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제1차 국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이 최종 확정됐다. 이번 기본계획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기본법)」에 따라 20년을 계획 기간으로 5년마다 수립해야 하는 첫 번째 계획이다. 산업부문 탄소배출 감축목표를 하향 조절한 계획으로 현 정부에서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가 대폭 줄어든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첫 출발부터 탄소중립이라는 목표와는 거리가 멀어지면서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2021년 9월 24일 제정한 탄소중립기본법에서 정의하는 ‘탄소중립’은 대기
나라 안팎으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기분 좋은 일보다는 아프고, 때로 울화가 치미는 일들이 더 많아 곤혹스러운 요즘이다. 농심 역시 편치 않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여야의 대립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국민과 농민을 위한 해법을 모색하기보다는 정치적 투쟁에만 매몰된 모습이다.또 쌀값은 떨어졌는데 생산비는 크게 올라 지난해 쌀 생산순이익은 당연히 하락했다. 때문에 올해 쌀 재배면적 의향도 감소했다. 거기에다 바빠질 농사철이 다가오는데 인력 구하기는 갈수록 힘들다. 오히려 정
오늘날 우리는 ‘3고(三高)’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서 삼고는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을 말한다.그렇다면 혹시 ‘3무(三無)’의 어려움이란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도시생활을 접고 농촌으로 귀농·귀촌한 청년이 직면하는 어려움을 삼무의 어려움이라고 한다. 무자본, 무기술, 무연고의 삼무다. 기존의 농민조차도 정상적인 농업경영이 어려워지는 현실인데 삼무 상태인 청년 귀농·귀촌인의 어려움이야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그런데, 농업·농촌의 어려움을 심화시키는 것은 이러한 의미의 삼무만이 아니다. 믿고 따를 수 있는 정책이 없고(無농
매년 얼었던 땅이 녹고 퇴비, 비료 뿌리고 밭을 갈기 시작할 때면 농민들이 하나같이 관심 두는 것이 있다. 물론 농약, 농자재 가격이 얼마나 오르는지도 궁금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인건비가 얼마나 올랐는지, 그리고 제때에 인력이 충원되어서 심을 수 있을 지다.매년 오르는 인건비가 생산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지 오래다. 특히나 코로나19 시대에 외국인노동자 입국이 통제되고, 남아있던 그들마저 출국해버리자 인건비는 천정부지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어쩌다 대한민국의 농업이 이러한 현실에 직면했는가? 원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역대 정부
쌀자급률이 2021년 기준 84.6%고, 2022년 예상 쌀자급률은 82.5%에 불과하다. 정부는 식량자급률을 2022년 기준 44.4%에서 2027년엔 55.5%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그러나 식량자급률을 11.1%p나 올리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식량작물을 심는 면적이 늘어나야 한다. 벼를 심는 면적을 줄여서 콩·밀·가루쌀을 심는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지만 이는 경지면적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둘째, 같은 면적이라면 수확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야 한다. 이것도 불가능한 게 정부의 계획이 다수확보다 미질이
서울시가 자치구의 공공급식센터를 서울친환경유통센터로 통폐합하려던 계획을 올해 7월에서 내년 1월로 연기했다. 의견 수렴 절차를 통해 개편안을 최종적으로 마련한다는 것인데 산지와 시민사회의 강력한 반발로 잠시 뒤로 물러서는 모양새다. 서울시가 개편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흘러간다면 먹거리 양극화와 공공급식 사각지대는 더욱 확대될 것이다. 거꾸로 가려는 먹거리 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학교급식에서 공공급식으로 먹거리 정의를 확대해 가는 방향은 지난 몇 년간 농업, 먹거리 진영의 중요한 흐름이었다. 도시민과 농촌의 상생으로 먹거리 체계
