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도매시장의 거래제도를 둘러싼 해묵은 논쟁이 반복되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비상장품목 지정과 시장도매인제 도입의 문제이다. 비상장품목 지정은 1994년 농안법 파동을 겪으면서 경매제의 보완으로 가락시장 등 몇몇 도매시장에서 20년이 넘게 시행되고 있다. 시장도매인제 운영도 여야 합의로 1999년 농안법 개정으로 시장도매인제가 입법돼 강서시장에서 10년이 넘게 시행되고 있다.비상장품목 지정과 시장도매인제 도입을 무조건 반대하는 측은 제도의 운영성과와 문제점에 대해 찬반을 논하기보다 논리적 근거에 기초하지 않는 일방적인 주장과 심지어 기초적인 사실관계도 확인하지 않고 편향적으로 왜곡해 해석하고 있다.위와 같은 편향적인 주장은 지난 8일 ‘공영도매시장 제도개선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적나라하
며칠 쌓인 깊은 눈 속을 어찌 살꼬 하던 차에 바닷바람을 타고 해가 어렵게 얼굴을 내밀었다.살아갈 날들이 뭐 그리 어렵겠냐. 가끔씩 들려오는 희망으로 오늘 씩씩해지면 살아볼 만 하지 않던가. 설 수 있으면 힘내서 일어나 보는 것이다.좀처럼 풀리지 않는 듯한 일들을 마무리하고 한시름 놓기도 전에 할 일은 다시 생겼다. 2018년의 시작은 늘 그래왔듯이 이런 저런 대장을 뽑는 일로 머리를 아프게 한다. 누구나 잘해보겠다고, 좋은 세상 만들 거라고 힘줘 말은 하지만 그 사람이 살아온 버릇대로 나쁜 이미지만 남겨놨으니 사람들은 “누가 해도 그 모양 그 꼴”이라고 마음을 닫고 살게 되는 것이다. 그럴지언정 사람 하나 잘못 세워서 몇 년을 욕하고 궂은 꼴을 보게 되는 것은 누굴 탓할 것이 아니라 나를 탓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기자와 마주앉은 농민의 얼굴은 검붉게 그을려 있었다. 고된 노동과 누적된 피로에 찾아온 감기 탓에 목소리마저 제대로 나오지 않을 정도로 그는 지쳐있었다. 농민은 사과 과수원에서 가지치기 작업을 마무리하고 왔다고 했다. 다만, 작업 현장은 자신의 과수원이 아니었다.그가 품삯을 받으며 남의 과수원에서 한창 가지치기를 할 때, 기자는 그가 땅주인으로부터 임차해 농사지어왔던 과수원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거듭된 한파에 녹지 않은 눈이 질퍽하게 쌓여 있던 과수원의 사과나무는 흉물처럼 방치돼 있었다. 농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그 오랜 시간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쌓인 눈 위로 서 있는 나무와 잡초는 분간이 안 될 정도였다.을씨년스러운 풍경의 과수원을 배경으로 팻말이 군데군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한 현장 농민들의 반응이 생각보다 험악하다. 농정에서의 뚜렷한 변화를 기대했던 농민들이 대통령에게 실망한 기색이 역력할 뿐만 아니라 상당히 거친 표현도 즉자적으로 튀어 나오기도 한다.예전 이명박-박근혜정부 당시 농민은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별반 관심이 없었다. 뭔가 기대를 걸어볼만한 구석이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소외받은 농민들은 등외국민이니 이등국민이니 하는 자괴감을 가슴에 안고 혼자 속으로 삭여야만 했다. 그렇기 때문에 ‘농정을 직접 챙기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은 농민으로 하여금 설렘과 기대를 갖게 만들기도 했다.작년 100대 국정과제가 농정개혁에 대한 농민의 열망을 철저히 외면했을 때까지만 해도 농민들은 더 기다려 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했다. 대선이
헌법 제121조 1항에는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며, 농지의 소작제도는 금지된다’라고 경자유전의 원칙을 명확히 하고 있다. 다시 말해 농지는 농사짓는 농민만이 소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임대차를 허용하고 있다.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현재 농지의 60%는 임차농지이다. 이는 사실상 헌법의 경자유전이 붕괴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헌법에서는 예외적 규정으로 농지임대차를 허용하고 있는데 현실에서는 경자유전이 예외적 상황이 돼버렸다. 주객전도란 말이 꼭 들어맞는다.그렇다고 임차농에 대한 보호 제도가 있는 것도 아니다. 현재의 임대차농지의 상당 부분은 농지법을 위반한 불법 농지 임대차이다. 그러다 보니 임차농의 피해가 다양하게 나타나고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와 기자회견, 농업과 농민에 대한 아무런 언급이 없다. 마치 작정이라도 한 것처럼 모두가 외면했다. 이것은 외면이 아니다. 안중에 없었던 것이다. 국정 전반을 제법 상세하게 펼쳐놔도, 국민의 삶을 읊조리고 기본권을 언급해도 그 어느 곳에도 농민은 없었다. 우리는 이제 그들의 시야에서 사라져버린 비국민이다.다른 한편 개헌 문제가 비중 있게 언급되었다. “촛불정신을 국민의 삶으로 확장하고 제도화해야 한다”고 개헌의 의미를 부여하고, 개헌 국민투표가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돼야 한다고 못 박았다. “국민주권 강화, 국민 기본권 확대, 지방분권 및 자치 강화” 등의 내용이 개헌안에 담겨야 하며, 이 과정에서 “국민 참여와 의사가 반영되는 국민개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8개월 정도 지났다. ‘중간고사’가 될 수밖에 없을 지방선거도 6개월 정도 남았다. 이 시점에서 평가하기엔 이르다 할지 모른다. 그러나 농업·농촌·먹거리 정책분야를 생각하면, 대통령과 정부는 농정공약이라도 제대로 이행되는지 돌아보고 신발 끈을 고쳐 매야 한다.후보 시절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 농어업특별위원회를 설치해 ‘국가 농정의 기본 틀을 바꾸겠다’고 했다. 그래서 △소비자·농민이 참여하는 도농상생 종합계획 수립 △안정적 농가소득 보장을 위한 과감한 직불제 중심 농정 전환 △농어민의 농정참여 제도화와 자치농정·협치농정 실현을 공약했다. 이외에도 △쌀값 문제 해결 △품목별 생산자조직 육성과 유통개혁 △과감한 친환경 생태농업 전환 △GMO 표시제와 식품표시제도 강화에 의한 건강한
