 대규모 개발이 진행됐다. 그중 1%도 안 되는 면적에 건설되는 신공항이 환경과 생태에 과연 얼마나 영향을 끼치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김지은 집행위원장은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적 목적의 신공항은 전북의 희망이 아닌 재앙이 될 것”이라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