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린 결론은 사람이 가장 억울하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우리 아이가 더 억울하다.아침 밥상에 제아무리 맛나고 좋은 반찬을 내놓더라도 아이는 항상 말한다. “엄마! 계란후라이 해줘!” 솔직히 말하면 엄마가 분주하게 출근해 버린 후, 아빠가 차려주는 아침 밥상의 빈약함을 애써 감추는데도 “아빠가 오늘은 계란후라이 해줄게!”라고 호기롭게 말을 던지면 아이들은 환호를 한다. 더더욱 냉장고에서 비울 수 없는 식재료이고, 장바구니에선 절대 뺄 수 없다. ‘아빠는 요리 실력이 별로’라는 억울함에서 구제해줄 식재료는 라면 다음으로 계란이 유일하다.지난 조류독감 파동 때 피해를 비껴간 우리 지역 산란계 농가의 최근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물론 이번 살충제 사건도 피해갔다. 지난번에는 상대적인 계란값의
소위 ‘살충제 계란’ 사태로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계란에서까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기도 했다. 여러 가지 비판 중 주목할 것은 정부가 친환경 인증을 민간에 맡기는 바람에 인증 자체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사실 국민의 먹거리 혹은 건강과 밀접하게 관련된 분야에서는 특정 제품의 기준을 정하거나 판매여부 등을 결정하기 위해 별도의 ‘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위원회에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생산자와 소비자는 그 입장이 서로 다르다. 생산자는 제품의 자격요건을 최대한 완화된 상태로 비싼 가격에 공급하려고 하고 소비자는 깐깐한 기준을 세우고 이에 부합하는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소비하려고 한다. 따라서 정부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중간에서 생산자의 입장과 소비자의 입장을 고려해
현재 국내 축산업은 FTA체결로 인한 국제무역개방, FMD 등의 질병발생, 축산정책 강화 등으로 인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이렇듯 수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시대에 우리 축산농가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차별화된 우수한 품질을 만드는 것이다. 고품질로 농가의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을 갖추는 것만이 무한경쟁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임에는 틀림없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량’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개량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인내가 필요하다.그렇다면, 개량은 어떻게 해야하는가?개량의 첫 번째 단계는 혈통을 확립하고 근친을 방지하기위한 등록을 실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단계는 혈통을 확립한 가축에 대한 외모심사(선형심사)를 통해
요즘 농촌에서는 유해조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라니가 제 집 드나들 듯이 인가에 내려오고, 대낮에도 멧돼지가 도로를 건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한다. 고라니 때문에 콩이며 채소는 심을 엄두를 못 내고 애지중지 키운 과일나무의 새순을 몽땅 갉아먹어버려 고사시키기도 한다.귀농 초년생들은 고라니며 멧돼지를 원수처럼 이야기하는 농사선배들의 표현에 인상을 찌푸리다 막상 본인들이 당하고 나면 더 흥분해서 난리도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귀농의 꿈을 꾸면서 온갖 교육을 받았을 거고 귀농과정까지 또 얼마나 힘겨웠겠는가? 그렇게 힘든 고비를 넘기고 드디어 내 땅을 구해 나무를 심었으니 또 얼마나 밤낮으로 지극정성 돌봤겠는가? 이제 막 피어난 연노란 새순이 내 귀농의 희망이라 여겼을 텐데 하루아침에 고라니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부가 출범했지만 많은 국민들이 기대했던 남북관계는 여전히 개선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북-미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문재인 정부도 대화와 협력을 통한 관계개선 보다는 한미동맹을 내세워 북측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 더욱 중점을 두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쌀값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이 바라는 통일 쌀 교류도 별다른 진전이 없고 실현가능성 여부를 예측하기도 쉽지 않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이런 와중에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최근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대북 쌀 지원에 관한 원론적인 언급을 한 바 있다. 이 인터뷰의 행간을 꼼꼼히 살펴보면 통일 쌀 교류와 관련하여 문재인 정부의 입장이 어떤 것인
새 정부의 농정과제에 고령농 대책이 미흡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다. 농업인력 고령화율이 40%를 넘었지만, 고령농은 우리 농업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농업주체이다. 고령농에 대한 대책이 복지정책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고령농에 대한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 경제주체로서 농업 기술과 경험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전통문화와 역사를 전수해 농촌사회를 보전 발전시킬 수 있는 주체이다.농산물가격과 소득 등 농업여건의 악화와 농업기술 습득에 요구되는 기간 등으로 보아 젊은 귀농인이 우리 농업의 핵심주체가 되는 데에는 많은 세월이 걸린다. 그래서 앞으로도 오랜 기간 동안 고령농이 우리 농업의 핵심주체로서 농산물을 생산·공급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작년에 충남 어느 지역의 고령농과 청년
