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전남의 장흥군농민회에서 수입쌀을 포대갈이로 국산쌀로 속이려는 현장을 적발해 급습했다. 농민들이 들이닥친 현장에는 포대갈이 하고 난 수입쌀 포대가 불에 태워지고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본격적으로 수입쌀의 혼합판매 금지를 촉구하는 등 수입쌀의 부정 유통을 방지 하기 위한 양곡관리법 개정을 촉구했다.한편 2011년 쌀값이 폭등하자 정부는 2009년산 쌀을 싼 값에 공매하여 신곡과 구곡의 혼합판매를 장려했다. 정부가 앞장서서 신·구곡의 혼합 판매를 유도한 것은 쌀값 하락이 주요한 목적이었다.밥쌀용 수입은 해마다 늘어나는데, 희한하게 시중에서는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올해 그 한 원인이 밝혀져 이목을 집중시켰다.지난 1월 여주시농민회는 국산쌀 5%와 미국쌀 95%를 섞은 이천농산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중 FTA 타결을 선언하자 제주지역 농민들이 삭발을 하며 강하게 반발했다.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는 지난 11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철회를 촉구했다. 고문삼 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장, 김성용 전농 제주도연맹 의장을 비롯한 농민단체 대표 7명은 기자회견에 앞서 한-중FTA 타결 철회를 촉구하며 삭발을 하는 등 투쟁을 결의했다.제주도농업인단체협의회는 “온 나라 농업인들이 기뻐해야 할 농업인의 날(11일)에 한-중 FTA 타결이라는 비보를 접하고 1차 산업 종사자들은 천 길 낭떠러지에 내몰린 사생결단의 심정으로 모였다”며 “우리나라 식량 주권의 완전한 포기와 말살을 의미하는 FTA 협상 타결을 철회하라”고
지난달 29일 장수군청 앞에서 화약공장 설립을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장수군 계북면 임평리, 진안군 동향면 일원 화약공장 설립 반대 주민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김종근·박송근·한규진, 대책위)’ 주최로 열린 이번 집회엔 300여명이 참석했다. 집회에는 대책위뿐만 아니라 화약공장 설립 예정 부지인 계북면 임평리 인근에 인접해있는 진안군 동향면 주민들까지 함께했다.지난달 21일 장수군 계북면 임평리 일원에 총 2만2,000평 규모의 화약공장이 들어설 계획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계북면 주민들은 대책위를 구성했다. 대책위는 계북면주민자치위원회, 계북면이장협의회, 장수군농민회계북면지회, 계북면새마을지도자회, 계북면의용소방대, 계북면자율방범대, 한농연계북면지회, 계북면새마을부녀회, 계북면체육회 등 계북면에 있는
제주지역 농가소득을 끌어올리기 위해 유통비용을 줄일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주지역 농민들은 육지부에 비해 월등히 높은 유통비용을 감수하면서 농사를 짓지만 정작 소득은 제자리 걸음이거나 뒷걸음질 치고 있기 때문이다.전농 제주도연맹(의장 김성용)은 지난 6일 제주농어업인회관에서 ‘제주농업 회생, 농산물 유통부터 해결하자’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열고 농산물 유통혁신 방안을 모색했다.이날 발제를 맡은 고성효 정책위원장은 “제주지역에서 1차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농가수지는 날로 악화되고 있어 농가소득 증대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위원장에 따르면 제주산 농산물은 연간 140만톤이 생산된다. 이 가운데 33%수준만 지역내에서 소비되고
제주도가 2015년산 보리 수매가격을 1등급 1포대(40kg)당 5만원(주정용 4만8,000원)을 보장한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제주지역 농민들이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제주도의 이번 발표는 전국 최초로, 다른 자치단체에도 영향을 미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전농 제주도연맹(의장 김성용)과 전여농 제주도연합(회장 김정임)은 지난달 논평을 내고 제주도의 이같은 결정을 환영했다.농민들은 “제주도의 이 같은 보리재배 확대 정책은 월동채소 가격폭락으로 신음하고 있는 농민들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라며 “이번 제주도의 발표는 월동채소 품목 집중화 현상으로 발생되는 가격 폭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며 지역내 식량자급률을 더욱 끌어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농민들은 또한 환영의 입장을
‘감귤 1번과 상품’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같은 1번과 중에서도 47mm와 49mm 규격의 차이 때문이다. 지난 16일 제주도의회 정례회에서 허창옥 의원은 최근 제주도가 밝힌 ‘1번과 규격 상품안’에 반대입장을 밝히며 “의회의 권고안을 무시했다”고 말했다.허창옥 의원은 지난 16일 열린 정례회 본회의에서 “도의원들은 지난 12일 농가의견을 바탕으로 1번과 전체를 상품화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권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0분만에 제주도가 입법예고를 강행했다. 주산지와 농협, 농단협 협의사항이라고 하는데 그럼 도의회의 위상은 농감협, 농단협만도 못한가”라고 질의했다. 제주도가 내놓은 방안은 1번과 가운데 49mm 이상만 상품화 한다는 것이다.행정당국과 농민들의 입장 차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지점이다.
