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대를 졸업했으나 어찌하다보니 사회학과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2년의 일이다. 그래서 이력서, 명함 등에는 사회학박사라고 적어놨지만 나의 정확한 학위명은 법학박사(사회학 전공)다. 우리나라는 미국식 학위명을 쓰기 때문에 사회학 전공은 문학박사 학위를 받지만 내가 대학원을 다녔던 중국은 법학박사 학위를 준다. 사회학뿐만 아니라 사회복지, 인류학, 정치학, 국제관계학, 신문방송학 모두 법학박사 학위를 준다. 사회과학 대부분이 법학박사 학위로 귀결된다.대학 때 법학개론 정도의 수업을 들었고 한때 공무원 시험 준비한다고 헌법
2020년 코로나19와 기후위기를 겪으면서 문재인정부의 농정 또한 기존의 농정과 다를 바 없음이 드러났다. 문재인정부 농정은 농정대개혁이란 농정목표에 걸맞은 농정의 설계와 실천이 아니라 농정을 설명하는 문구 정도만 정권의 눈에 띄게 바뀌었을 뿐 농정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공무원부터 과거 적폐 농정과 하나도 다를 바 없었다고 본다. 정책설계에 전문가들과 소통은 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학자들과 관료들이 농정을 설계하고 농촌 현장과 정책의 주체인 농민은 정책의 대상만 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특히 컨설팅 농정으로 자신의 사욕만 챙긴다고
2020년이 저물었다. 고통과 두려움으로 점철된 한 해였다. 세계 현대사에서 전쟁 말고 이토록 처참한 해가 있었을까?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고통을 겪는 동안, 한편에는 최악의 기상이변까지 닥쳐 몸서리를 쳐야 했다. 국제시민단체 크리스천 에이드는 2020년 가장 충격적인 자연재해 15건을 소개했다. 그중 6건이 아시아지역의 홍수였다. 그리고 미국과 중남미 곳곳을 할퀴고 간 허리케인, 아프리카 동부의 메뚜기떼, 180만ha의 숲이 불에 탄 호주 산불 등을 꼽았다.우리나라도 예외 없이 기후변화로 인한 병충해와 자연재해가 빈번해지고
초지 위에서 말들이 풀을 뜯는다. 제주도 516도로로 한라산을 넘다보면 나타나는 제주 마(馬)방목지가 그곳이다. 가히 이국적인 풍경이다. 관광객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길가에 차량을 세운다. 탁 트인 초지 경관을 즐기고 이를 사진으로 남긴다.2030세대들이 즐겨 찾는 곳도 있다. 초지 위의 나무 한 그루(왕따나무), 1960년대 목장 숙소(테쉬폰), 방목한 젖소의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 가게(우유부단), 초지 위의 고깔 모양 오름(궷물오름) 등이다. 초지 경관은 SNS에 사진으로 포스팅되고 웨딩사진으로 남는다.초지는 목초와 사료작물이
2년 전, 기고했듯이 가락시장은 나의 청년 시절에 영향을 끼쳤다. 1980년대 후반 무렵 나는 전남의 상업농 지대, 그곳에서는 ‘개간지’라고 불렀던 농촌에서 잘나가는 청년 일용직이었다. 내가 특별히 일을 잘해서가 아니다. 당시 출렁이던 가락시장 가격을 지켜보고 출하를 할지 말지 고심하던 대농이 마침내 가락시장에 내자고 결정을 하면 신속히 작업할 인부들이 급히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생산지 현지 마을에 거주했기 때문에 별도의 수송 없이 즉시 현장 투입이 가능했다. 한밤중이나 새벽에 나를 찾는 집 전화 소리 중 열에 아홉은 가락시장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 2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2050년 탄소중립(Net-Zero)목표를 선언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화석연료에 기반한 산업 전반을 탈탄소 산업으로 조속히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농업계도 생산활동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저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 다가온 것이다.농업분야 온실가스 배출원인 화학비료와 농약의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농업 확대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으로 공익형직불제는 상당히 중요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5월 도입된 공익형직불제는 기존 논·밭
