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비 오고 바람 불고 하니 콩대가 다 한쪽으로 누웠지. 땅에 납작 붙은 건 썩고 하니 빨리 수확하는 게지. 다음주 즈음에나 수확할까 했는데 또 비 온다니 가만히 있을 수 있나. 그나마 아랫동네 보다는 태풍 피해가 없으니 다행이지 뭐. 물이 잘 빠지는 밭이라 침수피해는 덜해. 그래도 아직까지 밭이 질척질척 하잖우. 걷어봐야 알겠지만 올해 콩 가격이 좋을지 안 좋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돼.”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마을회관 앞 정자에 걸터앉았다. 잘 여문 나락을 말끔히 거둬들이는 콤바인을 지켜보며 그는 담배 한 개비를 꺼내 물었다. 다른 한 손으론 이마에 맺힌 땀을 훑어 내렸다. 잠시 숨 좀 돌리는가 싶더니 콤바인이 드나드는 자리에서 베어 낸 나락을 한 곳으로 모았다. 탈곡한 벼로 가득 찬 콤바인이 경적을 울리며 논을 가로지를 때면 트럭 적재함 위로 올라가 톤백의 귀퉁이를 잡고 대기했다. 콤바인이 낟알을 쏟아내며 일으키는 먼지를 그는 고스란히 뒤집어썼다. 얼굴에서 무언가 반짝였다. 분명 땀일진대 눈물처럼 보였다. 농군으로 살아온 세월이 켜켜이 쌓인 주름, 구릿빛 피부를 타고 흘러내리는 그의 땀이 눈가에 잠시 맺혔다. 톤백에 쌓이는 나락을 보며 누군가 건넨 “사진 원 없이 찍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수확기 쌀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지난 20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청 앞에서 열린 ‘쌀값 대폭락! 전북농민 나락적재 투쟁 기자회견’에 앞서 전북 각 지역 농민들이 갖고 온 톤백을 도청 앞 광장에 쌓고 있다. 농민들은 이날 톤백 161개, 약 160톤에 달하는 나락을 도청 앞에 쌓고 수확기 쌀값 대책으로 100만톤 수매계획 마련 등을 촉구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신경 못 썼는데도 농사는 잘 됐구먼. 알곡도 잘 찬 것 같고. 근데 관리를 제때 못 했어. 풀약도 못 주고. 피가 키 마냥 커서 일일이 제거하는 중이여. 아직 논에 물이 안 말라서 기계가 못 들어와. 푹푹 빠져서 지금도 장화신고 왔지. 볕이 좋으니 아마 다음 주면 수확하지 않을까 싶네. 남의 집에서 농사 진 것부터 따지면 한 70년 됐지. 올핸 2필지 정도 했는데 이젠 힘에 부치는구먼.”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백남기 농민이) 친동생들처럼 잘 해줬죠. 그 누구한테 물어봐도 다 아는 사실을 갖다가 지금 경찰이 은폐하고 있는 거잖여. 명백한 사실인데, 봉사가 봐도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여. 자기들이 시인을 하고 깨끗하게 사과를 하고 했으면 우리들도 좀 받아들일 수도 있고. 그런데 처음부터 끝까지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미는 식으로 하니까…. 정부가 농민들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생각을 해줬으면 이런 일이 안 벌어지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 8일 서울 대학로 이화사거리 앞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에서 예술공동체 단디 배우 이길원씨가 고 백남기 농민을 둘러싼 논란을 풍자하는 퍼포먼스 '경찰의사'를 선보이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율무여. 재작년에 1kg에 6,000원씩 나와서 할 만하다 싶었지. 그래서 지어봤더니 작년에 2,000원도 겨우 받았어. 그냥 다 쪄버렸지. 올해는 모르지, 뭐. 이게 한 200평정도 되는데 이렇게 농사져야 답 안 나와. 다른 작물도 다 그래. 이전엔 참깨, 들깨 조금씩 했지만 인건비도 안 되는데 어떻게 해. 방앗간도 근처엔 없어서 장수까지 왔다갔다 와야 해. 바람이 좀 불어줘야 깍지가 잘 날라 갈 텐데 오늘은 바람이 영 그러네.”
