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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칼럼] No War! No Trump!
최용혁(충남 서천)

“다른 콤바인 불렀으니까 곧 올 겁니다.”

스무 마지기 좀 넘는 논 추수하는데 사촌동생 콤바인이 고장이 나버렸다. 콤바인 곡물탱크에 있는 나락들을 톤백 마대로 받아내고 아는 형님 콤바인이 도착해서 겨우 추수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예년보다 적은 것 같아요.”

건조장하시는 동네분이 아버지께 넌지시 이야기한다.

생산비를 계산해보면 예년보다 좀 더 들어간 듯 한데 수확량이 줄다니….

수확한 나락들 중 공공비축미 낼 톤백을 따로 분리하고 세줄 나락들을 방아를 찧고 택배를 보냈다.

봄에 지불하지 못한 비료대와 농약대 등을 제하고 나니 정말 남는 게 별로 없다.

“형님 콤바인세는 알아서 주세요.”

사촌동생도 양이 적으니 미안했나보다. 약간 오른 걸로 알고 있는데 차마 그 말은 하지 못하고 알아서 보내달란다.

좀 더 신경 쓴다고 했는데 원인이 무엇인지 찾아 봐야겠다.

첫 서리가 오고 복숭아나무 잎들이 거의 다 떨어져서 거름을 주려고 하는데, 어제 도연맹 사무처장한테 연락 온 게 계속 생각난다.

“트럼프 온다는디 가봐야하잖어.”

오전 일을 대충 마무리하고 전주로 가서 반트럼프 전북행동에서 마련한 버스를 타고 광화문으로 향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차벽을 쳤다는 사실을 알고 일단 화부터 났다. 그 빌어먹을 이명박근혜 산성을 무너트리느라 지난 겨울 열심히 서울을 다녔는데 이런 취급을 받아야한다니 말이다.

미국의 대통령이 오는 거야 그렇다 치더라도, 와서 한다는 소리가 “미국의 일자리를 늘리러 왔다 미국의 적자를 줄이러 왔다”는 이야기를 대놓고 하는데 우린 고맙다고 박수쳐야만 하는지 모르겠다.

세계에서 미국 무기를 가장 많이 사는 나라 중 하나가 우리나라라는 걸 알고 있는데 또 사란다. 미국사람들 일자리를 위해.

그럼 우리도 당당하게 이야기해야 할 것 아닌가. 전시작전권을 당장 달라고 하던가 아니면 한-미 FTA로 우리 적자도 심하니 우리도 폐기하려 한다고 으름장 정도는 놔야하는 것 아닌가?

봄부터 제때 모내기하고 지난해 풀 때문에 힘들었던 기억에 제초제는 좀더 신경 써서 했는데, 수확량이 줄어든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동네 앞 논이 다섯 마지기 반이 안 되는데 세를 6가마를 달라고 한다.

집안 어르신 거라서 매년 더 드렸었는데 올해는 5가마 반만 보내드린다고 하니 “6가마씩 받다가 반 가마 주니까 좀 서운한디 어쩌겄는가”라 한다.

6가마를 달라고 했으면 “인자 안질랍니다”하려고 했는데 싱겁게 이야기가 끝나버렸다.

당당하고 합당한 요구는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미국대통령이 미국의 국익을 우선에 둔다면 우리도 우리의 국익을 최우선에 두는 당당한 외교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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