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전남 구례군 용방면의 한 들녘에서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성농민들이 철쭉을 옮겨심기 위해 가지치기를 하고 있다.
자두철이다. 이 자두는 성질이 급해 익는 족족 따내야 한다. 안 그러면 그 싱싱함도 급격히 떨어지고 맛도 큰 차이가 있다. 그래서 자두 따는 철이 되면 모든 것이 정지되고 오로지 자두에만 매달리게 된다. 그래서 미처 손 보지 못한 고추밭과 땅콩밭, 고구마밭은 풀로 우거진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그냥 못 본척 지나친다. 자두 다 따내고 보자고 맘 속으로 기약을 할 뿐이다. 이 시절에 난생 첨으로 필자라는 이름으로 글을 내고 있는 한국농정신문이 재창간 10주년이라고 기념식에 꼭 참석해 달란다. 자두 따느라 직접 전화는 받지 못했지만 똑같은 번호가 3번이나 찍혔다. 그 조급함이 느껴진다. 농민회 처장을 맡고 있는 남편 전화도 불이 난다. 전농의 한국농정신문이니…. 자두밭을 둘러보면 도저히 나서지 못 할 것 같
장마가 끝났다. 강원도 정선에선 빗길 사고로 네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안타까운 일도 생겼다. 평소 주민들이 사고구간에 대해 지속적으로 가드레일을 시정해달라 요청했었으나 군청에서 귀담아 듣지 않아 주민들은 이 사고에 대해 울분을 터뜨렸다.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않는 관청은 한 두곳이 아니다.최근 경북도청 신청사에서 농민단체의 기자회견이 있어 경북 안동에 갔다. 정치권과 일부 언론에서 김영란법을 무력화시키려는 수단으로 농어민의 피해를 크게 부풀리고 있어 농민들이 일손을 제쳐두고 도청으로 모인 것. 그날도 계속 비가 내렸다. 본청 앞에 들어서니 농민들이 보이지 않았다. 경비원에게 “오늘 기자회견이 열리지 않냐?”고 문의하니 반대편을 가리켰다. 100여m 떨어진 곳에 농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전여농은 지난 11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여성농민전국대행진 출정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를 첫 시작으로 각 시군을 순회하며 오는 8월 25일 서울 국회 앞에서 개최될 전국여성농민전국대행진을 통해 여성농민들의 10대 요구안을 국회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10대 요구안에는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과 국회 청문회 실시를 비롯한 △여성농민 전담인력 및 부서설치 △밥쌀용 쌀 수입 및 쌀 직불금 축소 반대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 △대기업 농업 진출 저지 △GMO 실험 재배 및 상용화 반대 △사드 배치 반대 △세월호 특별법 개정 등이 포함돼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여농은 “지금 농촌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그릴 수가 없을 정도의 위기로 치닫고 있다”며, “밥상 공동체 역
[한국농정신문 김은경 기자] 된장, 간장, 고추장, 콩기름, 두부 등은 우리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식재료다. 그러나 우리는 콩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을까?언니네텃밭 여성농민 생산자 협동조합(이사장 강다복)이 국내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토종콩을 널리 알리고 보존하기 위해 지난달 24일부터 토종콩 이야기로 다음스토리펀딩을 시작했다.‘토종콩을 심어줘’라는 페이지로 문을 연 이번 스토리펀딩은 현재 수입산 콩에 밀려 자리를 잃어가는 토종콩을 널리 확산시키고 보다 다양한 토종콩을 키울 수 있도록 하고자 기획됐다.탈모에 좋은 서리태, 과거보러 가는 선비를 사로잡은 선비잡이 콩, 무늬가 멋진 호랑이콩, 콩나물에 적격인 오리알태 등 토종콩의 이미지와 효능을 살려 친근하게