지난달 28일 고 백남기 농민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열린 4번째 촛불추모제에서 여러 시민과 수녀들이 촛불을 들고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말이 없었다. 침묵이 무거웠다. 울분, 탄식, 체념이었을까. 굳게 닫힌 입이 열렸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합니까.” 보름 후면 걷이할 나락이었다. 흔히 하는 말로 이런 풍년이 없었고 보는 이마다 “나락 참 실하네” 한마디씩 거든 논이었다.황금물결이 이는 논으로 쇠스랑을 건 트랙터가 굉음을 울리며 진입했다. 벼 이삭은 나락보다 큰 바퀴에 속절없이 쓰러지고 짓밟혔다. 물이 덜 빠져 아직 굳지 못한 논의 진흙 사이로 나락이 파묻혔다. 시퍼런 하늘, 금빛 벼, 가을하면 떠올리는 천연의 빛깔 속에 이질적인 잿빛 진흙이 살풍경스러운 모습만큼이나 도드라졌다.논엔 ‘쌀 대란 대책없는 박근혜는 퇴진하라’, ‘정부는 재고미 종합대책을 마련하라’, ‘쌀 수입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여기가 산간지역이라 서리가 일찍 와. 그래서 아래 평야 지역보다 (나락) 수확이 한 달 가량 이르제. 볕이 좋아서 한 2~3일 말리면 될 것 같구먼. 면소재지나 시내에서 (콤바인) 기술자 부르면 한 15만원씩 줘야 하는데 요새 쌀 한가마 값이랑 매한가지 아녀. 나락 걷어서 한가마 일당 주고 도지 빼고 나면 남는 게 뭐가 있겠어. 오늘 한 마지기 반 정도 수확 했는데 내 몫으로 2가마 떨어지면 다행이지. 정말 수지가 안 맞아.”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 20일 전북 진안군 부귀면 수항리의 한 농지에서 여성농민들이 완연한 가을햇살 아래에서 1년 가까이 키운 철쭉 묘목을 살펴보며 풀을 매고 있다. 한 농민은 “앞으로 1년을 더 키워 묘목으로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전북 익산시 여산면 두여리의 한 밭에서 농민들이 양파 씨앗을 파종하고 있다. 양파 씨앗이 든 포트를 가지런히 배열하던 한 농민은 “씨앗 파종 후 40~50여일 키운 뒤 본 밭으로 모종을 옮겨 심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이게 베리 중의 베리라고 하는 아로니아에요. 한 2,500여주 키우는데 조금 가물어서 올해는 4톤 정도 수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내년엔 좀 더 늘려야죠. 친환경 무농약으로 키워서 한 번 드셔본 분들은 꼭 다시 찾아요. 너무 고맙죠. 아로니아는 생과로 그냥 먹어도 좋고 주스나 효소, 분말로 먹어도 좋아요. 착즙도 있고요. 남녀노소 모두에게 좋으니까 아로니아 좋다고 꼭 써줘요(웃음).”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2016 평창효석문화제가 지난 2일부터 11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효석문화마을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5일 메밀밭을 찾은 관광객들이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 사이를 거닐며 성큼 다가온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소속 농민들이 지난 2일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나락값폭락 박근혜 정부 규탄 광주전남농민 투쟁선포 기자회견’에서 쌀값폭락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농정실패의 원인으로 지목한 박 대통령의 사진이 붙여진 나락이 담긴 톤백을 도청 앞 광장에 쏟아 붓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깨농사가 참 짓기 힘든 농사라. 수확할 때가 한창 더울 때라가지고. 새벽까지 나서지 않으면 땀범벅 될 때가 부지기수라. 근디 오늘 새벽에 비가 와서 좀 늦었더니 습한데다가 푹푹 찌네. 이리 걷어서 묶어서 보름가량 말리고 해야 털기 시작하니 일이 제법 되지. 그래도 깨 향이 고소하니 좋제?”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민족 최대 명절인 한가위를 앞두고 본격적인 사과 출하가 시작된 가운데 지난달 31일 전북 무주군 무풍면의 한 과수원에서 김성곤(50)·김옥순(49)씨 부부가 탐스럽게 익은 홍로를 수확하며 미소짓고 있다. 김씨는 “해발 600미터 이상 고랭지에서 키워 단단하고 당도가 매우 높아 추석선물용으로 자신있게 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 (사)전국쌀생산자협회 회원들이 정기국회 개원일인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연 ‘쌀 수입중단 쌀값폭락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올해 수확한 조생종벼를 손에 들고 밥쌀수입 중단, ‘공공비축미 100만톤 이상 매입, 10월 수매 실시, 재고미 종합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지난달 30일 충남 당진시 구룡동의 한 채소밭에서 노부부가 양배추의 일종인 적채 모종을 밭에 재이식하고 있다. 지속된 폭염과 가뭄 탓에 제대로 자라지 못한 적채가 밭 위로 듬성듬성 드러나 보인다. 모종을 심던 농부(63)는 “값도 없는 데다 모종값만 계속 들이니 사실 손 놓고 싶은 심정”이라면서 “정부나 지자체에서 폭염, 가뭄 피해에 대해 제대로 된 지원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