코로나19와 기후변화의 영향을 해석하는 데 있어 농업분야에서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주장이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적인 농산물 공급망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으면서 식량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불안을 강조하는 주장이다. 이들은 현재 21%에 머물고 있는 국내 곡물자급률을 상향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또 다른 주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농업분야에도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화학비료와 농약 및 제초제의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농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EU와 미국이 각각 ‘그린뉴딜’을
얼마 전 농협과 한국단감연합회 행사 사진을 보고, 많은 분들이 경악하면서 전화를 주셨다. 나이든 남성들이 뒤편에 서 있고, 초등학생들이 맨 앞에 맨살이 다 드러난 공연복을 입은 채 감을 들고 찍은 사진이었다. 현장에서 즉석으로 연출된 장면이라지만, 많은 분들이 불쾌한 감정을 느꼈고,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은 언론사 및 행사주최 측에 항의서한을 보냈다. 농협중앙회에서는 바로 사과했으며, 재발방지 및 성인지교육 강화를 약속했다.몇 년 전 대호농기계 광고사건이 떠올라 씁쓸했다. 전여농은 당시 기계성능과 아무 관계없는 여성의 몸을 선전도구화해
지난달 31일, 공주 우금티 동학농민혁명 전적지에 자그마한 알림터(홍보관)가 개관됐다. 내가 근무하는 연구원이 공주에 소재하기 때문에 매년 몇 번씩은 우금티 전적지를 찾곤 한다. 특히 연초에는 그곳을 찾아 한 해의 마음을 다지곤 한다. 그런데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동학농민혁명의 우금티 전투를 기념하는 것이라고는 전두환 정권 때 세운 기념탑 말고는 별다른 기념시설이 없어 늘 아쉬웠었다. 동학농민혁명사에서 중요한 전적지가 홍보관 하나 없이 방치돼도 되는가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래서 이번 우금티 전투를 알리는 알림터 설립이 더
정부는 농산물 생산량 감소와 농가소득 감소에 따른 농민의 생계지원 대책 마련과 말뿐인 농정대전환이 아니라 실제 그럴 의지라도 보여줘야 한다!코로나19와 기후위기로 농업의 중요성이 다시금 제기되고 있고 국제기구조차 먹거리의 원활한 공급을 중요과제로 제시하고 있는 지금 과연 대한민국의 농정은 어떠한가?코로나19로 편성된 추경에는 철저하게 농업을 배제시켰고 2차례에 걸친 재난지원금 지급에도 농민은 배제됐다. 그리고 각 지자체별로 진행된 추가 지원에서도 농민은 배제됐다.뿐만 아니다. 사회구조 변화를 통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160조
제2의 주식(主食)인 배춧값이 요동치고 있다. 3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그랬다. 왜 그런지는 거미집 이론(Cobweb Theorem)으로 쉽게 설명이 된다. 거미집 이론은 수요에 비해 공급의 변화가 느린 시장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균형가격을 찾아가는 과정이 수요공급 곡선 상에서 마치 거미집처럼 보인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농산물 시장과 부동산 시장을 설명하는 데 자주 인용된다.농산물의 특성상 공급을 급격하게 줄일 수 없기 때문에 풍년이 들면 농산물 가격은 하락한다. 초과공급 상태를 유지하게 되고, 가격은 균형가격보다 낮은 상태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0개 주요국(G20) 농업장관회의가 열렸다. 장관들은 코로나19라는 전 지구적 역병과 기후 위기 상황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식량을 보장하고 위생적인 식수를 제공하는 일이 급선무임을 확인했다. 이를 위해서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복원력이 있는 농업을 갖춰야 한다고 역설했다.농업은 위기 상황에서 인간 존엄의 최후 보루다. 사람의 먹을 권리를 실현하는 모태다. 1948년 세계인권선언이 담은 식량접근권은 누구나 그 안전성과 수량에서 사람의 기본적 필요를 충족시켜줄 정도의 먹거리를 누릴 권리다. G20 농업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