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사과 먹고 무병장수 하기

  • 입력 2013.09.01 23:05
  • 기자명 고은정 식생활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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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혈압식단을 부탁받고 고민한 적이 있다. 하루 세 끼 일주일 식단을 6개월간 짜야했는데 갑자기 한 사람의 음식을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나로서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염분을 제한하거나 칼로리를 낮추고 육류의 섭취도 줄여야 하는 등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지만 나는 내 나름대로 먼저 식단을 짜는 원칙을 세웠는데 그 중 제일로 꼽은 것이 제철에 나는 식재료를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그 식단을 지키며 음식을 먹을 사람이 사는 곳으로부터 가능하면 가까운 곳의 식재료를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생각이 거기에 머물자 제일 먼저 떠오르는 식재료가 사과였다.

고혈압식단이 필요한 지인은 장수에 살고 있었고 고혈압에 먹어도 되는 대표적인 과일이 사과이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발표된 연구결과에 의하면 75g의 사과를 6개월간 섭취하게 되면 여성들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1/4로 줄어든다고 한다. 사과에 다량으로 함유된 칼륨과 펙틴, 무기질 등은 나트륨의 섭취를 막고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작용을 하므로 염분을 제한해야 하는 고혈압 환자에 권할만한 좋은 식품이 된다.

사과에 함유되어 있는 식물성생리활성물질인 퀘르세틴이 혈중 콜레스테롤을 강하시켜주는 작용이 있고 또 다른 성분인 폴리페놀은 체내의 지방을 흡착해 체외로 배출시키며 장운동을 촉진시킨다고 하니 사과는 체내의 독소를 배출하는데 크게 기여한다고 할 수 있다.

<전남본초>라는 고문헌에는 사과의 껍질과 씨를 제거한 뒤 찧어서 즙을 낸 후 약한 불로 끓여 엿과 같이 걸쭉한 상태로 만드는 옥용단(玉容丹)이 나온다. 옥용단을 애용하면 기운을 나게 하고 소화기를 튼튼하게 하며 심장을 자양하여 기분을 좋게 한다고 한다.

소화가 잘 되고 기운이 나면 당연히 얼굴빛이 옥처럼 좋아질 것이므로 옥용단(玉容丹)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 것일 터이다. 허약체질이나 식욕부진에는 껍질과 씨를 제거하고 잘게 부수어 멥쌀과 함께 죽을 쑤어 먹으면 좋아진다고 하니 죽을 쑤는 것이 귀찮으면 멥쌀에 사과를 넣고 떡을 쪄서 때때로 자주 먹으면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조선의 실학자 홍만선이 집필한 <산림경제>에 사과의 재배법이 실려 있는 것으로 볼 때 우리나라에서는 18세기 즈음부터 사과의 재배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짐작이 된다.

어릴 때는 학교에서 유명한 사과의 산지는 대구라고 배웠고 최근에는 충주나 예산을 꼽고 있지만 지구 온난화 때문인지 점차 사과의 산지는 북상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 까닭에 기온이 서늘한 산지이면서 일교차가 심한 지역적인 특성으로 장수의 사과는 당도가 높고 육질의 식감이 좋아 특별히 사랑받고 있다.

사과는 품종에 따라 유기산이나 당의 함량도 다르고 향이나 맛이 다르지만 잼의 제조에 중요인자인 펙틴질은 수확시기가 늦어질수록 함량이 늘어난다. 그러므로 추석을 전후로 한 이른 가을에는 사과를 주로 생과로 먹고 시간이 지나 가을이 깊어지면 그때부터는 사과를 이용한 가공품을 만들어도 좋을 것이다.

주말에는 사과와 한우의 고장 장수에서 ‘사과랑 한우랑’이라는 이름의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그곳에 가면 사과를 이용한 다양한 음식들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약선식생활연구센터 고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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