지난 11일 경기도 포천군 영북면사무소에서는 악취문제에 대한 긴급회의가 열렸다. 영북면 자일3리에 위치한 동광그린텍(대표 배양수)에서 운영하고 있는 퇴비공장에서 나는 악취가 지역주민들이 생활에 불편을 느낄정도로 심각했기 때문이다.이날 회의에 참석한 면장, 자치위원장 등을 포함한 20여 기관 단체장들은 공장의 악취문제에 대해 성토했다.이용구 자일 3리 이장은 "여러 차례 악취방지를 위한 문제를 요청하고 시설개선을 요구했지만 여전히 악취가 나고 있다"며 행정에서의 대책을 요구했다.하지만 배장원 영북면장은 "이미 8년전에 퇴비공장을 호가가 난 상황에서 '허가취소'나 '영업벙지'와 같은 조치를 조취하는 것도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행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포천시 환경과에서 법으로 정한 기준치에
한미FTA를 막기 위한 천막농성 과정에서 공무원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허창옥 제주도의회 의원이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이에 따라 허 의원의 의원직은 유지된다. 광주고등법원 제주형사부(제주지방법원장 김창보)는 9일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허 의원의 파기환송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상해가 없고 폭력 정도도 크지 않고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정상 참작했다”고 판시했다.허 의원은 전농 제주도연맹 회원 신분이던 지난 2011년 10월 25일 제주도청 앞에서 한미FTA 국회비준 저지를 위해 천막농성을 벌이던 중 시설물 철거에 나선 제주시청 공무원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1, 2심 재판부는 제주시청의 천막 철거가 법률상 요건과 방식을 갖
제주 감귤 값을 산지에서 결정하고, 거래비용을 줄이기 위한 가칭 ‘제주감귤(농축수산물) 거래소’를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원희룡 제주도지사 당선인 측 새도정 준비위원회 도정준비2위원회(위원장 고유봉)는 최근 준비위 사무실(옛 제주KBS)에서 1차 산업 및 미래산업, 민생·일자리분야 언론브리핑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현재 제주는 감귤의 유일한 대규모 생산지임에도 불구하고 육지부 도매시장에서 상장 경매를 통해 시장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도매시장 상하차비, 물류비, 도매시장 수수료 등을 모두 농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이번에 제시된 ‘제주감귤(농축수산물)거래소’는 상인(도매인), 대형유통업체 뿐만 아니라, 도매법인 또는 중도매인이 관련 제도 개정을
지난달 26일 전북 장수군 장수시장에서는 장수시민연대 주최로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와 시국촛불행사’가 열렸다. 장수시민연대는 지난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규탄하고자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만든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장수군 시국회의’가 일상적인 연대를 모색하면서 새롭게 발전하여 결성된 단체다.올해 5월 9일 창립총회를 통해 정식 출범했으며 촛불집회를 주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집회에서는 세월호를 추모하는 영상 시청을 시작으로 ‘전교조 법외노조 규탄, 공무원 공적연금 개악저지, 쌀 전면개방 규탄’ 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날 집회에는 장수군농민회, 전교조 장수군지부, 공무원노조 장수군지부 등이 주축이 됐으며 장수군으로 농활 온 대학생들, 지역의 고등학생, 지역주민 등100여 명