[한국농정신문 홍수정 기자]지난 2일 농촌진흥청에서 ‘농진청 GM작물 개발반대 전국행동의 날’ 대회가 열렸다. 당초 예상은 1,000여명 규모였지만 훌쩍 넘겨 1,300여명이 참석했다. 그만큼 국내 GMO농산물 문제에 많은 시민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는 얘기다.정현찬 농민의길 상임대표, 김순애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곽금순 한살림연합 상임대표, 이효신 전국쌀생산자협회(사) 회장 등이 참석했으며 농민단체 외에 시민사회, 소비자 단체가 전국 각지에서 모여 GMO문제가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보였다.정현찬 농민의길 대표는 “정말 GMO가 아무 문제가 없다면 안전장치나 사후관리에 대한 문제제기가 없어야 한다. 또한 농촌진흥청은 GM작물 개발에 힘을 쏟을 것이 아니라, 농민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몇 해 전 마을 몇 곳을 돌며 토종씨앗 실태조사를 할 때 80이 다되신 할머니께서 가슴 깊이 숨겨둔 씨앗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나이 열여덟에 종가집 맏며느리로 시집와서 지금껏 다른건 몰라도 하얀 팥 만큼은 해마다 심어오셨답니다. 달달이 제사며 생일이며 떡을 해야할 일이 왜 그리 많던지 지금도 떡만 보면 눈물부터 나온다네요. 살아온 날들에 대한 회한과 친정엄마의 진한 사랑의 감정이 고스란히 떠오른답니다. 빨간 팥 일일이 껍질 벗겨 제사상 떡을 해야 했던 새댁, 어쩌다 팥 껍질이 보일라 치면 정성이 부족하다 타박듣기 일쑤였습니다. 제사상 찾아올 조상들 보다 살아있는 어른들 보기에 만족할 제사상 차리는 일은 어지간히 힘든 노동 이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친정엄마의 사랑이 깃든 씨앗이 바로 하얀 팥이었습니다
[한국농정신문 김은경 기자]오는 9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정치권과 농어업계에서도 찬반논란이 뜨겁다. 특히 일부 정치권과 언론이 농어민의 어려움을 방패삼고 있는데다 일부 관변농민단체까지 김영란법 무력화에 앞장 서며 농촌현실을 곡해하고 있어 경북농민들이 일손을 제쳐두고 도청으로 모였다.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김영호) 경북도연맹(의장 권오현)은 “부패해서 망한 나라는 있어도 청렴해서 망한 나라는 없다”며, “김영란법을 무력화시키는 수단으로 농어민의 이름을 팔아대는 것은 치사한 거짓말이고, 비열한 꼼수”라고 지적한 후 “부정청탁과 검은 거래를 막고 깨끗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꼭 시행돼야 할 법”이라며 법시행을 강력히 촉구했다.전농 경북도연맹
“앞으로의 10년도 언제나 깨어있는 언론 되기를”한국농정신문 재창간 10주년을 축하하며 그동안 함께 하셨던 많은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한국농정신문이 재창간되던 2006년은 한-미 FTA 협상이 개시되고 외국 농산물은 쏟아져 들어오고 농업을 시장에 맡기는 개방농정이 계속되던 때입니다. 당시 힘겹게 농업, 농촌을 지키고 있는 농민들은 우리 농민들의 심정을 대변하고 농업, 농촌을 위한 정책 대안을 지속적으로 제시해 줄 농민 편의 언론이 꼭 필요한 시점이었습니다. 지난 10년간 한국농정신문은 농업계 전문지로 농촌 현장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고 지면과 각종 토론회 등을 개최하여 진보적인 농업정책을 선도해 왔습니다. 지난 10년 농민 편에 서서 농업, 농촌을 위해 최선을
오는 9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정치권과 농어업계에서도 찬반논란이 뜨겁다. 특히 김영란법을 반대하는 일부 정치권에서는 “김영란법을 이대로 시행한다면 농어업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온다”며, “농축수산물과 그 가공품을 규제 목록에서 제외하지 않으면 국내 농어업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길(상임대표 정현찬)은 지난달 29일 논평을 통해 “김영란법은 부정청탁과 검은 거래를 막고 깨끗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꼭 시행되어야 할 법”이라고 강조한 후, “만약 농어업 농어촌 농어민에게 피해를 주는 부분이 우려된다면 시행령에서 일부 조항을 조정해 지금 당장 시행하면 된다”고 밝혔다. 농민의 길은 가톨릭농민회, 전국농민회총
농생태학(Agroecology)은 농학과 생태학을 합친 말이다. ‘학’자가 들어가니 선뜻 다가서기에 어렵다. 생태농업, 유기농, 전통농업 등의 친숙한 단어도 있건만 왜 ‘농생태학’을 쓰는가? 그것은 기존의 다양한 단어들 속에 담긴 것을 포함한 농생태학이 지닌 ‘다름’이 있기 때문이다. 농생태학은 식량주권과 따로 떨어뜨려 생각할 수 없다. 식량주권은 생산하는 사람과 먹는 사람 모두가 식량을 둘러싼 모든 것들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러한 식량주권이 실현되기 위해선 농생태학은 필수적이고, 식량의 생산에 있어 긴밀히 연결돼 있다. 농생태학은 과학이다인류가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농민은 더 좋은 먹거리를 어떻게 생산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그 기술과 경험, 지혜들을 축적하고 발전시켜 왔다
