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노숙…‘윤석열 석방’에 농민들도 비분강개

석방 직후 하원오 의장·정영이 회장 단식농성 시작
농업·먹거리단체 시국선언…광화문 대규모 투쟁 결합

  • 입력 2025.03.13 18:49
  • 수정 2025.03.14 07:42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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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 긴급집회’에서 5일째 단식 중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을 비롯한 야5당 의원, 수많은 시민들이 ‘윤석열 즉각 파면 및 내란 세력 청산’ 등을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2일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 긴급집회’에서 5일째 단식 중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을 비롯한 야5당 의원, 수많은 시민들이 ‘윤석열 즉각 파면 및 내란 세력 청산’ 등을 외치고 있다. 한승호 기자

내란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됐던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이 취소되자 광장 시민들의 공분이 파도처럼 일어났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윤 대통령이 석방된 지난 8일부터 광화문 앞에서 단식 농성을 시작했으며 곧 정치권 범야당의 농성·단식·삭발 투쟁이 이어졌다. 광화문 앞엔 시민단체·정당들의 농성천막이 장사진을 이뤘고 매일 저녁 대규모 집회가 벌어지고 있다.

계엄 내란 국면에서 ‘남태령 대첩’으로 기세를 드높인 농민들 역시 투쟁의 견고한 한 축이 되고 있다.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의장,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회장이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공동대표단 15인의 일원으로서 8일부터 단식 농성에 나섰고, 이들을 위시한 농민단체가 연일 광화문 집회 현장의 중심을 지키는 중이다.

경복궁 서십자각터 인근에 설치된 농민·시민단체들의 농성천막 앞은 연일 떠들썩하다. 지난 11일 비상행동 단위의 시국선언 기자회견에 이어 12일엔 기후환경단체, 성소수자인권단체, 대학생, 정당 등 단위별 기자회견이 줄을 이었다. 농업·먹거리단체 역시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시국선언에 나섰다.

지난 12일 오후 1시 경복궁 서십자각터 농민·시민단체 농성장 앞에서 농업·먹거리단체들의 시국선언 기자회견이 진행 중이다. 한승호 기자
지난 12일 오후 1시 경복궁 서십자각터 농민·시민단체 농성장 앞에서 농업·먹거리단체들의 시국선언 기자회견이 진행 중이다. 한승호 기자

규탄의 대상은 단연 의문스런 기준으로 윤 대통령 구속 취소 청구를 인용한 법원, 그리고 항고를 포기한 검찰이다. 또한 대통령 탄핵심판에 예상보다 긴 시간을 들이고 있는 헌법재판소 역시 모든 논란과 비정상적 사태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하원오 전농 의장은 “법원·검찰을 비롯한 수구적폐세력의 공고한 카르텔로 저들은 온 국민을 기만했다. 헌재는 단 1초라도 빨리 윤석열을 파면해야 한다. 그것이 헌법 수호와 기본권 보호라는 헌재의 역할에 부합하는 일”이라며 “200만 농민 모두가 어떤 논밭보다 더 단단히 얼어붙은 저 기득권 카르텔을 갈아엎는 데서 올해 농사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정영이 전여농 회장도 “윤석열은 상상을 초월하는 작당으로 석방돼 나온 것처럼, 전방위로 심어 놓은 추악한 권력을 이용해 죽을 힘을 다해 살길을 찾고 있을 것”이라며 “저들보다 더 견고하고 치열하게 목숨을 건 우리의 싸움만이 이 나라를 지키고 우리 자신을 지킬 것이라 믿는다”고 투쟁 의지를 드높였다.

먹거리시민들도 목소리를 보탰다. 박인숙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연대 공동대표는 “우린 남태령에서 응원봉과 연대해 이곳으로 달려왔다. 이제 윤석열을 파면하고 재구속해 우리 사회에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농업과 먹거리는 오래된 계엄(강요된 희생) 속에 있다. 윤석열을 파면하고, 계엄을 해제하고, 농업·먹거리의 가치를 되살리는 사회대개혁으로 전국민과 함께 나아가자”고 역설했다.

전날인 11일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광화문 노숙 투쟁을 전개한 데 이어, 이날은 전국에서 올라온 50여명의 농민들이 노숙 투쟁에 나섰다. 농민들은 시민들과 한 데 섞여 저녁 집회에 참가했으며, 전북에서 올라온 일단의 여성농민들은 단식 중인 농민·시민대표들에게 즉석에서 손글씨를 써 응원을 전하기도 했다.

13일 저녁 현재, 여전히 검찰은 윤 대통령 구속취소에 항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헌재 역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일정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비상행동은 15일 광화문에서 대규모 범국민대회를 예고했다. 이날 전국의 농민들 역시 서울에 집결해 농민대회를 연 뒤 범국민대회에 결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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