문재인정부 출범 100일이 지났다. 그간 문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높은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 대체로 소통과 협치 그리고 신속한 개혁정책에 국민들은 점수를 주고 있다. 그러나 농업부문에서는 홀대를 넘어 무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100대 국정과제에 겨우 3개 뿐 대통령도 장관도 농업개혁에 대한 어떠한 메시지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는 와중에 김영록 장관은 농식품부 산하에 농정개혁위원회를 조직해 농정개혁의 틀을 만들겠다고 밝혔고, 지난 17일 1차 회의를 열었다.김영록 장관이 농민들에게 던진 ‘농정개혁위원회’ 제안은 신선했고 기대도 품게 했다. 촛불민심으로 탄생한 문재인정부의 제1의 과업은 누가 뭐라 해도 적폐청산이다. 농업부문에도 예외없이 적폐청산은 이 정부의 과제이
쌀 우선지급금 환수를 둘러싸고 정부와 농민 사이에 첨예하게 불거졌던 갈등이 해소되는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농민단체가 우선지급금 문제를 긴밀하게 협의한 결과 해법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보다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상호간 협의를 통해 갈등을 해소할 방법을 마련했다는 사실 자체가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결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지난 7월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주최한 국회토론회에서 김영록 장관이 인사말을 통해 우선지급금 문제를 포함, 중요 사안에 대해서는 농민단체와 긴밀하게 협의해 농정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실제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는 앞으로도 정부와 농민단체 사이에 농정 협의가 더욱 활성화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지난 17일 아침, 우체국 앞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념우표와 우표첩이 발행됐기 때문이다. ‘사재기 수요’까지 몰리며 온라인 사전 판매는 일찍이 마감됐고 구매를 희망했던 사람들은 밤샘까지 불사하며 우체국 앞에 줄을 섰다는 후문도 전해졌다.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다. 문득 대통령이 이토록 인기를 얻게 된 이유가 궁금해졌다.공주님처럼 일일이 챙겨 모셔야만 했던 이전의 대통령과 다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인 것 같다. 입고 있던 재킷을 벗어 직접 의자에 걸친다던지, 본인 커피잔에 커피를 따르는 행동이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권위주의에서 벗어난 모습이라 칭송받았다. 어찌보면 당연하고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인데 말이다.아무튼
“내년도에 그믄 인건비가 또 오르는 것 아니여?”“최저임금이 올랐으니께 시골 일당도 변화가 있지 않을까요?”“인건비만 올르믄 어쩐다냐? 농산물가격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데.”얼마전 2018년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오른다고 하니 벌써부터 걱정들이 많다.“최저임금은 헌법에 나와있어서 그 이하로 주면 안된다네요.”그동안 수도 없이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와 최저가격 보장구호를 농민들은 외쳤다. 그런데 그런 주장들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없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알았다.헌법에 농업에 대한 명시가 거의 없다는 사실도 말이다.지난해 8만명이 조금 넘는 남원에서도 촛불을 들은 인원이 연인원으로 1,000명 정도 된다. 말 그대로 촛불혁명을 이룬 것인데, 그렇게 세운 정부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최근 영화 를 봤다. 참 좋은 영화였다. 그 동안 한국 영화계에서 5월 광주민중항쟁을 다뤄왔던 영화 중 가장 생동감 있게 광주를 표현했다. 영화의 감동이 기자 뿐 아니라 여러 사람들에게 전해졌는지, 현재 1,000만 관객 돌파가 시간문제라 한다.한편으로 본인이 기자일 하는 사람이다 보니, 이 영화의 주역들 중 기자인 두 사람이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광주의 진실을 카메라에 담아 전세계에 전하고자 목숨 걸고 광주에 간 독일 기자인 고(故) 위르겐 힌츠페터, 광주의 참상을 담은 신문이 ‘윗선’에 의해 폐기되는 참사를 겪고 힌츠페터에게 “광주의 진실을 세상에 알려 달라. 염치없지만 부탁한다”고 신신당부하던 최기자.‘진실’을 위해 목숨 걸고 고군
1953년 유전자가 이중나선구조로 이루어졌음을 밝혀낸 후, 이 유전자를 가지고 뭔가를 해보겠다는 연구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유전자조작(GM)작물이 재배된 것도 이런 연구의 연장선에 있다. GM작물의 역사가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것은 그 안전에 대해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생물체에 유전적으로 아무런 연관이 없는 다른 생물체의 유전자조각을 집어넣어 원하는 특성을 얻어내는 기술, 그 기술로 인해 원하는 특성이 아닌 다른 문제가 생겨날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과학기술자들은 이 가능성을 확률이나 통계의 수치로 무시하곤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5년 농촌진흥청에서 GM벼의 상용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벼는 자가수분 식물이고 타가수분의 가능성은 1%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