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매섭고 혹독한 농촌의 겨울바람

  • 입력 2014.11.23 12:15
  • 수정 2014.11.23 12:16
  • 기자명 오미란 광주여성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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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미란 광주여성재단 사무총장

요즘 예산을 둘러싸고 세대갈등을 부추기는 논란이 뜨겁다. 기초노령연금을 얼마를 지급할 것인가? 무상급식을 폐지해야 한다. 무상보육을 축소해야 한다. 노인과 어린이 청소년, 유아를 둘러싼 재정부담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공통적인 것은 모두 돌봄에 해당하는 영역이라는 점이다. 즉 국민의 기초적 복지에 대해서 조차 정책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세대간 갈등으로 치닫는 점에서 고령화 사회로 치닫고 있는 국가의 장래가 걱정된다.

복지를 생각하면 농어촌 지역은 걱정이 커진다. 노령화가 이제 우리사회의 큰 화두가 되었다. 그것도 1인 독거세대의 고령화는 더 심각한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가 농어촌을 비켜갈 리가 없다. 우리나라 전체 고령화율은 11.4%인 반면 농가인구의 고령화는 33.7%로 3배나 높다. 당연히 복지예산이 절실해질 것이다. 그러나 지방재정의 자립도는 1995년 63.5%에서 2013년 현재 51.1%로 곤두박질 치고 있다. 농어촌 지역(군부)은 더 심각하다. 즉 지방정부가 증가하는 고령화 사회에 대응한 복지재원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따라서 고령화 사회, 특히 농어촌 고령화 사회에 대한 지원은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지원하지 않으면 안된다.

얼마전(10월 1일) 국제노인인권단체인 헬프에이지인터네셔널은 세계 96개국의 노인복지 수준을 소득과 건강, 역량, 우호적 환경 등 13개 지표를 기준으로 측정한 ‘2014년 세계노인복지지표’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한국은 100점 만점에 50.4점으로 50위를 기록했다. 영역별로는 소득보장 80위, 우호적 환경 54위, 고용과 교육 19위로 나타나 노인을 위한 소득향상과 사회적 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의 경우는 9위로 노후소득 보장에 있어서 공적연금 수급율이 96.4%로 높게 나타났다. 즉 노후에 대한 공적지원과 정부 책임성이 절실히 필요함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농어촌 지역의 노인에 대한 적극적 복지 정책은 더욱 절실하다.

2014년 농촌진흥청의 조사에 의하면 농촌노인의 76%는 홀로(29.4%), 또는 노인 부부(47%)만 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노인들이 느끼는 어려움도 경제적 어려움, 여가문화, 건강상태 등에 대한 만족도는 50% 이하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농어촌 노인들이 겪는 어려움은 통계청 자료에도 잘 나타나있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중 자살율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인구 10만명당 노인 자살자수는 60대 52.7명에서 70대 83.5명, 80세 이상은 123.3명으로 60대에 비해 80세 이상이 2배 높다. 또한 2013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지역별로도 자살자수가 높은 곳은 충남>강원>충북>경기>경남 순으로 농어촌 지역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노인의 자살율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노인의 빈곤화를 방지할 소득정책, 고충처리 상담 등 사회적 지원은 취약하다. 지금 현재 농촌노인의 빈곤율(한달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은 39%로 도시근로자 4.4%의 무려 9배에 달한다. 농촌 노인들의 주거환경, 응급의료시스템 등의 개선이 절실하지만 이렇다할 대책이 없다. 그래서 이 겨울이 더 걱정된다.

겨울이 시작된다. 농어촌에 홀로 살고 있는 어르신들의 건강이 걱정된다. 도시의 자식들인들 마음 편할까마는 이럴 때 일수록 자주 찾아 뵙고 전화드리는 것이 가장 큰 효도이리라. 그러나 효도에만 의지하기엔 물리적인 어려움이 있다. 겨울 농촌의 구급 의료를 점검하고 석유값이 아까워 냉방에서 주무시는 어르신들이 없도록 동네 경로당 구들장에서 함께 모여서 주무시도록 하는 공동체 생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수 있도록 겨울철 농어촌 노인복지 관련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농번기 공동밥상만이 아니라 겨울철 공동밥상, 공동주거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절실하다. 올겨울 칼바람이 평생 죽도록 일만하신 농어촌 노인들의 옆구리를 잘 비켜갈 수 있도록 국가, 지자체, 지역사회, 자녀 모두가 나서서 지원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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