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육지 사람들, 제주 당근 많이 드시라고 잘 좀 써줘. 심을 때 (태풍) 피해가 많아서 (수확량이) 많이 줄었어. 주변에서 절반 가까이 줄었다고 하니깐. 그나마 이 밭은 괜찮은 편이라. 다른 덴 이보다 못하다니까…. 한창 바쁠 때라 해 뜨기 전에 나와서 7시면 일 시작해. 나이? 살만큼 살았어. 뭘, 자꾸 물어봐. 팔십 넘은 지 오래야.”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우린 10월부터 순차적으로 심었어요. 이때 심으면 60일 가량 키우죠. 요즘은 (시금치가) 빨리 크는 시기가 아니라서 반나절이면 일이 끝나요. 서울로는 안 보내고 (서천)시장에 거래처가 있어서 주로 거기로 나가요. 양이 많이 나온다 싶으면 군산이나 익산 공판장까지 보낼 때도 있고요. 요샌 4kg에 5,000원 정도 해요. 일손 불러서 하기엔 부담되고 가족끼리 할 만 하죠. 4월 초엔 수박이 들어가야 돼서 3월이면 시금치는 끝나요.”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일 많은 데 다 제쳐두고 왔어. (가락)시장이 우리 농산물 잘 팔아주라고 있는 거 아냐. 근데 수입농산물을 팔면 어떡해. 양배추, 브로콜리, 양파농사 좀 짓는데 수입농산물 때문에 가격이 안 나와. (제주에) 태풍이 세 번이나 와서 다 망했다가 그나마 조금 남은 거 좋게 팔아야 되는데 수입이 풀리니 우리가 살 수 있겠냐고. 가만히 있을 수가 있어야지. 시장에 데모하러 오긴 처음이야.”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이 앞에 비 온다 해서 대충 한 번 털었어. 작년보다 덜 나오더라고. 반절 정도 밖에 안 되는 것 같애. 먹고는 살아야 되고 이게 직업인데 안 할 수 있나. 가격이 안 좋아도 팔아야지. 오늘(콩 타작)이 마지막이여. 논밭 해서 4,000평 지었는데 아이고 흉년이여 흉년. 양도 적고 값도 없고 동물들이 와서 헤집어 놓고…. 정말 쉬운 게 하나도 없어. 비는 또 왜 그리 오냐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콩 심은 자리가 200평 가까이 되는데 세 가마나 겨우 나올까 말까여. 작년엔 같은 자리서 일곱 가마는 나왔거든. 그래서 여섯 가마는 팔고 나머지는 주변에도 주고 된장도 만들고 했는데 올해는 팔 것도 없을 것 같애. 혼자서 베는데 이틀, 비 온다 캐서 집에 가져와서 틈틈이 말리고 뚜드리는데 쭉정이만 많이 나오니깐 속상하지. 농사가 이리 돼 갖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일 시작 전에 (예초기에) 기름 넣는 걸 깜빡했더니 이게 말썽이네. 시동이 잘 안 걸려. 날 저물기 전에 콩대를 다 꺾어야 하는데…. 안 되면 낫으로라도 마저 베야지. 올해 콩은 영 실패작이여. 알곡이 여물 때 비가 많이 왔거든. 좋은 날이 별로 없었어. 타작해봐야 알겠지만 작년만도 못한 것 같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남들은 기계로 심는다던데 (밭이) 얼마 안 돼서 손으로 (마늘) 심어예. 나락은 이제 힘이 부쳐서 안 짓고 밭농사만 조금씩 하는 정도라예. 여기서 나고 자라서 평생 이리 살지예. 이 동네는 처음인가베요? 뒤로 보이는 나무가 세금 내는 소나무로 유명한 석송령이라예. 매년 정월 초만 되면 주민들이 제사를 지내요. 새해에도 국민들 평안하고 안녕하라고예.”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비 맞아도 할 말은 해야 하지 않겠나. 우리 농민들 솔직히 어렵다. 올해 양파만 9,000평 심었는데 3,000평은 그냥 로터리 쳤다. 양파 한 망에 5,000원도 안 나오는데 무슨 농사를 짓겠노. 포기해야지. 사람 쓰려고 해도 인건비만 오르고 내 품삯도 안 나오는 실정이라. 지금 농촌 현실이 그래. 근데 무슨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노. 이기 농업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나.”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농사 지어봐야 소득이 뭐 있어. 쌀 백 가마 지어도 장비 없는 사람한테는 다 돈이야. 빚이라고. 심을 때 빌리고 벨 때 빌리고. 인건비에 비료, 농약값도 무시 못 해. 들어가는 비용만큼은 나와야 하는데…. 그러니 농촌에 누가 오려고 하겠어. 도시 젊은 사람들이 와야 농촌이 살아. 사람이 오게끔 만들어야지. 정부가 그런 정책을 펴야 돼.”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올해는 영 엉망이여. 콩 여물 때 비가 몇 번씩 와 부렀제. 논둑에다 심어 논께 멧돼지랑 고라니가 와서 싹 뜯어 먹제. 이게 많아 보여도 얼마 안 돼. 빈 까투리도 많은 것 같고. 이제 잘 말려갖고 막대기로 두드려야제. 기계는 안 써. 손으로 때려야 안 깨지고 잘 나와. 수레? 오래 됐지. 10년은 훌쩍 넘은 것 같은디. 