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1일부터 쌀 시장이 관세화로 전면 개방되었다. 종전과 같이 매년 약 40만9,000톤의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하고, 여기에 더하여 누구든지 관세만 부담하면 자유롭게 수입할 수 있도록 쌀 수입 자유화가 이루어진 것이다.정부는 작년 9월말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한대로 수입쌀에 513% 관세율을 부과하고 있다. 그런데 이 관세율에 대해 다른 나라가 이의를 제기했다. 미국, 중국, 태국, 호주, 베트남 등이 한국의 쌀 관세율이 너무 높다며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쌀 관세율을 최종적으로 확정하기 위한 검증절차, 즉 WTO 농업협정문에 따른 쌀 협상이 조만간 시작될 것이다.이 쌀 협상 외에도 쌀 관세율에 관한 또 다른 통상협상이 예정되어 있다. 박근혜정부가 환태평양경제
우스갯소리로 세상에는 많은 뻔한 거짓말이 있다고 한다. 버스에서 자리를 양보 받은 어르신들이 하는 말 “에구…괜찮은데”, 아파트 신규 분양 광고 ‘지하철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 간호사 “이 주사 하나도 안 아파요” 등. 아는 사람 중에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이 있다. 뒤늦게 사실을 알고 나면 처음에는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당황스럽거나 입에 거품을 물 정도로 화가 났으나 요즘은 대부분 헛웃음으로 날린다. 왜냐하면 뻔한 거짓말이나 들으면 바로 탄로 나는 거짓말이기 때문이다. ‘허언증이라는 병도 있다니 그 병에 걸린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으로 잊어버린다.허언증이라는 병적인 거짓말이 아니라면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을 속여서 자신의 이익을 얻기 위해서나 자신의 부족함을 은폐하기 위해서
생협운동과 학교급식운동을 중심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먹거리운동은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먹고 자랐다고 해도 사실 과한 표현은 아니다. 2000년대 중반 중국산 먹거리 파동과 급식 식중독 사고, 2008년 광우병 사태,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을 겪으면서, 안전한 친환경 우리 먹거리를 대안으로 내세운 급식운동과 생협운동도 사회적으로 커다란 공감대를 얻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근저에는 친환경농업이라는 토대가 있었다. 그 결과 사회적으로 안전한 먹거리에 관한 사회적 합의를 쌓아나갈 수 있었다.그런데 최근 들어 친환경농업이 정말로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들이 사회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농약은 과학이다’ 사건과 ‘농약급식’ 논란이 그랬고, 친환경농
경남의 무상급식 포기로 해묵은 급식 논란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 부자 아이들에게 주는 급식예산으로 가난한 학생들을 공부시키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부자 아이들에게 주는 공짜 책도 다 빼앗고, 학비도 소득비례로 걷어야 맞다. 어른답지 못하다. 애고 어른이고 먹어야 공부를 하든, 일을 하든 한다. 먹는 것 가지고 학교에서 눈치보고 기죽는 가난한 학생들이 공부인들 맘 편히 잘 되겠는가?학교급식은 교육활동이다. 먹거리에 대한 올바른 관점을 정립하고 전통 식문화와 식습관을 계승 발전시키는 식생활교육의 일환인 것이다. 먹거리는 피와 살, 근육과 뼈 등 인간의 건강한 신체를 구성해 주는 근원이다. 영양교사들은 밥은 보약이요, 아침밥은 명약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또 육류의 과도한 섭취, 트랜스 지방과 불건전한 화학첨가제
아무리 생각해도 계산이 안 나오는 것을 하나 꼽으라면 바로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이다. 분명 식량자급률이 22% 남짓이고 그나마 쌀을 빼면 5%정도라고 정부는 말한다. 그럼 우리는 약 78%를 수입농산물에 의존해서 산다는 이야기다. 그게 사실이라면 올해 내내 농민들이 갈아엎거나 수확을 포기한 농작물들은 도대체 어디에 해당하는가 말이다. 계산이 안나오기는 쌀도 마찬가지다. 작년 우리 쌀 생산량은 423만톤, 1인당 밥쌀 소비량은 67kg이다. 이걸 환산하면 전국민이 밥쌀로 소비한 양은 약 300만톤이다. 그런데 쌀 자급률은 87%이고 작년 쌀 수입이 58만톤이다. 의무수입량인 40만톤을 훌쩍 뛰어넘은 양이다.이유야 수천, 수만 가지 있을 수 있겠다. 그 중 가장 심각한 이유를 꼽으라면 난 주저없이 가공산업 육
미국, 중국은 물론 뉴질랜드, 호주, 캐나다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되거나 비준 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정신없이 진행되고 있는 이들 국가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가장 치명적으로 타격을 받는 분야는 농축산 산업분야임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더욱이 유전자조작농산물에 대한 태도가 주변의 그 어느 나라보다도 관대한 한국정부의 입장과 함께 생각해 볼 때 현 상황에 직면해야 하는 농축산인의 마음은 무겁다 못해 당장 생업을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다. 또한 불난 집에 부채질 하듯이 정치인들과 관계 부처가 마치 선심 쓰듯이 대책이라고 내놓는 것은 하나 같이 대기업에게 유리한 내용들뿐이다.결국 앞으로 불 보듯이 뻔한 국제간 식량전쟁에 있어서 최소한의 식량주권마저 포기한 우리나라의 모습이지만, 누구도 귀 기울여
