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염전은 대부분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서해안이나 남해안에 분포한다. 그렇다면 염전이 없는 경상도 북부 내륙이나 강원도 사람들은 소금을 어떻게 공급받았을까?“지역마다 소금이 운반되던 ‘소금길’이 있었어요. 특히 경상도나 강원도엔 염전이 없잖아요. 그러니 서해의 염전에서 나는 소금을 운반해 와야 하지요. 옛날엔 금강 하구를 출발한 소금배가 강을 따라 100킬로미터 이상 죽 올라가서 부강(芙江) 나루까지 들어왔어요. 그 포구에서 하역된 소금이 이제 충청북도, 경상북도, 멀리 강원도까지 육로로 운송이 됐지요. 하지만 소금 가마니를
일전에 모임이 있어서 한 언니를 태워서 약속장소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귀농한 지 8년 남짓 된 언니, 중년 언니들의 로망인 연금을 타는 남편과 사는데도, 어찌나 농사일을 열심히 하는지 주위 사람들이 혀를 내두를 지경입니다. 귀농하면서 택한 작목이 고사리입니다. 새싹이 눈을 틔우는 이른 봄부터 늦봄까지 고사리를 꺾는데, 고사리를 꺾는 시간보다 사이사이의 풀을 매는 시간이 더 많기도 합니다. 그렇게 첫 정을 들인 고사리 농사는 아무리 힘들어도 마냥 사랑스럽기만 하다며 애지중지 농사를 짓습니다.그렇다고 고사리 농사만 짓는 것은 아닙니
뜨거웠던 지난여름의 추억이 뭐냐고 물으면 단연코 참깨 수확이라고 말하렵니다. 지난 3일부터 근 보름 넘게 온통 참깨 농사에 매달렸습니다. 폭염이 한창 기승을 부렸던 시기였지요. 그때는 인격을 유지하며 일할 수 있는 시간이 아침저녁의 짧은 그 시간뿐인지라 그동안에 참깨를 베고 털고 말리고 키질을 하느라 영혼이 가출하는 듯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넘길라치면 땀이 비 오듯 해서 더는 움직이기조차 어려웠습니다. 확실히 기후위기가 맞다고, 어떻게 이렇게 더울 수가 있냐고 투덜대면서도 꾸역꾸역 일했습니다. 대부분의 농민들이 농사일을 할 때
농사를 짓다 보면 경제작물 외 다른 농사가 많기 마련이다. 양념이며 푸성귀 종류가 좀 많은가. 봄에 심어서 요즘 따 먹는 오이 호박 가지 고추 등등. 초가을에 배추를 비롯한 쪽파 무 당근을 파종하면 김장할 때 비용을 줄일 수 있다. 필요한 양념을 다 키워서 먹지는 못하더라도 소비가 많거나 애착이 가는 농사가 각자 다른 것 같다. 나의 경우는 풋고추와 풋호박 그리고 참깨 농사다.양념 농사는 파종하고 수확해서 입으로 들어오기까지 거의 여성농민의 수고로 이뤄진다(남편과 친하게 지내면 협조 정도가 다르다).거의 모든 밭작물이 물빠짐이 좋아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 농진청)의 연구·개발 성과가 이전의 것과 큰 틀에서 다름없는 내용으로 반복·홍보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농진청의 이러한 ‘성과 부풀리기’ 의혹은 지난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지난달 14일 농진청은 ‘밭작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아주심기(정식) 기계화 기술을 개발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작물별로 재배양식이 달라 농기계 현장 적용과 범용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계화 적응 품종 36종을 개발하고, 14개 작물의 재배양식을 표준화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입추가 지나고 아침저녁으로 부는 선선한 바람에 계절의 변화가 조금씩 느껴지는 가운데 지난 11일 충북 보은군 회인면 송평리의 한 이면도로에서 참깨를 한 단씩 묶어 말리고 있는 농민들이 참깨의 건조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보리타작을 하고 서둘러 모내기를 끝내자마자 뒷정리는 미뤄두고 호미를 들고 대파밭으로 갔다.잦은 비에 답례하느라고 풀들이 무성하게 자랐다. 오메! 징한 것들이다. 모내기 시작하면 한동안 밭에 올 수 없을 것을 예상하고 떡잎이 벌어지고 있는 풀까지 없앴는데 그 며칠 사이에 풀들이 도둑처럼 대파밭을 점령하고 있었다.아침 5시에 집을 나서서 오후 8시까지 대파밭을 걷다 보면 하루에 몇 km를 걷게 되는지 측정해 보지 않았지만 그냥 피곤하다. 만사가 귀찮다. 핸드폰이 울리는 소리도 반갑지가 않다. 오후 6시쯤에 친구가 전화를 했다. 모내기