민족의 혼이요 우리 농업 최후의 보루인 쌀을 어떻게 할 것인가. 쌀을 둘러싼 현황, 쌀 시장개방과 양곡정책 그리고 전면개방 위기 상황의 대안은 무엇인가에 대해 7회 연재로 풀어 본다.2014년 쌀의 위기, 식량주권의 위기1. 우리쌀 의 현주소2.“대통령직을 걸고 쌀을 지키겠습니다.”3. 쌀 정책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4. 쌀을 지켜야한다.5. 고율관세의 허구6. 국제법으로 본 ‘현상유지’ 왜 가능한가7. 현상유지 가능하다 1) 쌀개방의 역사 대통령직을 걸고 지키겠다던 쌀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쌀을 수입하게 된 것은 1979년부터다. 78~80년까지 계속된 냉해로 인해 대흉작을 기록하면서 1979년부터 3년 연속 외국쌀을 긴급 수입하게 되었다. 특히
민족의 혼이요 우리 농업 최후의 보루인 쌀을 어떻게 할 것인가. 쌀을 둘러싼 현황, 쌀 시장개방과 양곡정책 그리고 전면개방 위기 상황의 대안은 무엇인가에 대해 7회 연재로 풀어 본다.2014년 쌀의 위기, 식량주권의 위기1. 우리쌀 의 현주소 2.“대통령직을 걸고 쌀을 지키겠습니다.”3. 쌀 정책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4. 쌀을 지켜야한다.5. 고율관세의 허구6. 국제법으로 본 ‘현상유지’ 왜 가능한가7. 현상유지 가능하다--------------------------------------------------------------------------혼합쌀이라는 말을 들어 보셨습니까? ‘미국쌀 95% 기찬진미쌀, 중국산 95% 청아미, 호주산 95% 농부의
그뿐 아니라 농협에 빚을 졌다가 경매로 땅을 날리고 고향을 뜬 경우는 꽤 여럿이었다. 언젠가 정부에서 유리온실 사업을 권장하면서 대규모로 융자를 해줄 때 혹해서 시작을 했던 이들이 대표적이었다. 우선 먹기엔 곶감이 달다고, 엄청난 초기 투자비용을 낮은 이자로 빌려주자 젊은 농민들이 뛰어들었다. 유기농으로 쌈 채소를 기른다, 어쩐다 했지만 값이 떨어지면 따는 품삯도 나오지 않는 상추 따위를 해서 수지타산이 맞을 리 없었다. 대체 어는 책상머리에서 나온 정책인지 몰라도 평당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시설비를 노린 업자들의 농간이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저리라는 것도 때맞추어서 잘 갚을 수 있을 때 말이지, 연체라도 하게 되면 곧장 몇 배의 이자로 부풀려지고 도무지 감당할 수 없게 되는 것이 빚이
문 걸고 몰래 먹는다는 아욱국. 얼마나 맛있으면 밥상을 차려준 조강지처까지도 쫓아내고 먹을까만 아욱국은 맛만 좋은 것이 아니라 몸에도 좋다하여 ‘아욱으로 국 끓여 삼 년을 먹으면 외짝 문으로는 들어가지 못한다.’는 속담도 있다. 국을 끓여 먹으면 장의 운동을 유연하게 하며 젖을 잘 나게 해주므로 산촌에서 미역을 구하지 못하면 아욱국을 끓여 산모에게 먹이기도 하였다. 한방에서는 동규채 혹은 파루초라 부르는데 1907년 7월 대한매일신보에는 아욱을 파루초로 부르게 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실려 있다. “아욱은 보양하는 나물이라 한 집에서 봄에 나물을 심는데 그 집 아씨가 좋다며 말하기를 다른 나물은 심지 말고 아욱만 심으라. 우리 서방님이 좋아하시는 나물이다. 종의 대답이
들 녘 제1장 마을 “근데, 형님. 이 손익계산서라는 거 보고 제가 참 놀랬어요.” 한동안 말이 없던 경태가 소식지 한 쪽을 펼치며 준석에게 내밀었다. 글씨가 작아 잘 보이지도 않았지만 보아도 무슨 말인지 모를 내용이었다. 농협에서 대의원 총회를 할 때 대의원들에게 나누어 주며 설명을 할 때도 그저 건성으로 들여다 볼뿐 내용을 뜯어볼 재주가 없었다. 우선 쓰여 있는 말들이 어려웠다. 대출채권 평가이익이니, 대손상각비니 하는 다른 나라 말들부터 이해가 안 되었지만, 그렇다고 일일이 물어보았다가는 농협 일에 딴지나 거는 별종쯤으로 치부되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총회에서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 내용을 두고 꼼꼼하게 따지던 봉곡마을 대의원 하나는 그예 대의원을 그만두었다. 외지에서 들어와 준석과는 별로
