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 농민후보 인터뷰] 농업·농촌 현장에 바친 삶, 의회에서 꽃피울까

이영수 더불어민주당 경상북도의원 후보(영천시 제2선거구)

  • 입력 2022.05.15 18:00
  • 수정 2022.05.16 08:58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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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서울대 출신 농민’이라는 이력도 특이하거니와, 지역에서 상당히 신망이 두터운 리더다.
처음 귀농했을 때 마을에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마을발전기금 협상이 막바지 단계였다. 그런데 협상안을 보니 너무 어처구니없는 수준이라 그 자리에서 협상을 파기하고 3년 투쟁을 시작했다. 결국 당초 3억원이었던 마을발전기금을 6억원 가까이로 올리고 상수도 지원 등 총 16억원 상당의 보상을 받아냈다. 당시 마을별로 나눠져 있던 대책위를 합치고 정보를 공유하며 투쟁을 이끈 경험이 내 지역기반을 다지는 자산이 됐다. 이후 농민회 면지회 재건, 군공항 이전 반대, 농민수당 운동 등 한창때는 12개 조직의 실무를 맡을 정도로 열심히 일했고 “영수가 지나간 자리엔 뭐가 남아도 남는다”는 어른들의 말씀을 듣게 됐다.

경북과 영천은 전통적으로 1개 정당의 선거 독식이 확고한 지역이다. 민주당 후보로서 는 ‘험지’에 나온 셈이다.
후보가 두명 뿐인 1대1 구도다. 당선을 위해선 득표율 50%를 넘겨야 한다는 뜻인데, 영남에서의 민주당 후보든 호남에서의 국민의힘 후보든 3자구도에서의 30%대 득표 당선은 종종 있었어도 50% 당선은 전례가 없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분위기가 상당히 반전되고 있다. 상대 후보가 영천에 기반이 없기도 하거니와 시민들께서 이영수라는 인물과 삶의 스토리에 호감을 많이 가져 주신다. ‘정말로 이영수가 당선될 수도 있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나를 전혀 모르는 분들에게 얼마나 인지도를 높이느냐가 관건이라, 열심히 지역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고 있다.

의회에 입성한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
한 명의 도의원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어디까지일진 확신할 수 없지만 기본적으로 농민을 대변하는 정치를 하고 싶다. 농업은 단순히 하나의 산업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대안적 밑바탕을 만들 전략산업이다. 기후·에너지위기 극복,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농업·농촌이 어느 위치에 있어야 하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 일단 농민들이 먹고살만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농업예산 중 최소한 절반은 농민에게 바로 가도록 해야 농가소득이 안정되고 지역경제가 살아난다. 당장 시급하게는 영농인력부족 문제에 대응할 지원조례 제정, 비료 등 농자재값 인상 대응 등을 계획하고 있다.

거주지인 영천 임고면은 제법 젊은 농민들이 많고 내부결속·대외교류가 활발하다. 비결이 있나.
처음 내려와 5년 동안 막내였는데 어느 순간 귀농 바람이 불었다. 이 시기에 내가 상담역을 맡으면서 귀농하는 청년들의 ‘기준점’이 된 것 같다. 자연스럽게 그들과 어울리며 지역 활동과 농사 공부를 통해 서로 의지하게 됐고, 지금은 이들 젊은 농민들이 농협 대의원 등 지역의 일꾼 역할을 당연히 맡아야 하는 문화가 만들어졌다. 지역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절대 놓쳐선 안되는 게 귀농·귀촌인이다.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귀농인과 원주민이 단절되고 지역이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 사람들 사이에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인물들을 자꾸 만들어내는 게 농민운동·지역운동이 해야 할 중요한 일이다.

이번 선거 출마로 마을 주민들은 듬직한 일꾼을 잃게 됐는데.
갑작스레 출마를 결정하고 마을 총회에서 이장직을 사임했는데, 마을 역사상 처음으로 노인회·부녀회·청년회에서 감사패와 성금을 모아 주시고 많이 울기도 하시면서 잊을 수 없는 퇴임식을 만들어 주셨다. 지금도 나에게 최고로 힘을 주는 게 우리 마을이다. 얼마 전에도 “꼭 붙으라”며 호박엿을 준비해 주셨다.

선거 이후 농민 이영수의 삶엔 어떤 변화가 생길까.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농업·농촌이 제대로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고자 고향인 영천으로 왔고 앞으로도 여전히 농업·농촌을 이야기하는 사람일 것이다. 의회에 진입을 하게 되면 의회에서, 진입을 못하더라도 현장에서 의회와 행정당국에 지속적인 요구를 던질 것이다. 한 가지 달라질 게 있다면 아무래도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 만큼, 농업에 더해 우리 지역 영천, 지방도시 영천에 대한 고민을 더 깊이 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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