Non-GMO 학교급식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을 할 때였다. 현장조사차 영양사들과 간담회가 있었는데 몇몇 분이 “우리 학교는 국내산 콩기름을 쓰기 때문에 GMO와는 거리가 멀고 학교는 안전하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확인해 보니 수입한 콩으로 ‘국내에서 짠 콩기름’이었다. 영양사가 ‘낚인’ 것이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재배한 콩으로 콩기름을 만드는 곳은 왜 없을까 생각해 보았다.또한 서울시교육청은 “GMO 표시제품을 사용하는 학교가 없으며, GM 대두나 GM 옥수수가 원료인 식용유·당류를 사용하는 학교가 33%이나, 정제 과정을 거쳐 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참깨모여. 봄에 숭궜지. 이파리 솎는 중이여. 두세 개만 남기고 솎아야 잘 커. 이게 요만치만 크면 (참깨 모종) 사이마다 또 들깨모를 옮겨 심어. 들깨는 좀 더 있어야 숭궈. 글면 7월에 참깨 베고 들깨 키워서 일 년에 두 번 수확보는 겨. 좋은 거 알려주네. 논 있는 건 이제 힘들어서 남 줘 불고 복숭아랑 밭농사 조금만 짓는 겨. 저 안쪽에 밭 또 있고.”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경상북도 상주시 외서면 농민 김상환(48)씨는 2012년 귀농한 이래 10년 남짓 유기농 인증 토마토·생강·고추 등의 작물을 재배해 왔다.김씨에게 지난 10년은 시시때때로 변하는 기후에 온몸으로 맞서 싸운 세월이었다. 그런 김씨에게도 지난해 기후는 최악이었다. 4월 중순에 서리가 내렸다. 여름엔 두 달 동안 계속 비가 왔다. 연이어 폭염이 찾아왔다. 중간이 없었다.고추 재배농민에게 원수와도 같은 파밤나방, 담배나방이 김씨의 고추를 파먹었다. 8월엔 가뭄으로 땅이 굳어 삽도 안 들어갔다. 생강도 바짝 말랐다
코로나19와 기후위기로 점철된 최근 1년의 극한 상황은 전 세계에 식량 문제의 심각성을 각인시켰다. 이는 국제곡물가 파동으로 인해 여실히 현실로 이어지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비로소 식량안보 개념을 정책 테이블에 올리기 시작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수급본부는 모든 정부기관 가운데 가장 일선에서 식량안보를 고민해야 하는 부서다. 3년 임기를 마무리하는 시점이지만, 이기우 aT 수급이사는 본지 인터뷰를 통해 식량안보에 대해 오히려 더 진지하고 깊어진 고민을 드러냈다.대담 심증식 편집국장·정리 권순창 기자·사진 한승호 기자 식량
명절 2주일 전부터 마트며 시장을 다니면서 사다 나른다. 한꺼번에 시장을 보면 영락없이 잊고 안 사서 두 번 걸음 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사야 할 물목이 많아서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니다가 진이 빠지게 된다.명절에 필요한 음식 재료를 사기도 하지만 먼 길 올라가는 친척들 손에 들려서 보낼 것도 종류가 다양하다. 농촌에서는 남아돌지만 도시 살림에서는 다 돈으로 바꿔야 하는 품목이 좀 많은가. 배추, 대파, 시금치, 당근 등등. 미리 챙겨둬야 할 것들이다. 나락타작 끝내자마자 방아를 찧어서 쌀이며 참깨, 검정콩 같은 곡물을 택배로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