전농·한농연 등 주요 농민단체와 한살림·아이쿱·행복중심생협연합회 등 생협단체, 경실련·참여연대·한국YMCA 등 시민사회단체가 중심이 되고, 관련 전문가들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는 ‘좋은농협만들기 정책선거실천 전국운동본부’가 오는 4일 출범한다. 내년 3월 11일 전국 1,360곳에서 사상 최초로 실시되는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에 즈음하여 ‘매니페스토 운동’ 등의 농협개혁 운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다.전국운동본부는 이번 선거에서 조합장 후보자들이 농협개혁을 위해 좋은 정책을 공약하도록 하고, 조합원이 이를 잘 평가하여 올바로 투표하도록 하며, 선거 이후에도 당선인의 공약 실천 여부를 확인하는 매니페스토 운동을 전개하고자 한다.이번 선거는 진정한 농협개혁 운동의 시작점이어야 한다. 그동안 선거는 혼탁한 ‘돈 선
요즘 예산을 둘러싸고 세대갈등을 부추기는 논란이 뜨겁다. 기초노령연금을 얼마를 지급할 것인가? 무상급식을 폐지해야 한다. 무상보육을 축소해야 한다. 노인과 어린이 청소년, 유아를 둘러싼 재정부담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공통적인 것은 모두 돌봄에 해당하는 영역이라는 점이다. 즉 국민의 기초적 복지에 대해서 조차 정책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세대간 갈등으로 치닫는 점에서 고령화 사회로 치닫고 있는 국가의 장래가 걱정된다.복지를 생각하면 농어촌 지역은 걱정이 커진다. 노령화가 이제 우리사회의 큰 화두가 되었다. 그것도 1인 독거세대의 고령화는 더 심각한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가 농어촌을 비켜갈 리가 없다. 우리나라 전체 고령화율은 11.4%인 반면 농가인구의 고령화는 33.7%로 3배나 높다. 당연히
종이를 아껴 쓰기 위해 이면지를 사용하곤 한다. 이미 쓴 종이 뒷면에 써야하기 때문에 중요한 내용이나 격식이 필요한 글은 올리지 않는다. 그저 메모용으로 활용하거나 사소한 문서 복사에 사용한다. 그래서 이면지 내용은 보잘 것이 없다.그러나 글로벌 세계에서는 이면지의 기능은 국내와 정반대의 효과를 가진다.이른바 이면합의에는 정식협의보다 알짜배기가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차마 국민들의 눈이 무섭고, 협정문에 올리기에 부끄러운 내용이기 때문에 이면합의를 활용하는 것이다.2004년 WTO 쌀 협상 때 이면합의에 대한 국정조사를 열어 쌀 이외 다른 품목도 개방해준 사실이 알려졌다. 2007년에 서명한 한-미 FTA 협상도 2011년 위키리크스에 의해 이면합의 사실이 폭로되었고 2008년 한-미 쇠고기 협상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쌀시장을 전면 개방하면서 513%의 관세를 부과하면 수입쌀이 전혀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각종 언론과 매체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쌀시장 개방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강력한 논거이다. 그럴 듯 해 보인다.그러나 과연 그럴까. 물론 어느 누구도 쌀시장이 개방 후 513%의 관세하에서 쌀이 얼마만큼 들어 올 것이라고 확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여러 가지 각종 변수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내 쌀 가격, 수입 쌀 가격, 환율, 부정유통, 허위수입가격통보, 일부 소비자들의 선호 등 많은 요인들이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513%로 관세를 부과하기만 하면 쌀이 수입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정부의 논리에는 심각한 오류가 있
정부가 내년부터 쌀 시장을 관세화로 전면개방하기로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함에 따라 쌀 개방 대책의 핵심은 높은 관세율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고율의 쌀 관세를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모든 자유무역협정(FTA/TPP)에서 쌀을 반드시 제외시켜야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왜냐하면 우리 국민의 주식인 밥쌀용 쌀을 우리나라에 수출할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미국과 중국밖에 없는데, 하필이면 우리나라는 이 두 나라와 자유무역협정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WTO 농업협정문에 따라 513% 수준의 관세율을 확보하더라도,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두 나라 가운데 어느 한 나라에게라도 쌀의 관세율을 철폐하거나 대폭 낮춰줄 경우에 고율관세는 유명무실한 빈
요즘 우리 동네는 벼 수확이 한창이다. 그저께 서리가 내린 후 부쩍 일손이 빨라진 것 같다. 그러나 콤바인의 차르락 차르락 벼 베는 소리도 덮을 만큼의 그 왁자지껄한 사람 소리는 없어졌다. 이젠 동네사람들이 어울려 타작하던 시대는 끝나고 기계가 벼 베기를 대신하는 시대다. 사람들의 일하는 소리 대신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만이 들판을 뒤덮고 있다.그래도 지난 해 까지만 해도 벼 수확하는 들판에는 사람들 소리가 났다. 콤바인 작업이야 콤바인을 운전하는 사람, 탈곡한 나락을 받고 나를 화물차 운전수 정도가 필요하지만 그 주위에는 언제나 술과 함께 사람들이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 일 하다가 목이 컬컬해 일부러 들르는 사람, 술이 한 잔 들어가니 생각나 부르는 사람 등이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들로 들판이 들썩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