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정경숙 기자]지난 10일 철원군농민회는 농민주유소·지역농협과 협력해 가래떡데이 행사를 치렀다. 아이들에게 맛난 떡을 주기 위해 며칠 동안 사전 준비 작업을 하고, 행사 당일엔 찬바람 부는 아침 길 밟아 떡을 날랐다.8년째로 접어든 행사, 해마다 커져 올해엔 철원관내 21개 학교(공립유치원 포함)의 아이들이 오대쌀로 만든 찰진 가래떡 맛을 봤다. 철원의 아이들은 이제는 안다. 11월 11일은 따뜻한 가래떡을 먹는 날이라는 것을. 화려하고 달디 단 빼빼로를 예쁘게 포장해 동무들과 나눔하고 싶지만, 절대로 가져오지 말라는 선생님 말씀을 기꺼이 따른다. 농민회원들이 “오늘은?” 물으면 거침없이 “가래떡데이!”라고 답한다. “난 빼빼로보다 가래떡이 좋아요”라며 넉살을 떠는 아이들도
지역 농축협이 운영하고 있는 하나로마트가 수입 농산물을 판매해 돈을 버는 행태는 농민 조합원의 경제적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협동조합으로서의 정체성을 스스로 저버린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그래서 지역 농축협을 지도하는 권한을 갖고 있는 농협중앙회도 하나로마트가 수입 농산물을 취급하지 않도록 꾸준히 지도해 왔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입 농산물을 판매 행위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왜 그럴까? 하나로마트가 수입 농산물을 판매하는 것이 언론에 보도되거나 농민 조합원들이 항의시위를 벌이는 등 사회문제가 되면 뒤늦게 농협중앙회가 수입 농산물 판매를 중지하라고 권고하고 수입 농산물을 계속 판매하면 제재를 취하겠다고 밝히면서 조사를 벌이기도 한다. 그러면 일시적으로 하나로마트가 수입 농산물 판매를 중단하
지난 10일 코엑스에서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 주관으로 한-미 FTA 재협상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이날 공청회는 농민들의 강력한 반발로 사실상 무산됐다. 그러나 산자부는 이날 공청회 파행을 끝까지 방관하다 공청회 무산이 아닌 종료를 선언했다. 정부는 파행여부와 상관없이 통상절차법에 따라 공청회 다음 수순인 국회 보고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는 10년 전 한-미 FTA 협상을 할 때와 꼭 같은 모습이다. 통상협상 과정에서 거쳐야 하는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 수렴은 형식만 갖춘 채 요식행위로 치르는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통상협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특히 지금 벌어지는 한-미 FTA 재협상은 대한민국에서 그 누구도 원치 않고 있다. 한-미 FTA
“다른 콤바인 불렀으니까 곧 올 겁니다.”스무 마지기 좀 넘는 논 추수하는데 사촌동생 콤바인이 고장이 나버렸다. 콤바인 곡물탱크에 있는 나락들을 톤백 마대로 받아내고 아는 형님 콤바인이 도착해서 겨우 추수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예년보다 적은 것 같아요.”건조장하시는 동네분이 아버지께 넌지시 이야기한다.생산비를 계산해보면 예년보다 좀 더 들어간 듯 한데 수확량이 줄다니….수확한 나락들 중 공공비축미 낼 톤백을 따로 분리하고 세줄 나락들을 방아를 찧고 택배를 보냈다.봄에 지불하지 못한 비료대와 농약대 등을 제하고 나니 정말 남는 게 별로 없다.“형님 콤바인세는 알아서 주세요.”사촌동생도 양이 적으니 미안했나보다. 약간 오른 걸로 알고 있는데 차마 그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농협이 지난 2일을 ‘농협 윤리경영의 날’로 지정했다. 11월 2일을 숫자로 보면 1,102고 이를 발음하면 ‘천백이’다. 이에 농협은 ‘청백리(淸白吏)’ 정신을 본받고자 이날을 윤리경영의 날로 정했다고 한다. 농협은 이날 깨끗함을 상징하는 흰색의 백설기를 나눠주며 범농협 임직원 대상 캠페인도 벌였다.농협이 청백리 정신을 본 받아 윤리경영에 나서겠다고 하니 환영할 일이다. 다만 선언적 구호에 그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볼 뿐이다. 이런 바람을 갖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농협중앙회부터 지주, 계열사, 지역농축협에 이르기까지 각종 비리가 만연해서다. 실제로 매년 국정감사에선 농협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지만 큰 변화로 이어지진 않았다.올해 국정감사
적폐청산이라는 국민적 요구로 탄생한 문재인정부의 임무는 사회 곳곳에 뿌리박혀 있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으라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달 12일 식품의약안전처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계란 산란일자 표기의무화 행정예고야 말로 그간 켜켜이 쌓인 적폐 행정이다.살충제 파동 이후 식약처는 지금까지 국민들의 비난을 농민들에게 돌리며 책임회피로 일관해 왔다. 계란 살충제 문제는 농가들에 의해 이미 1년 전에 국회에서 문제가 제기됐지만 식약처가 묵살해 왔다.그러다 결국 사회적 논란이 거세지자 모든 책임을 농가에 전가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더니 난데없이 계란 산란일자 표기 방침을 발표했다. 물론 현행 계란의 난각 표기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산란일자 표기로 문제가 해결되는
