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김현경 기자]
최근 확산하고 있는 벼 깨씨무늬병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지난 24일 전남도의회 브리핑룸에서 열렸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전국쌀생산자협회 광주전남본부, 박형대·오미화 전남도의원(진보당)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는 깨씨무늬병이 확산되고 있는 전남 강진, 장흥, 고흥, 화순지역 농민들이 함께했다.
주로 벼 잎에 깨씨 모양의 병반이 생기는 벼 깨씨무늬병은 심하면 병반의 크기가 커지고 벼알까지 병반이 퍼지면서 생산량이 크게 저하되는 피해가 생긴다.
이날 사회를 맡은 정학철 화순군농민회 사무국장은 “정부와 전라남도는 깨씨무늬병 피해를 전수조사하고 대책을 수립하라”, “깨씨무늬병은 농업재해다. 지원책을 마련하라”는 구호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강광석 전농 광주전남연맹 사무처장은 모두 발언으로 “지난해 벼멸구에 이어 올해는 깨씨무늬병으로 농민들의 고통이 연이어 밀려오고 있다. 이는 50일 이상 장기간 지속된 고온과 최근 늦은 장마 등 이상기후 영향이며, 농업재해인 만큼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정부와 지자체의 인식이 너무나 안이하다. 토질이나 비료 부족 등을 언급하며 농민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방관하고 있다”라며 “토질이나 방제 여부와 상관없이 깨씨무늬병이 확산하고 있는 것은 자연재해다. 정부는 피해 정도와 면적을 전수조사하고 농민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형대 전남도의원은 “깨씨무늬병이 8월 중순부터 빠르게 확산하는 등 일반적인 현상이라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 기후위기로 인한 농업재해의 발생 속도와 피해는 커지는데, 행정의 대응 속도는 너무나 더디다”라고 지적하면서 “발 빠른 대응과 피해대책을 촉구하는 의미로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권영식 쌀협회 광주전남본부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폭우와 폭염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안정적인 식량 생산을 위해 기후위기 대응 매뉴얼을 촘촘하게 재정비하고 농작물 재해대책을 바로 세워 생산 농가를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깨씨무늬병이 농업재해임을 분명히 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속도감 있는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전농 광전연맹과 쌀협회 광주전남본부가 요구한 사항은 △정부와 전남도는 깨씨무늬병 피해면적을 전수 조사할 것 △농촌진흥청과 각 시군 농업기술센터는 벼 병충해 창궐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을 수립할 것 △정부와 지자체는 벼 깨씨무늬병을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피해대책과 보상책을 마련할 것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