최근 국회를 중심으로 ‘한우산업기본법’ 제정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지난해 12월 홍문표 의원을 중심으로 ‘한우산업기본법 제정안’이 발의됐다. 법안의 주요 내용은 한우산업 경쟁력 강화 및 한우 가격의 안정적 도모, 5년마다 한우산업 발전 종합계획 수립, 한우수급 상황을 고려한 적정 사육두수 규모 관리 및 한우산업발전협의회 설치, 수급 조절 목적 도축 및 출하 장려금 지급, 한우산업 경영으로 인한 일정 부채 농가에 대한 경영개선 자금지원, 한우의 품질개선 및 유통 활성화를 위한 유통구조 개선, 한우의 수출 진흥 사업 추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전협노)이 윤석열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거부’를 규탄하면서 이에 대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우리나라 농업·농민을 대표하는 가장 큰 주체라는 농협중앙회가 최대 농업 이슈에 수수방관인 모습이 썩 이상하긴 하다.추측건대, 이성희 회장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농민들에게 힘이 되는 법 개정인 만큼 찬성 의사를 표하려면 진작에 했을 것이다. 더욱이 상황을 인식하는 이 회장의 관점은 애당초 농민들의 관점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 지난해 쌀값 폭락의 원인을 “
봄은 소년과 닮아 있다. 움직이려는 강한 힘이 지상을 뚫고 햇빛과 교감하는 시기다. 물론 그 힘은 겨우내 축적되어 있다. 빛과 반응하는 잎이 추위에 얼어 죽지 않도록 식물들은 몸체를 최소한으로 유지한다. 심지어는 잎을 스스로 버리기도 한다. 얼어서 동상에 걸려 세포가 파괴되는 대신 스스로 잘라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보는 나무들의 잎을 떨굴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나무 자신이다. 대신 식물들은 뿌리에 힘을 축적한다. 새로 피워 올린 잎이 추위에 죽지 않을 만큼의 온도와 반응하도록 유전자에 기록되어 있다. 그 시기의 들판에는
얼마 전 국내에서 GMO 쥬키니호박이 유통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온 나라가 충격에 빠졌다. 무려 8년이란 시간 동안 승인도 받지 않은 종자가 불법적으로 유통된 것이다. 일명 돼지호박이라 불리는 쥬키니호박 종자가 그 긴 시간 국내에서 활개치고 다녔고, 정부가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먹거리에 대한 극도의 불안감을 키웠다. 종자는 국가의 중요한 식물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협하는 수입 종자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음으로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지게 됐다.피해가 일파만파 커지면서 정부가 판매금지와 회수 조치를
농민들은 올해 1년 영농계획을 세우면서 희망은커녕 절망에 숨죽이고 있다. 농민들에게 쉽고 편한 시절이 딱히 있었던 건 아니지만 아무리 어렵다해도 요즘처럼 벼랑 끝에 놓인 듯 어려운 시기는 없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지금 힘들어도 미래가 밝으면 버틸 수 있지만, 다가오는 시간이 더 암울하다는 점이다.참외 한 박스에 10만원이라는데, 농촌엔 수확할 참외가 없다. 청양고추 한 상자도 14만원에 거래되는데 농민들 손엔 남는 게 없다. 농촌의 서글픈 현실이다.지난달 25일, 1년 농사를 시작하는 농민들이 바쁜 일손을 잠시 내려놓고 서울행 버
“농업에 종사하든 안하든, 농업과 연관이 있든 없든 현시기 농사를 잘 짓는 것이 우리의 최중대 임무이자 최우선과업이라는 확고한 관점과 입장에 따라 농업부문을 혁명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사업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이는 최근 평양시당의 전원회의에서 평양의 모든 당조직에게 강조한 것으로 보도된 내용이다. 평양에는 일부 온실농업이 있을 뿐이다. 평양은 겨울에 모았던 거름을 인근 농장에 보내거나 농번기에 농사일을 거들던 정도였다. 올해는 이곳에서도 농사일을 강하게 챙기는 모양새다.북의 매체는 이와 관련 “황해남도와 황해북도, 그리고 평안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