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개혁 운동의 원년을 준비하며

  • 입력 2014.11.30 10:27
  • 수정 2014.11.30 10:32
  • 기자명 허헌중 좋은농협만들기 정책선거실천전국운동본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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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헌중 좋은농협만들기정책선거실천 전국운동본부 집행위원장

전농·한농연 등 주요 농민단체와 한살림·아이쿱·행복중심생협연합회 등 생협단체, 경실련·참여연대·한국YMCA 등 시민사회단체가 중심이 되고, 관련 전문가들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는 ‘좋은농협만들기 정책선거실천 전국운동본부’가 오는 4일 출범한다. 내년 3월 11일 전국 1,360곳에서 사상 최초로 실시되는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에 즈음하여 ‘매니페스토 운동’ 등의 농협개혁 운동을 전개하기 위해서다.

전국운동본부는 이번 선거에서 조합장 후보자들이 농협개혁을 위해 좋은 정책을 공약하도록 하고, 조합원이 이를 잘 평가하여 올바로 투표하도록 하며, 선거 이후에도 당선인의 공약 실천 여부를 확인하는 매니페스토 운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이번 선거는 진정한 농협개혁 운동의 시작점이어야 한다. 그동안 선거는 혼탁한 ‘돈 선거’ 비리 속에 지역 토호화와 풀뿌리 보수화의 온상이라고 비판받아왔다. 이제 그 선거문화를 정책선거·공정선거로 바꾸어야 하며, 조합원의 입장에서 조합원의 권익 실현에 헌신할 조합장을 바로 선출, 진정한 농협개혁의 출발점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 지역 조합은 조합원의, 조합원을 위한, 조합원에 의한 협동조합인가 그 정체성이 의문시되기도 했다. 그 원인은, 우리 조합의 태생적 한계와 특질에 기인한 측면도 있을 것이며, 자체 사업과 중앙 조직을 키운 채 회원조합의 연합조직체로서 복무하지 못한 중앙회에 기인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문제는, 중앙회를 진정한 연합조직체로 개혁해내는 조합·조합원의 주체역량 한계에 있다.

지역 조합의 주인 찾기 운동 곧 ‘깨어 있는 조합원의 조직된 힘 만들기’를 지속적·조직적으로 실천하는 농협개혁 운동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이러한 농협개혁 운동은 생산 및 생활 전반의 협동화를 위한 영농조합·마을기업·일반(사회적)협동조합 등 다양한 사회적 경제조직이나 협동적 사업체 운동과 수레의 양 바퀴에 있다.

농민회 운동은 한편으로 농협개혁 운동을, 다른 한편으로 다양한 협동조직 운동을 일상적·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 그래서 생산 및 생활 현장의 협동(조합) 운동과 진보정당 운동과 함께 유기적 삼각편대를 구축할 때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생산 및 생활 현장의 협동 운동에서 지금 바로 집중해야 할 과제가 농협개혁(자주적·민주적 농협 재생) 운동이다.

전국운동본부는 농협개혁 운동을 ‘좋은 농협 만들기’로 집약했다. 좋은 농협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의사결정 지배구조 면에서나 조직운영·사업경영 면에서 ‘조합원 민주주의’가 관철되는 조합을 말한다. 조합원이 소유자=이용자=운영자로서 주인 노릇을 제대로 하게 하는 운동, 곧 ‘깨어 있는 조합원의 조직된 힘 만들기’ 운동이 ‘좋은농협만들기 운동’이다.

전국운동본부는 이번 선거에 당면해서는 가능한 광역시도 및 시군구 지역에서 지역추진조직의 활동 지원, 후보자들의 정책선거 실천에 관한 서명 협약식 조직화, 선거 이후 각 당선인들의 정책공약 이행 실천 여부 감시·평가 등을 추진할 것이며, 이에 토대하여 앞으로는, 잘하는 조합 사례 발굴·전파, 조합장 및 이·감사의 경영역량 강화 지원, 조합들이 연대하는 조합원·대의원 상시 협동조합학교 설치·운영 지원, 조합의 사업 활성화 및 민주적 조직운영 지원, 좋은농협만들기 협동운동가들의 상호교류와 네트워크 조직화 등을 지속적·조직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요 농민단체와 생협,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힘을 모은 좋은농협만들기 정책선거실천 전국운동본부가 내년 3월 11일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를 기점으로 농협개혁 운동의 원년을 준비하길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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