강진군이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새로운 직접지불제도가 중앙정부의 제도 개편은 물론 다른 지자체의 제도 도입에도 좋은 선례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강진군이 발표한 농가 직불금 제도는 두 가지 측면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보여 진다. 우선 기초 지자체 차원에서 최초로 농가 직불금 제도를 도입했다는 점이다. 충남도가 유사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고, 다른 광역 지자체에서도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만 기초 지자체 차원에서는 처음이다.기존 직접지불제도는 대부분 경작 면적을 기준으로 직불금을 지불하기 때문에 규모가 큰 대농에게 더 유리한 방식이다. 그래서 농가소득 측면에서 더욱 열악한 상태에 있는 중소 가족농을 위해 면적 기준이 아니라 농가 단위로 균등하게 지급하는 농가 직불금을 도입해야 하는
“농협은 누구의 것인가.” 한국농정신문 777호(2017.11.6)에 실린 서천군농민회 최용혁씨의 농민칼럼 제목이다. 최근 농협중앙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중앙회가 이명박정권의 비자금 저수지로 거론되고, 불법대출과 비상식적인 투자 등 이명박 정권의 핫바지였음이 곳곳에서 증명된 것을 비판하며, 농협이 누구의 것인지 우리가 우리에게 먼저 묻고 답해보자고 제기한다. 진심으로 지지한다.그에 대한 응답은 당연히 “농협은 농민의 것이다”이지만, 이 답은 너무나 케케묵었다. 농협법 조문으로만 존재할 뿐, 깊은 저수지 맨 밑바닥에 가라앉아 죽어 있는 것이다. 정작 주인은 자기 것인지도 잊었거나, 자기 것을 빼앗긴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인인 조합원 농민은 말한다. “농협은 임직원의 것이다.”오는 11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농림축산식품부 및 산하기관에 대한 종합국감이 열린 지난달 30일, 설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이 국감 개의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릴 때까지 자유한국당 의석은 모두 비어있었다.지난달 26일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 선임을 ‘공영방송 장악 음모’로 규정하고 국감 전면 보이콧을 선언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까지도 국감에 복귀하지 않았다. 당연지사 보이콧 기간 동안 마사회를 비롯한 일부 피감기관에 대한 국감은 사실상 파행에 가깝게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문재인정부의 첫 국감이라고는 하나 사실상 이전 정권에 대한 국감으로 탄핵당한 박근혜정부의 무능과 실정을 지적하고 당시 여당으로써 연대책임을 지며 통감하는 모습을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선
적폐 청산이 새 시대의 첫 번째 과제라고 하니까 그런 줄은 알겠지만, 살다 보면 무슨 일을 자세하게 알려주는 사람을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선생이 없으니 대개는 짐작만 할 뿐이고 가끔씩 낭패를 보기도 하는데, 면사무소 들어가 되지도 않는 일 가지고 큰 소리치고 나오면서 “적폐야, 적폐” 하는 꼴을 보자면 거, 참, 맞장구 쳐주기도 애매하다. 크게 먹자고 보면 할 일은 지천이다. 전두환, 노태우 징역 다시 보내기를 먼저 해야 할지, 대대로 뿌리박은 친일파들까지 이참에 싹 소탕해야할지 가슴이 너무 벅차올라 도무지 선후와 장단이 가려지지 않는다. 일의 모양새가 안 잡히니 역시 겉만 번지르르하게 훑다 말겠구나 하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농민이라면 그 시작과 끝을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 세상에
이번 정부에서 개헌 이야기가 나오면서 농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개헌에서 반드시 농업에 대한 자리매김을 확실히 하자는 바람이 불고 있다. ‘농민권리와 먹거리기본권 실현을 위한 농민헌법 운동본부’가 만들어졌다. 그동안 먹거리기본권은 많이 언급됐으나 농민권리에 대해서는 주로 소득보장이라는 측면만이 부각돼 왔다. 그러나 농민권리의 가장 기본은 ‘내가 무엇을 심을 것인가’에 관한 권리이다.20여년 전 우루과이라운드에 대한 대안으로 포철이 유리온실사업에 뛰어들었다 실패한 후 한동안 잠잠했던 대기업의 농업진출 시도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계속 됐다. 동부한농, LG 그리고 그들의 합작품인 팜한농에 이르기까지 시도와 철회를 반복하고 있다. 공장화, 자동화한 시설을 이용한다는 스마트팜, 그러나 농산물 생산이라는 농업의
살충제 계란 파동이 발생했을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주무부처인 농식품부가 친환경 인증제도 개편을 마련하고 있는 중인데, 대체로 인증에 관한 검사를 강화하고, 위반 시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러한 개편방향은 대통령이 지시한 근본적인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 문제의 근본원인을 해결하기 보다는 행정과 공무원의 책임을 면피하기 위한 땜질식 처방에 가깝다. 또한 단속과 처벌 강화에 따른 모든 비용은 생산자가 부담하게 되어 친환경 농업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우리나라 친환경 인증제도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과정 보다 결과에만 집중하는 행정 편의주의 제도라는데 있다. 친환경 농업생산 과정에 대한 지원과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