[한국농정신문 김은경 기자]마음은 텃밭에 가 있지만, 다른 농사일을 하느라 몸이 두개라도 모자라는 게 여성농민들의 현실. 지난달 26일 강원도 홍천군 남면 유치리에서 만난 선애진 언니네텃밭 제철꾸러미단장은 밥 먹을 시간도 없이 일하는 농번기에 텃밭을 꾸려갈 여유조차 없는 게 솔직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관행농으로 짓는 것만 1만평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럼에도 그의 텃밭에는 지금 토종씨앗으로 심은 콩, 오이, 호박과 함께 15가지 나물류, 조, 수수, 기장들이 우쑥 자라나고 있다.처음엔 ‘친환경농업’이란 말도 자신의 현실과는 너무 멀게 느껴졌다던 선 단장은 7년 전 언니네텃밭을 시작하면서 무농약을 시작했다. 그 후 텃밭 흙이 작은 구슬들이 떼알처럼 모여 있는 것처럼 다시 살아나더라는 것. 그런
[한국농정신문 권순창·안혜연 기자, 사진 한승호 기자] “농업을 지키자 화이팅!” 제 20대 국회 출범과 함께 지난달 28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제 20대 국회가 꼭 해야 할 농업개혁 과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농민의길, 국민농업포럼 등이 주최하고 한국농정신문,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이 주관한 이번 토론회에는 야 3당 원내대표와 김영춘 농해수위원장,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10명의 국회의원이 참석해 그 열기를 더했다. 이번 토론회의 목적은 20대 국회 출범 즈음해 국회가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할 농업 현안들을 짚어보기 위함이다. 바쁜 농번기에 이른 아침부터 토론회를 방청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온 농민들은 정치인들의 높은 참여율에 한 가닥 기대를 걸어보
[한국농정신문 김은경 기자] 지난달 20일, 충남 부여군 홍산면 상천리에 있는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농생태학실습소를 찾았다. 부여군여성농민회에서 공동으로 꾸려가는 실습소에 심어진 고추와 들깨 사이로 군데군데 노란 꽃이 피었다. 이곳에선 꽃이 꼭 꽃으로만 피어있는 건 아니었다. 농약 대신 병해충을 물리치는 꽃의 임무를 당당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실습소의 관리주체를 맡고 있는 신지연 부여여성농민회 조직교육부장은 “작년에 이 메리골드로 병해충방지효과를 톡톡히 봤다”며 환히 웃었다. 비닐도 깔지 않은 맨 땅에 풀이 나면 풀을 매고, 씨가 자라나면 자란대로 두는, 이 작은 땅에서만큼은 여성농민들도 땅에 처음 삽날을 꽂았을 맨 처음 그 농부의 마음으로 돌아갔다. 이 무모한 도전은 그녀들
자꾸 핸드폰에서 신호음이 울린다. 은행에서 오는 알림 서비스다. 잔액이 부족하니 빨리 입금하라는 명령이다. 남편 통장의 돈을 빌려 막아 넣는다. 그래 이제 자두가 엉덩이부터 익고 있으니 내 계좌도 돈맛을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농촌의 대표 계좌는 남편의 이름으로 되어있다. 그래서 나도 내 계좌는 외울 필요가 없었다. 그렇게 살았다. 그러다가 전여농의 인터넷 장터인 언니네텃밭이 만들어졌고, 실무자의 추천으로 자두를 내게 되었다. 언니네텃밭은 당연히 생산자는 내 이름으로 등록이 되고, 그 대금도 내 이름으로만 입금될 수가 있다. 그러니 이제 유령 같았던 내 은행 계좌도 외워지게 됐다.마늘을 캐고 돌아서면 성질 급한 자두는 익기 시작한다. 꼭 이제 마늘 다 캤으니 우리 차례입니다라고 하는 듯이…. 첨에
