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김현경 기자]
지난 3일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과 (사)전국쌀생산자협회 광주전남본부 회원 30여명이 벼 깨씨무늬병 전수 조사 및 농업재해 인정을 촉구하며 논 갈아엎기 투쟁을 진행했다.
수확을 앞두고 확산한 피해 탓에 농민들의 눈물이 장대비처럼 쏟아졌고 전남 지역에서도 피해가 가장 큰 화순군 사평면 농지 앞에서 투쟁과 함께 강광석 광전연맹 사무처장의 사회로 기자회견을 했다.
배무환 전농 광전연맹 부의장은 “벼 깨씨무늬병 창궐로 논이 갈색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시시각각 우리 눈으로 확인되는데, 정부에서는 아직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의 이러한 태도가 추석 명절 직전,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농민들이 논을 갈아엎는 이유다”라면서 정부의 안일한 태도를 강하게 질타했다.
쌀협회 광주전남본부를 대표해서 백남수 회원은 “이전엔 경험하지 못한 연 6주째 가을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깨씨무늬병은 명백한 이상기후로 인한 농업재해다”라고 주장하며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가 추석 명절을 앞두고서야 피해 조사를 한다고 한다. 명절에 일할 공무원들도 없고, 이미 가을 수확이 진행되고 있는데 벼가 없는 논에서 어떻게 조사를 한다는 것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당장 급한대로 마을 이장, 주민들을 대상으로 긴급 연락망을 가동해 책임지고 피해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종덕 진보당 국회의원은 “지난 8월부터 벼 깨씨무늬병에 대한 농민들의 우려의 목소리를 듣고 현장에 나와 직접 확인도 하고,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나온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차관에게 전수 조사 실시 및 피해 대책 마련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10월 한 달 간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대책을 세우겠다는, 너무나 늦은 대응책은 농민들의 타들어가는 마음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안타까워하며 “하루라도 빨리 제대로 조사하고 바로 심의위원회를 열어 농업재해로 인정하도록 촉구하겠다”는 결의도 밝혔다.
박형대 진보당 전라남도의원은 “타지역보다 전남도의 피해가 크다. 정부의 안일한 태도에 농민들은 농사를 망친 것에 더해 더욱 상심할 수밖에 없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전수조사와 농업재해 인정을 촉구한다”고 발언했다.
마지막으로 정만조 화순군농민회장은 “농민들의 관리 부실을 탓하면서 대응하지 않던 정부는 피해가 확산 되자 추석 연휴를 앞두고 부랴부랴 피해조사를 하겠다며 늑장 조사, 대충 조사를 계획하고 있다. 이는 탁상행정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수확 전에 피해조사를 완료해야 한다. 또 피해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이상기후에 의한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보상 대책을 빠르게 수립해야 한다”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한편 이날 농민들은 깨씨무늬병에 의해 갈색으로 변한 논을 트랙터로 갈아엎었는데, 논 주인인 화순군농민회 회원은 “모 심을때 무척 고생했는데, 수확도 못해보고 이렇게 갈아엎으니 앞이 캄캄하고 속이 답답하다”며 “인근 다른 논에 확산할 피해를 줄이려고 갈아엎는 것인데, 텅빈 논에서 정부가 피해를 어떻게 조사할것인지 의문스럽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