고장도 안 나고 오래 씁디다. 이제 (수레) 끌고 가요.”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기계로 베도 이렇게 안 걸린 게 많아. 쫓아다니면서 다 확인중이여. 힘들제. 시간도 배로 걸리고. 다른 논도 똑같애. 그냥 다 쓰러졌응게.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태풍)까지 와서 싹 엎어졌는디 말 다했제. (나락) 세우다가 말았어. 별 소용도 없고. 멀리서 보면 (논이) 시퍼래. 싹이 나서. 한 40년 농사지었지만 이런 건 처음이여. 온전한 게 없단께.”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이 정도면 비탈진 것도 아니라요. 조금만 더 들어가면 이보다 더한 밭이 수두룩해. 여기가 홍천에서도 완전 오지라. 보통 무, 배추를 많이 심는데 난 들깨랑 콩 좀 심었지. 한 3,000평정도 될까. 저 앞은 다 무밭이라. 이런 밭에서 짐 옮길 땐 지게가 필수야. 늘 (함께) 했으니깐 이제 내 몸 같지, 뭐. 중심만 잘 잡으면 이런 길 내려가는 건 일도 아니야.”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마늘 심으려고 날 다 잡아놨는데 태풍이 오는 바람에 밭이 이렇게 됐어. 비도 많이 오고 물이 안 빠져서 엄청 질척거려. 온통 진흙이라 신발 버리니까 들어오지 마요. 같이 일할 사람들도 불렀다가 취소했어. 물이 좀 빠져야 일하기도 편하고 제대로 심지. 그냥 있긴 뭐해서 나왔어. 혼자 쉬엄쉬엄 해보려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이 논이 600평이라. 근데 지난 태풍에 절반이 넘어갔어. 아직 물이 안 빠져서 논에 물이 흥건하잖아. 안사람이랑 하루는 꼬박해야 다 세우지 싶어. 이게 안 세우고 그냥 놔두면 누렇게 변하거든. 그러면서 썩어. 오는 태풍을 막을 수도 없고. 다 안 넘어간 게 다행이지. 잘 세워서 말려봐야지. 원래 보름 후엔 수확하려고 했는데….”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이번 주 내내 비가 온다캐서 밭고랑 정리 중이라. 물 잘 빠지라고 (관리기로) 복토하느라 정신이 없네. 물이 잘 안 빠지면 생강이 썩거든. 이 밭이 5,000평인데 오늘 중으로 마무리하려고. 그래야 숨 좀 돌리지. 파종? 4월에 했고 조금 있으면 수확해. 계약재배는 아니고 서울(가락시장)로 보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홍로인데 일조량이 부족해서 (색)깔이 덜 들었어. 날도 흐리고 비가 자주 왔잖아. 이게 붉게 올라와야 맛도 좋고 먹음직스럽거든. 근데 아직은 좀 그래. 잎을 솎아줘야 빛이 골고루 드니깐. 작황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탄저(병)가 좀 왔어.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고. 우리야 물론 많이 받으면 좋지만. 5키로 짜리 한 상자에 2~3만원대? 평균 잡아 2만5,000원만 되면 좋겠어.”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밭 만들어놓고 첫 골 심는 겨. 시금치랑 쪽파 좀 해보려고. 여긴 시금치 심어. 이거(씨앗파종기)에 씨앗 넣고 천천히 밀면 끝이여. 예전엔 일일이 다 심었는데 (지금은) 크게 힘 안 들이니깐 좀 낫지. 나이도 있고 수술도 해서 (농사) 많이는 못해. 이게 한 800평이나 될까. 40여일 정도 키워서 내려고. 그때 값이나 있으면 좋겠네.”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참깨)농사가 그럭저럭 잘 됐어. 볕이 좋아서 일주일 정도 말렸지. 이건 한 번씩 털었고 저쪽은 이제 해야 돼. 바짝 말라서 금방 끝나. 못해도 두세 번은 털어야지. 그래야 일한 것 같고 속이 시원해. 다 털면 (참)기름 짜야지. 애들도 주고 뭐, 보낼 때야 많지. 남아서 팔면 더 좋고.”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논 2만평 중 조(생)벼만 한 만평 심었는데 태풍(링링)에 절반은 넘어갔어. 잘 한다고 해도 바닥에 깔린 게 많아서 양도 좀 줄 것 같아. 수확 앞두고 비가 너무 자주 왔어. 아무래도 일하는데 지장이 생기지. 바닥이 너무 질어서 기계도 잘 안 나가고. 농협에서 (산물)벼로 수매하는데 명절 전엔 40kg에 6만5,000원이었거든. 근데 명절 후엔 어떻게 될지 아직 몰라. 기다려봐야지.”
[한국농정신문 한승호 기자]“(복숭아)값이 없으니깐 일손이 안 잡혀. 한 상자(4.5kg)에 못해도 만 원은 받아야 하는데 4,000~5,000원 받기도 힘드니깐. (열매를) 안 따고 놔두자니 썩고 따자니 값이 없고…. 생산비는 나와야 하는데 답답하지 뭐. 지난 비엔 낙과도 많이 생겼어. 매번 좋을 순 없지만 이러면 농사가 재미가 없어. 값이라도 좋으면 괜찮은데…. 복숭아 좀 많이 드시라고 써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