남북이 모처럼 짝 소리가 날 정도로 손바닥을 마주쳤다. 새해 초부터 온 겨레와 전 세계에 좋은 소식을 알렸다. 지난 9일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결과 북측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포함해 앞으로 군사당국 회담과 고위급회담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이뤄 나가기로 합의한 것이다.북측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회담 전부터 예견된 결과이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군사회담과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교류와 협력도 활성화하기로 합의한 것은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나올 수 있는 최대치가 나온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공동합의문 내용도 매우 긍정적이지만 그보다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이 두 가지 정도 있다.하나는 이번 고위급회담 및 공동합의문 과정이 ‘일사천리’라고 부를 수
[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지난 한 주의 뜨거운 감자였다. 한동안 볼 수 없었던 ‘기자회견다운’ 기자회견이었다는 평에서부터 ‘악플’ 관련 논란까지 다소 오랜 기간 사람들에게 회자됐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차치하고 대통령의 신년사 중 단 하나의 키워드를 꼽아보자면 아마 상당수는 ‘평범’이란 단어를 선택하지 않을까?지난 1년, 평범함이 가장 위대하는 것을 하루하루 느꼈다는 말로 운을 뗀 문 대통령은 국민의 평범한 삶이 더 좋아지는 한 해를 만들겠다는 다짐으로 신년사를 끝맺었다. ‘특별’을 추구하는 어릴 때와 다르게 다사다난을 겪은 대다수의 성인은 평범하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는다. 경우에 따라 ‘평범하게만 살자’라는 인생 목표를 세우기도 하는 만큼 ‘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식품안전과 관련해 GMO(유전자조작농식품)를 매우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GMO 생산국인 동시에 수출국인 미국조차도 완전표시제를 실시하고 있고, 생산 및 수출을 하지 않고 있는 대다수 나라들은 유전자조작농식품의 수입 및 유통 과정을 최대한 철저하게 관리하려고 노력한다.그렇게 하는 주된 이유는 소비자 국민의 먹거리 불안을 최대한 해소하기 위해서이다. 세계적으로 유전자조작농식품의 위험성 혹은 안전성 여부에 대해 과학적으로는 아직 단일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채 논란이 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유전자조작농식품에 관한 해외 선진국들의 정책과 제도는 몇몇 소수의 전문가집단이나 불완전한 과학적 결론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대다수 소비자의 우려와 불안을 해소하는데 초점을
올해는 쌀 목표가격을 재산정하는 해이다. 5년 전 목표가격 재산정시에도 논란이 격화된 바 있다. 문제의 핵심은 목표가격 산정방식 때문이다. 물가인상률이나 생산비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는 현재의 산정방식은 실제 적용되기도 어렵고 논란과 갈등만 양산하게 돼있다. 5년 전 목표가격 재산정시에도 극심한 갈등을 빚다 법이 아니라 정치적 타협으로 18만8,000원이 결정됐다.법에 규정된 산정방식에 따르면 올해 목표가격은 18만7,472원이다. 이 가격에 수긍할 농민들이 과연 있을까. 다행히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쌀 목표가격에 물가상승률을 반영 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어 여기에 농민들은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목표가격은 지난 5년간의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가격
닭의 해 정유년 한 해가 어찌 지나갔나 싶은데, 2014년 지방선거 이후 지나간 시간을 훑자니 유수와 같더란 말도 무색할 지경이다. 해가 바뀐 2018년 무술년 올해 6월을 생각한 것이다. 새해 벽두에 쏟아져 나온 뭇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신년사를 나열해 읽어보자니, 국가와 경제를 걱정한 비장함이 곳곳에 묻어있으며 지역과 주민의 현실을 목도해 비상한 해법과 대안들을 나열하기 분주하다. 흡사 곧 치를 선거를 의식한 ‘출사표’와 다름 아닌 것들이 즐비하다.그 속에 든 농업과 농촌이란 단어에 집중해 봤다. 전형적인 농촌인 우리 지역만 하더라도 ‘활력 있는 농업도시를 만들기 위해 행복한 지역공동체를 육성해 나가겠다’는 구호를 전면에 내세웠는데, 이 곳만 그다지 미덥지 않은 것은 많은 농촌 지역에서 4차산업, 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