모처럼 시간을 내어 동네 어르신들과 차를 한 잔 마시면서 옛날에 추석 지낸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뒷집 할머니도, 이장네 어머니도 모두 여기서 계속 살 생각이 없이 담배 농사를 몇 년 지어 돈 많이 벌면 멀리 남원 시내로 나가 살려고 했었다 하신다. 그리고 저기 저 건너 낙엽송 심어진 곳이 옛날에는 모두 담배밭이고 감자밭이었다고 알려주신다. 그곳은 밭이 있었을 것 같지 않고 보기엔 그냥 깎아지른 듯한 산이다. 추석 음식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그 옛날 어렵게 살던 때를 떠올리게 되어 죄송하기도 하였다. 내가 중학교를 다니던 때로 기억한다. 허례허식을 없애야 한다면서 정부에서는 민초들의 관혼상제에 관한 기준을 정하여 가정의례준칙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를 하였다. 그리고 그 내용에 대해 학교에서는 가끔 시
고혈압식단을 부탁받고 고민한 적이 있다. 하루 세 끼 일주일 식단을 6개월간 짜야했는데 갑자기 한 사람의 음식을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나로서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염분을 제한하거나 칼로리를 낮추고 육류의 섭취도 줄여야 하는 등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지만 나는 내 나름대로 먼저 식단을 짜는 원칙을 세웠는데 그 중 제일로 꼽은 것이 제철에 나는 식재료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그 식단을 지키며 음식을 먹을 사람이 사는 곳으로부터 가능하면 가까운 곳의 식재료를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생각이 거기에 머물자 제일 먼저 떠오르는 식재료가 사과였다. 고혈압식단이 필요한 지인은 장수에 살고 있었고 고혈압에 먹어도 되는 대표적인 과일이 사과이기
아들만 삼형제를 두고 그 입들을 먹여 살리느라 밤낮없이 일에 매달린 덕에 정덕봉은 이내 행랑살이를 끝내고 목구멍에 풀칠할 정도의 전답을 장만할 수 있었다. 그리고 큰 아들 승태가 대학교에 들어갈 무렵에는 마을에서 칠천 평 정도를 소유한 손꼽히는 땅 부자가 되었다. 더구나 세 아들 모두 까막눈 부모에게서 나온 자식답지 않게 공부에 힘을 쓰더니 척척 대학까지 붙어주었다. 당시만 해도 시골에서 세 아들을 모두 대학교까지 보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덕분에 논 몇 마지기가 상아탑 아닌 우골탑으로 들어갔어도 만나는 사람마다 건네는 축하 겸 인사를 받는 맛에 정덕봉의 어깨에 힘이 들어가던 시절이었다. 그 무렵부터 정덕봉이 술을 입에 대기 시작했다. 원래 못 먹는 술이 아니었건만 제 주머니 돈 나가는 것
춘천에서 초등학교를 입학했지만 군인이라는 아버지의 직업 때문에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서울로 전학을 했다. 서울과 첫 인연을 맺은 곳은 정릉의 청수장 부근이었고 나는 어머니를 따라 아주 가끔 미아리고개를 넘어 돈암동으로 나들이를 했다. 그때는 한 달에 한 번씩 하는 계라는 경제활동(?)을 통해 저축을 하던 때였고 그때마다 큰 음식점에 모여 평소에는 먹지 못하던 음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내 나이 열 살, 그때 그곳에서 처음 먹어본 소고기로 요리한 불고기의 맛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리고 한 동안은 우리 모두에게 최고의 외식메뉴는 바로 그 불고기였는데 요즘은 서울엘 가도 그런 불고기를 파는 음식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음식으로 풀어낸 서울의 삶과 기억이라는 부제를 달고 따비출판사를 통해 나온
논에 우렁이를 넣는다, 오리를 키운다 하며 친환경 벼농사를 시작했던 사람들 중에 벌써 반 가까이 그만둔 것을 준석은 알고 있었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던 탓에 이미 편하게 논농사를 짓던 일에 익숙해있던 사람들이 하나 둘 다시 관행농법으로 돌아간 것이었다. 개울가에 붙은 병균네 논은 더 한심했다. 집안이 그렇게 되다보니 늘어나는 건 날마다 비우는 소주병이었고 아직 젊은 나이에 알코올 중독에 빠져버렸다. 농사는커녕 다니는 환경미화원 일도 아슬아슬했다. 보통 새벽 세 시에 나가서 열시가 좀 넘으면 일을 마치는데 그 사이에 이미 소주 몇 병을 비워 집에 돌아올 때에는 혀가 꼬부라져 있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오랜 정으로 감싸주지 않으면 직장에서 잘리고도 남을 판이었다. 허긴 일반 직장이 아니라 잘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