[한국농정신문 김은경 기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농생태학’을 주제로 한 새로운 농업 대안을 논의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 김순애)는 지난 29일 남산 문학의집에서 ‘농생태학 확산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중남미에서부터 시작된 농생태학은 전통적인 토종지식의 지속과 지구를 살리기 위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점차 그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비아깜페시나는 전 세계적으로 60~70개 지역에서 농생태학교를 운영 중에 있으며, 특히 여성과 청년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박미정 전여농 식량주권위원장은 “지속가능한 농민의 농업은 전통적인 소농의 방식을 회복하고 농생태학적 방법들로 새롭게 혁신해 영토와 종자를 통제하고 지켜내는 것”이라며, “농생태학은 관행
[한국농정신문 김은경 기자] 그동안 농민들이 농촌진흥청의 GM작물 개발과 상용화에 대해 우려하고 반대 입장을 끊임없이 전달했음에도 일언반구의 입장도 내놓지 않던 진흥청이 결국 지난 5월말 GM벼를 시험재배지에 심었다. 이에 지난 27일 농민의 길(상임대표 정현찬)은 이양호 농촌진흥청장과 가진 면담에서 “GM벼 재배현장을 보여 달라”고 요청했지만, 이 청장은 “제한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소극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GMO 개발의 문제점과 상용화에 대한 국민적 불안과 지역 피해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시켜 주기를 원했던 농민들은 GMO반대투쟁이 불가피한 입장에 놓였다. 면담에 앞서 농민의길은 오후 1시 전북 완주군 완주혁신도시 내 농촌진흥청 정문 앞에서 유전자조작농산물(GMO) 상
[한국농정신문 박경철 기자]‘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국회 청문회 실시, 농민 생존권 쟁취를 위한 전국농민대회’가 전국에서 달려온 농민과 시민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5일 오후 대학로에서 열렸다. 이날은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쓰러진지 225일째 되는 날로 사건 발생 7개월이 넘도록 정부에선 이렇다 할 사과나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비판을 받아 왔다.농민들은 결의문을 통해 “국민을 살리고자 생명과 평화의 농사를 지었던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졌다”며 “오히려 진짜 처벌받아야 할 책임자들은 권력의 뒤편에서 투쟁하는 농민, 노동자, 빈민을 향해 탄압의 몽둥이를 휘두르고 있다”고 성토했다.농민들은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백남기 농민의 지금이 바로 우리 농민의 현실
[한국농정신문 김은경 기자]전 세계에서 기아를 겪고 있는 사람들 중 75%가 다름 아닌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농민들이다. 유엔에서는 초국적 농식품 자본과 농산물 자유무역으로 고통 받는 소농과 농업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지 않고서는 빈곤과 기아의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에 공감해, 2012년부터 ‘유엔농민인권선언’ 결의안을 채택 상정 논의 중에 있다. 지난 5월 ‘제3회 정부 간 실무그룹회의’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됐다.이에 지난 21일 외교부와 농민의길(대표 정현찬)이 만나 농민인권선언에 대한 외교부의 입장을 들어보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면담은 농민의길 측에서 제안해 이루어진 것으로, 조병옥 전국농민회총연맹 사무총장, 김정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 윤정원 전여농 조직국장, 이수미 농업농민정
저녁 식사도 미처 먹지 못한 할머니들이 그래도 나름 씻고 치장하고 회관 앞에 삼삼오오 모여든다. 하루 종일 논으로 밭으로 곯아떨어질 만도 한데 이 밤중에 어디를 가시려고 저러시나. 얼핏 보면 어디 거창한 곳 저녁식사 자리에 가시는 것처럼 보인다.지난 겨울 면 소재지 낡은 창고를 임대해 들어온 만물장사 굿판은 골골이 사는 할머니들에겐 그 옛날 장판을 돌던 서커스단 같은 걸까? 별거 없는 것 같아도 할머니들을 봉고를 이용해 실어다 나르고 밤이 깊을 즈음 집에 모셔다드리기까지 하니 맨날 보는 연속극보다 더 좋으신가 보다.집집마다 마루며 부엌이며 그동안 하나하나 사 모으신 화장지며 수세미, 그릇들이 즐비하다. 무엇이 그녀들을 저녁마다 그곳으로 모이게 하는 걸까 궁금하기 그지없어 한 번 따라나서고 싶지만 선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